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셋, 아빠에게 맞지 않은 첫 해를 보냈다"
"스물 셋, 아빠에게 맞지 않은 첫 해를 보냈다" 글: 한예섭 [프레시안 books] 김가을 친구 A는 20대 시절 술만 마시면 아버지 이야기를 했다. 향수나 추억이라 이름 붙일 만한 이야깃거리는 아니었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이나, 아버지와의 친분에 기반한 뭉클하거나 유쾌한 이야기 따위도 아니었다.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오히려 그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거칠고 패륜적인 비속어를 내뱉기 일쑤였다. "솔직히 말할게, 우리 아버지는 XX놈이야, 요즘 세상이었으면 아버지는 무조건 교도소에 갔을 거야..." 하고, 만취 상태의 A는 자주 중얼거렸다. 물론, 동석한 친구들은 A가 만취하기 전까지 A의 아버지가 A에게 행했던 수없이 많고 다양한 폭력의 기록들을 경청해야 했다. 아버지의 폭력을 복기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