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마음 삼일
밖에
온다고 세월이 소리치며 오리마는 어느덧 2015 을미년(乙未年) 양해가
다가왔어요. 십이지간(十二支干)에는 양을 가장 온순한 동물로 치고 평화의 상징으로 여긴답니다. 한자의 착할 선(善)자와 아름다울 미(美)자는
양(羊)에서 유래되었지요. 현명하게도 올 해의 사자성어는 정본청원(正本淸源)인데. 근본을 바로 세우겠다는 단단한 의지같아요. 민심을 분발케
하는 이 호언장담을 재삼 음미하노라니, 올 해엔 우리 나라가 꼭 잘 될 것만 같아 무척 기대돼요.
새해에 나도 계획을 주도면밀히 세워야겠어요. 하긴 해마다
이루지 못할 목표를 정하고 잔뜩 으시댔지만 종당엔 다 흐지부지해 버렸으니깐요. 문제는 성공을 안받침하는 끈질긴 노력이 부족했던 겁니다.
그 원인을 곰곰히 분석해 보니, 결국 먹은 마음 사흘 밖에 못 간다는 그 잘난 '작심삼일(作心三日)' 때문이었어요.
과거를 돌이켜보면 확실히 나에게는 "작심삼일" 아닌 "작심일일"로 끝나버리는 때가 더 많았어요.
그래서 혼자서도 몹시 부끄러웠답니다.. 당연히 실패하게 된 결과를 보면 유혹에 약한 것이 흠이라면 큰 흠이었어요. 어쩌다 좀 운동을 할려고
하면 오늘은 영상교실이요, 내일은 주민기자모임이요, 모레는 무슨 행사요, 글피는 사진촬영이요 하는 것들이 발목을 잡고 좀처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건 백 번, 천 번 다 게으름을 덮어감추려는 변명이요, 나태한 생활방식에서 오는 한심한 핑계예요. 물리칠래야 물리칠 수
없는 이런 핑계가 자꾸만 작간하여, 내가 건강해지려고 하면 으레 달려들어 천방백계(千方百計)로 훼방을 놓습니다. 나는 안일한 습성의
노예임을 번연히 알면서도 나약한 의지 때문에 결국 매사에 미역국을 먹는답니다.
나의 이런 나약한 의지를 반성하라고 경종 울리는 말이
있는데, 바로 벽성난제(癖性難除)랍니다. 다시 언급하면 고질된 습성을 하루 아침에 못 고친다는 뜻이예요. 사실 나의 이런 무기력한 결심은,
마음만의 문제가 아니고 오랜 버릇과도 연관됩니다. 제아무리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해도 필경 몸에 배인 인이, 요행을 바라고 안일하게 만드는데
무슨 뾰족한 수가 있나요. 그래서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이 나왔겠지요.
이미 병을 등한시하여 약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한시라도 몸을 지탱하기가 어려운 상태랍니다. 나는 신체를
혹사시키는 한이 있더라고 꼭 운동에 전념하기고 강단(剛斷) 먹었어요. 에라, 앓느니 죽는다고 이제라도 얄미운 '작심삼일'이 아니라 활기찬
'작심영원'을 결심해야겠습니다. 정녕 끈질긴 의력으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극복 못할 난관이 없을
겁니다.
岳岩 執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