같이의 가치
미상불 우리는 돈보다 사람이 더 소중한 인간관계를 맺고 서로 의존하면서 산다. 인간의 가치(價値)는, 가치의 같이에 대한 홀시(忽視) 보다 같이의 가치를 중시(重視)할 때만이 가능하다. 마치 가장(家長)이 잘 이끌면 가족이 잘 따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잘 산다고 또 잘 산대서 잘 사는 게 아니다. 제아무리 잘 산다고 하여도 사람은 필경 혼자는 살지 못한다. 이웃과 더불어 서로 돕고 나누며 같이 살아야 잘 사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우물을 파도 같이 파고 우물을 마셔도 같이 마시면서 의좋게 살아왔다. 또한 이웃에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제일처럼 발벗고 나섰다..이는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같이의 가치를 의미있게 나누는 人之常情이리라. 이에 사람 사는 세상은 살맛 나게 된다.
나는 남이 잘되면 배아파하는 부족한 사람들의 편이 아니다. 별로 가진 게 없지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되는 쪽의 편이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옳은건 옳다 하고 그른건 그르다고 한다. 말을 다하고 사는 것이 아니지만 할말은 당연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아무리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이라도 속내를 들춰봐선 안되는 정체(正體)가 있다.꽁꽁 숨겨둬야 할 정체,그 감춰둔 정체가 탄로나면 그 사람은 끝장난다. 끝이 났다고 끝이 난대서 끝난 게 아니지만 분명 사람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사람은 완전무결한 존재가 아니다. 다만 완전무결하게 살려고 노력에 가치를 부여할 따름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구별된다. 인간은 긍정적인 부분을 인정하면서 이른바 세속의 어느 정도 부정적이라고 생각되는 그런 부분까지도 어쩔 수 없이 감싸게 된다. 인간은 항상 삶의 동기를 성실성과 합리성에 그 가치를 두고 있다. 때문에 사랑과 증오, 기쁨과 슬픔, 칭찬과 비하의 교차적인 대상에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잘못은 숨기고 덮는다. 즉 숨기고 덮을 사생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숨기고 덮을 게 많으면 종당엔 썩은 냄새가 난다. 비록 깊숙한 방안에 교묘하게 감춰놓아도 남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 제아무리 꽁꽁 숨기고 덮는다 해도 썩은 냄새는 썩은 냄새일 뿐이다. 설사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動員)한다 해도... 인격 함량이 미달인 사람은 하루 살아도 거짓말, 번복(翻覆), 위선(僞善) 등..이런 꼼수로 산다. 한 사람의 잘못이 나라와 민족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후세까지 전해질 거룩한 명함(名銜)을 가지려면 꾸준한 수양(修養)이 동반된다. 사실 위인이 되려면 무척 어려울 것이다. --岳 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