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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짜 정보 岳岩 2019.10.10 08:17

‘한글’서 ‘코딩’까지…과거와 현재를 잇다

제2회 세종과학집현전 9일까지 진행

“크아앙~, 너를 잡아먹겠다.”

“내 꼬리 공격이나 피해 보시지!”

종이박스와 테이프를 얼기설기 이어 붙여 만들어진 티라노사우루스가 울부짖었다. 그러자 알록달록한 뿔을 자랑하는 트리케라톱스가 꼬리를 휘두르며 반격에 나섰다. 두 공룡의 격렬한 충돌로 꼬리가 부서지고 머리에 달린 눈이 뜯어지는 참사가 벌어졌지만, 이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메이커 스페이스 ‘게러지엠’에서 준비한 ‘카드 보드 활용 공룡 제작’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메이커 스페이스 ‘게러지엠’에서 준비한 ‘카드 보드 활용 공룡 제작’. 부담 없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공룡을 만들고, 가지고 노는 경험을 통해 메이커 활동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이다. ⓒ 김청한 / ScienceTimes

같은 시각, 바로 옆 부스에 놓여 있는 전시 부스에는 말로만 듣던 자율주행차를 구경하고자 모인 인파로 북적였다. 내부를 들여다보던 사람들은 운전석 없이 좌석만 있는 모습에 감탄하며 연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난 5일부터 세종호수공원 메인무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종과학집현전 현장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세종과학집현전에서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관람객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세종대왕과 과학의 만남, 과거와 현재를 잇다

이번 세종과학집현전은 세종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제7회 세종축제 ‘여민락(與民樂)’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세종대왕의 대표적인 상징인 ‘한글’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이번 행사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나타내고 있다.

세종대왕의 대표적인 상징인 ‘한글’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 김청한 / ScienceTimes

행사장 곳곳에서 ‘한글’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나 전시물을 발견할 수 있다. ⓒ 김청한 / ScienceTimes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홍익대학교 생활과학교실에서 준비한 ‘아름다운 우리말 램프’ 체험. 참석한 아이들은 범지기, 갈매 등 순우리말로 지은 다양한 한글 지명이 적힌 도안을 바탕으로 전등갓을 만들면서 한글의 아름다움과 과학적인 원리를 배우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완성된 램프를 기울이기만 해도 불이 켜지자 아이들은 물론 구경하던 부모들까지 신기해했다. “기울기를 감지하면 회로가 연결돼 전기를 흐르게 하는 기울기 센서가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사람들은 새삼 몰랐던 과학의 재미를 알아가는 모습이었다.

오토마타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아이들은 막대로 만든 축에 원판 모양의 회전체를 이리저리 끼워보고 이를 결합해보면서, 조선시대의 과학기술과 오토마타 원리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김청한 / ScienceTimes

바로 옆 ‘오토마타, 이야기를 심다’ 부스 역시 과학과 세종대왕의 만남을 통해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과학을 전달해주는 자리였다. “여러분, 혹시 오토마타가 뭔지 알고 있나요?”라는 진행자의 질문으로 시작된 체험은 자격루의 과학 원리 설명으로 이어졌다.

세종 16년(1434년) 장영실이 제작한 자격루는 당시 과학기술이 집대성된 오토마타 물시계다. 수수호라는 항아리에 물이 차오르면 쇠구슬이 떨어지면서 기계장치에 연결된 인형을 움직이고, 이를 통해 종을 치면서 시간을 알린다.

언뜻 복잡해 보이는 구조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회전 운동을 직선 및 왕복 운동으로 바꾸는 캠(cam) 등 다양한 기계요소의 결합이다. 아이들은 막대로 만든 축에 원판 모양의 회전체를 이리저리 끼워보고 이를 결합해보면서, 조선시대의 과학기술과 오토마타 원리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자율주행, 코딩… 미래 이끌 과학기술 경험

이러한 체험 부스들이 ‘세종대왕’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전통과 과학기술과의 연관성을 보여줬다면,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 갈 과학기술을 조망하는 전시도 있었다. 100% 국내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자율주행차다.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부를 들여다보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 김청한 / ScienceTimes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 언맨드솔루션이 선보인 ‘위드어스(WITH:US)’는 미국자동차공학회가 제시한 5단계 ‘완전자율주행차량’의 조건을 만족하는 대한민국 자율주행 기술의 결정체다. 이는 ‘사람의 개입이 전혀 없어도 주행이 가능한 수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실제 내부를 살펴 봐도 편안한 좌석과 운행정보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만이 있을 뿐, 핸들이나 기어 등 주행에 필요한 일체의 장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김정용 언맨드솔루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도로에서 약 300㎞, 테스트장에서 1200㎞ 가량 운행하면서 한 번도 사고를 일으킨 적이 없다”라며 “자율주행차 운전에 필요한 면허 역시 취득해 제도적인 절차까지 완료했다. 조만간 세종호수공원 등에서 셔틀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하는 로봇공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장애물을 넘고 미로를 통과하는 과정을 통해 최신 과학기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 김청한 / ScienceTimes

한편 그 옆의 ‘코딩 로봇으로 즐기는 스포츠’ 부스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코딩의 중요성을 놀이문화로 승화시키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아이들은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하는 로봇공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장애물을 넘고 미로를 통과하는 과정을 통해 최신 과학기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초등학교 2학년 김동준 군은 “손가락만 움직여 실제 공을 움직이는 것이 마치 현실 세계에서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라며 “방과후수업으로 들었던 컴퓨터 공부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코딩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기하고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망가져도 괜찮아! 무규칙 공룡 대잔치

이 밖에도 ‘과학집현전 LED 배지’, ‘미래를 달리는 그림컵’ 등 다양한 과학체험들이 행사장을 찾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카드 보드 활용 공룡 제작’. 평소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박스와 테이프 등의 사소한 물건이 ‘공룡’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2회 세종과학집현전의 모든 부스는 인기 만점. 체험을 원하는 이들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김청한 / ScienceTimes

특히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망가짐’이다. 특별한 규격도, 규칙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공룡을 만들고, 이를 갖고 노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체험이라는 것이 송정현 게러지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메이커 페어나 각종 과학행사에 참석하면서 아이들이 전시물을 조심스럽게 만져보거나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 왔다”라며 “아이들이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또 부서짐에 구애받지 않고 신나게 갖고 노는 과정을 통해 ‘메이커 활동’의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세종호수 일대를 가득 채운 세종축제 여민락은 한글날인 오는 9일(수)까지 진행된다. “백성과 함께 즐긴다(與民樂)”라는 뜻처럼 세종과학집현전 말고도 ‘한글창의 산업전’, ‘세종 푸드트럭페스티벌’, ‘세종시 주민자치박람회’ 등 즐길만한 관련 행사가 풍성하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시간을 내어 한 번쯤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세종과학집현전 말고도 ‘세종 푸드트럭페스티벌’, ‘세종시 주민자치박람회’ 등 즐길만한 관련 행사가 풍성하다. 사진은 세종지역 내 기업 및 단체가 참가하는 산업전시회인 ‘한글창의 산업전’ 전경 ⓒ 김청한 / ScienceTimes 기획뉴스 김청한 객원기자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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