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흐른다 언덕과 계곡 사이로 소리치며 흐른다 만나고 헤어지며 맺고 풀리는 인연 산 너머 구름 가듯 두둥실 흘러간다 어차피 먼 바다에 가 만나게 될 우리 인생 서로를 보듬고 챙기며 함께 갈 수는 없을까 흐르는 강물에 청산이 비꼈는데 어지러운 이 세상 외면한다고 사라질까 청산을 닮아가는 속 깊은 침묵이여 사랑도 팥죽처럼 보글보글 끓이며 가자
꽃 맛은 꽃 맛은 달짝지근하다 춤추는 꽃 넘치는 향기 흔들수록 향기가 짙다 꽃 맛은 감미로운 맛 싱그러운 맛 상큼한 맛 꽃 맛은 입술 빠는 달콤하고 짜릿한 가슴 두근거리는 싱숭생숭한 맛 그래서 맘으로 맛본다 봄 향기 꽃향기는 꽃잎에서 난다 봄 향기는 들에서 언덕에서 산에서 난다 바람에 날려 구름에 실려 두둥실 풍겨온다 그리고 하늘가에 곱게 비끼는 빠알간 딸기 빛에 달콤새콤 물든다 악암(岳岩)
너무 가까이 마라 함께 있되 너무 가까이 마라 사랑한다면 서로를 구속 말라 두 혼의 언덕 사이에 강물이 흐르게 하라 마음 주려면 정을 묶지 말라 오직 큰 손길만이 둘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뜨겁게 주되 불태우지는 말라 가슴이 너무 뜨거우면 쉽게 사그러질 수 있다 생각을 채우되 한 쪽만 채우지 말라 마음이 즐거울 때 기쁨이 혼자 있게 하라 그러니 함께 있되 너무 가까이 마라 악암(岳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