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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14 한자 속에 숨어 있는 원리
posted by 알짜 정보 岳岩 2019.07.14 07:43

옆의 그림은 옛날 우리나라의 서당에서 한자를 배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 ~' 무조건 외워야하고, 못 외우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았습니다. 이렇게 무작정 외우는 방식은 1+1=2, 1+2=3, 1+3=4, 1+4=5, 1+5=6... 등을 모두 외워서 덧셈을 배우겠다는 생각과 똑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원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자도 아무렇게나 대충 만든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원리에 따라 만든 것입니다. 덧셈의 원리를 알고 나면 어떤 숫자도 더할 수 있듯이,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이해하면 한자를 훨씬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자를 배우기 전에 먼저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 물건의 모양을 본떠 그린 상형문자 

고대 중국에서 글자란 물건의 모양을 본떠 그린 그림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산봉우리가 3개 나란히 있는 모양을 본떠 만든 메 산(山)자, 강이 흘러가는 모양을 본떠 만든 내 천(川)자와 같은 글자가 그러한 예입니다.

 

 

 

메 산(山)

 

 

 

내 천(川)

내 천(川)이와 같이 물건의 모양을 본떠 만든 문자를 상형문자(象形文字)라고 부릅니다. 상형(象:코끼리 상, 形:모양 형)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코끼리의 형상'입니다. 따라서 상형문자는 코끼리와 같은 물체의 형상을 그대로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이러한 상형문자는 원래 물건의 모습을 떠올려서 배운다면 쉽게 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배울 수 있는 한자는 기껏해야 300여 개 정도로, 한자 전체의 1%도 되지 않습니다.

■ '끝', '밑', '위', '아래'와 같이 추상적인 개념을 표시한 지사문자

'끝', '밑', '위', '아래'와 같은 글자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본떠 만들 모양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자는 물건의 모양 대신에 기호를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끝'이라는 글자는 나무 목(木)자 맨 위에 一과 같은 기호를 넣어 끝이라는 뜻의 말(末)자를 만들었습니다. '나무의 맨 꼭대기 끝이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이 상형문자에 기호를 덧붙여 만든 글자를 지사문자(指事文字)라고 부릅니다. 위 상(上), 아래 하(下), 오목할 요(凹), 볼록할 철(凸) 등은 기호만으로 만들었는데, 이러한 글자들이 지사문자입니다. 지사(指:가리킬 지, 事:일 사)를 말 그대로 해석하면 '일을 가리킨다'는 뜻입니다. 일은 코끼리처럼 보거나 만질 수 있는 물체가 아닙니다. 따라서 지사문자는 보거나 만질 수 없는 것들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이런 지사문자도 상형문자와 마찬가지로 만들어진 과정을 생각하면 비교적 외우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려진 지사문자는 전부 130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 두 개의 글자를 모아서 새 글자를 만든 회의문자

글자를 만드는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중국 사람들은 새로운 방법을 발견해 냅니다. 지사문자나 상형문자를 여러 개 모아서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人)이 나무(木) 아래에서 쉬고 있다'는 의미로, 사람 인(人)자와 나무 목(木)자를 모아서 쉴 휴(休)자를 만드는 식입니다. 

이와 같은 글자를 회의문자(會意文字)라고 부릅니다. 회의(會:모을 회. 意:뜻 의)를 말 그대로 해석하면 '뜻을 모으다'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회의문자는 뜻을 가진 여러 가지 글자를 모아 만든 글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회의문자도 1,000여 개 정도로 전체 한자의 1% 쯤입니다. 

■ 뜻글자와 소리글자를 합쳐 만든 형성문자

이러한 회의문자는 뜻은 쉽게 알 수 있으나, 소리는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위에 나오는 쉴 휴(休)자는 사람 인(人)자나 나무 목(木)자와는 전혀 다른 소리가 납니다. 그런 연유로 생각해 낸 것이 뜻을 나타내는 글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를 합쳐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다음은 이러한 글자를 만드는 예입니다. 

⊙ 입 구(口) + [쌀 포(包)] = 고함지를 포(咆) : 입(口)으로 고함을 지릅니다.
⊙ 물 수(水) + [쌀 포(包)] = 거품 포(泡) : 물(水)에서 거품이 생깁니다. 
⊙ 먹을 식(食) + [쌀 포(包)] = 배부를 포(飽) : 먹으니까(食) 배가 부릅니다.

대괄호([ ]) 안에 들어 있는 글자가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이 책에는 이와 같이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를 모두 대괄호([ ])로 표시했습니다.

