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비어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쓰임은 무궁무진하다. 심원深遠하도다! 마치 만물의 조종祖宗과 같다. 그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갈라진 것을 풀며 그 빛을 조화롭게 하고 자신을 속세의 먼지와 섞는다. 보이지 않는구나! 그러나 실제 존재하는 듯도 하다. 나는 도가 누구의 후손인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천제天帝의 조상인 듯하다.
도는 비어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쓰임은 무궁무진無窮無盡하다. 심원하도다! 마치 만물의 조종祖宗과 같다. 그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갈라진 것을 풀며 그 빛을 조화롭게 하고 자신을 俗世속세의 먼지와 섞는다. 보이지 않는구나! 그러나 실제 존재하는 듯도 하다. 나는 도가 누구의 후손인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천제天帝의 조상인 듯하다.
이 글은 ‘도道’의 함의含意에 대한 논술이다. 도란 공허空虛하여 보이지 않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결코 끊이지 않고 면면하게 계속 이어진다. 그리하여 그 쓰임은 끝도 없고 다함도 없다. 도는 비록 그렇듯 허체虛體이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물질세계를 창조하는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요소들은 지극히 풍부하고 태고太古의 지극히 먼 오래전부터 존재하였다. 노자는 “도가 어디로부터 왔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직접적인 대답은 하지 않는다. 대신 천제天帝에 앞서 이미 존재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무신론의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 글에 나오는 ‘화기광, 동기진和其光, 同其塵’으로부터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는 유명한 성어가 만들어졌다. “날카로움을 감추다.”는 의미로 널리 사용된다. 세상과 다투지 않고 평화롭게 처세하는 방법이다. 물론 노자의 무위사상無爲思想의 체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