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좋은 건 아껴둬야지
[Essay] 좋은 건 아껴둬야지왜 이렇게 안 먹어. 맛이 없어? 아니. 이거 아껴 먹는 중인데. 밥 한 숟갈에 반찬 한 젓가락, 국 한 입. 이 비율을 잘 맞추기 위해선 양을 정확하게 계산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맛있는 반찬이 왠지 모르게 자꾸 아까워서 나중에 먹으려고 미뤄둔다. 계란말이와 차돌된장찌개, 시금치 무침이 먹음직스럽게 놓여있으면 시금치 무침으로만 우선 배를 채우는 거다. 배고플 때 먹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계란말이와 찌개에 들어있는 차돌박이는 꼭 나중에 먹는다. 그러다가 밥이 부족해 남은 몇 숟갈은 짜게 해치운 적도 수없이 많다. 안주도 예외는 없다. 연어를 두고도 양파에 하얀 소스로만 한 입을 채우기도 하고, 육회가 한 접시 가득 놓여있어도 한두 점 겨우 집는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