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멕시코 역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마초의 나라’로 불릴 만큼 남성 우월주의 문화가 뿌리 깊었던 멕시코에서 첫 여성 국가원수가 나온 것은 그 자체로 파격이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라는 평이 나온다.
2일 멕시코 국가선거관리위원회는 여당인 좌파 성향의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약 60%의 득표율로 우파 성향인 야당 연합의 소치틀 갈베스(약 30%) 후보를 이겼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후보는 본래 분자생물학자인 어머니와 화학 엔지니어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유대인 출신 과학자이다.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에 임명됐고, 2011년 현재 여당인 모레나가 창당할 때 합류했다. 2018년엔 멕시코시티 최초로 여성 시장이 되어서 지난해까지 재임했다.
셰인바움이 압도적인 득표율을 가져갈 수 있었던 데에는 현직 대통령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대중적인 인기도 한몫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임기 말인 최근까지도 60%대 중반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멕시코가 6년 단임제를 채택하고 있는 탓에 이번 선거에는 출마하지 못했다.
셰인바움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기반 시설 재건, 정부 부채 축소 등의 기존 대통령실이 펼쳐온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셰인바움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셰인바움이 당선되면 미국과 멕시코 간의 긍정적인 정치·경제 관계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선 폭력 사건도 끊이지 않았다. 멕시코 당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최소 38명의 후보자와 선거운동원이 숨진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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