이와 같이 뜻글자와 소리글자를 합쳐 만든 글자를 형성문자(形聲文字)라고 부릅니다. 형성(形:모양 형, 聲:소리 성)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모양과 소리'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형성문자는 뜻을 나타내는 모양(形)과 소리를 나타내는 소리(聲)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형성문자는 뜻도 쉽게 이해되고, 소리도 쉽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예를 더 봅시다. 옛날 사람들은 날씨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비(雨)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 비 우(雨) + [이를 운(云)] = 구름 운(雲) 
⊙ 비 우(雨) + [길 로(路)] = 이슬 로(露) 
⊙ 비 우(雨) + [서로 상(相)] = 서리 상(霜)

한자 자전(字典)에는 한자를 부수에 따라 분류해 두었는데, 이러한 부수가 대부분 한자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 한자의 97%는 형성문자

뜻글자와 소리글자를 합쳐 새 글자를 만든 형성문자는 전체 한자 중 97%를 차지하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2,000여 자의 한자 중 20~30%(약 500자 정도)는 상형문자나 회의문자이고, 나머지 70~80%가 형성문자입니다. 

형성문자는 뜻도 이해가 쉽고 소리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앞의 글자처럼 무조건 외우지 않아도 쉽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형성문자만 잘 이해해도 한자 실력이 금방 늘 수 있습니다. 

뜻글자와 소리글자로 합쳐진 형성문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리글자가 뜻도 겸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예를 보면 이런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 수건 건(巾) + [없을 막(莫)] = 장막 막(幕) : 안을 볼 수 없게 드리워진 큰 수건이 장막입니다.
⊙ 물 수(水) + [없을 막(莫)] = 사막 막(漠) : 사막에는 물이 없습니다. 
⊙ 집 면(宀) + [없을 막(莫)] = 쓸쓸할 막(寞) : 집에 아무도 없으니 쓸쓸합니다.

[사진] 중국 송(宋)나라의 문필가이자 정치인인 왕안석(王安石)

당송팔대가 중의 한 사람인 왕안석(王安石, 1021~1086년)은 소리를 나타내는 모든 글자가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사람입니다. 사실 한자를 만드는 사람도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를 선택할 때, 아무 글자나 선택하지 않고 가급적 의미가 있는 글자를 선택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한자에 이런 원리를 꿰어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단지, 한자를 배울 때 가급적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에서도 뜻을 찾아보려는 습관을 가지면 한자 실력이 느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뜻글자와 소리글자는 모두 몇 개나 될까요?

우리가 한글을 배울 때, ㄱ, ㄴ, ㄷ과 같은 24개의 자모음을 먼저 배우고, 영어를 배우려면 a, b, c와 같은 26개의 알파벳을 먼저 배웁니다. 그러면 한자를 배우려면 몇 개의 뜻글자와 소리글자를 배워야 할까요?

중국 한나라 때, 한자 학자였던 허신(許愼, 30~124년)은 최초로 한자의 뜻과 소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설문해자(說文解字)》라는 책을 만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한자를 이루는 기본 글자를 540개로 분류하였습니다. 
또, 학자들에 의하면 대략 600~700개의 글자만 익히면 나머지 글자는 모두 이 글자를 기초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한자의 개수는 대략 5만 자 정도인데, 간체자 등을 비롯한 이체자를 포함하면 약 10만여 자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 학교나 생활에서 사용하는 글자는 2,000여자에 불과하므로, 이보다 적은 글자만 알아도 됩니다. 제가 지은 《350자로 2200자를 깨치는 원리한자》는 뜻글자 135자와 소리글자 215자 등 모두 350자만 알면 2200자를 깨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만든 책입니다. 《350자로 2200자를 깨치는 원리한자》의 증보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에서는 390자의 글자를 다룰 것입니다.

 한자를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한자의 대부분은 한자를 처음 만들 때의 뜻에서 파생되어 다른 뜻으로 사용됩니다. 이와 같이 한자 원래의 뜻으로부터 여러 가지 다른 뜻으로 활용되는 글자를 전주문자(轉注文字)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안방 규(閨)자는 색시 규(閨)자로 전주되어 사용됩니다. 색시는 안방에 조용히 있기 때문입니다. 악기를 의미하는 악(樂)은, 악기 연주를 들으면 즐거워진다고 해서 즐거울 락(樂)으로도 전주되어 사용됩니다. 대부분의 한자가 한 가지 뜻만 가지고 있지 않고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뜻이 전주되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 어찌 하(何)

전주문자 이외에도 뜻과 상관없이 소리를 빌려서 쓰는 글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로 된 아시아(Asia)를 한문으로 아세아(亞世亞)라고 표현합니다. 또 코카콜라(Coca Cola)는 가구가락(可口可樂), 펩시콜라(Pepsi Cola)는 백사가락(百事可樂)으로 표현합니다. 이와 같이 소리만 빌려서 사용하는 글자를 가차문자(假借文字)라고 합니다. 한자에서 의문사나 조사와 같은 글자는 회의문자나 형성문자로도 표현이 불가능한데, 이와 같은 글자들은 대부분 가차하여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어찌 하(何)자는 원래 사람(人)이 어깨에 짐(可)을 메고 있는 모습인데, 가차되어 '어찌'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또 '새 발의 피'라는 뜻의 조족지혈(鳥足之血)에서 지(之)자는 원래 '가다'는 뜻을 가졌지만, 여기에서는 가차되어 '~의'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가차문자와 전주문자는 상형문자, 지사문자, 회의문자, 형성문자처럼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글자에 새로운 뜻이 추가되거나 소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한자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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