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이 생래(生來) 이후,한글은 조상과 더불어 고유한,우리 마음의 소리요,감정의 표달이며,사상의 발로요,정신의 노출이다.
또한 올곧음이 스미어 있는 정의의 대변(代辯)이요,올바름이 서리어 있는 진리의 설파(說破)요,조국애가 번지어 있는 애틋한 사랑이요,민족혼이 깃 들어 있는 순란한 미래인 것이다.흔히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우리말은 가위 전국민 누구나 다 응당 써야 할 쓸모에 필요한 모국어이다.
종래에 부득불 투탁(投託) 됐던 漢字는 훈민정음 창제와 더불어 점차 밀려났고,오랫동안 꾸준히 다듬어진 알뜰한 손질을 거쳐 오늘에는 제 구실이 완전한 국어로,국제무대에서 당당한 위치를 탁립(卓立)하였다.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말은 세상을 살아가는 슬기로운 지혜를 재치있게 나타냄에 있어서 한 점의 허술함이 없으며,세련되고 풍부한 우리글은 오묘한 감정의 다양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함에 있어서 한 치의 모자람이 없는 것이다.
우리말은 화창한 봄날의 꽃잎처럼 향기롭게 살자고 방초가 계림을 이루는 청신한 소리요,무더운 여름의 시원한 폭포처럼 기분좋게 살자고 천혜의 명소에서 울려나오는 경쾌한 소리요,풍요한 가을의 오곡백과처럼 인심을 후하게 쓰며 살자고 황금나락 무르익는 소리요,한산한 겨울의 꽃이 없는 계절에 티없이 살자고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소리다.
우리말은 기쁨과 노염의 깊고 얕은 감정이 잘 나타나고 즐거움과 슬픔의 맑고 흐린 속심을 잘 드러낸다.이에서 느낌이 부족하면 표현이 서투르고 생각이 모자라면 언동이 어색하게 된다. 하니까 그저 줄줄 읽는대서 다 아는 것이 아니요 그냥 척척 쓴대서 다 배운 것이 아니다.우리말은 읽고 쓸수록 해의(解意)가 넓고 읽고 쓸수록 이해(理解)가 깊은 바,그야말로 보고 듣고 느끼는 깨달음이 무진장한 것이다.
금옥같은 우리말의 명수가 되자면 우선 먼저 수 만톤 언어광석을 골라 캐 다듬어 정밀히 세공하는 능숙한 장인이 되어야 한다.
정녕히, 텅 빈 속 채우는 일은 수월치는 않다.
여기에는 밭 갈아 종물 심고,풀 매고 벌레 잡고,가을하여 탈곡하고,낟알 빻아 알곡으로 정선된 일년의 신근한 노동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말은 미개에서 계몽에로,
무지에서 유식에로,
야만에서 문명에로,
낙후에서 진보에로,
후진에서 선진에로,
발전장대시키는 튼튼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또한 고운말을 통해서 서로가 피차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마음을 뜨겁게 주고 받으며 더불어 함께 형제처럼 친숙하게 살아가며 민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기도 한다.
아울러 우리 겨레가 즐겨 애용함과 동시에 강한 생명력으로 또 하나의 세계,곧 얼의 세계로 힘차게 용진하는 우렁찬 나팔소리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훈훈한 정이 돋가이 묻어나는 우리말은 말씨가 친절하고 억양이 부드러우며 표현이 풍부하고 내용이 심오한 것이다.
형상성이 강한 우리말,어휘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것이 바로 치열한 지식경쟁의 세계화되는 오늘에,우리 국어가 튼튼히 발 붙일 수 있는 필승의 생존법칙이다.
물론 세계화한 다문화 정보시대에서 우리말을 더욱 완벽하게 수보(修補)하고 더욱 새롭게 신제(新製)하여,특색(特色) 있고 독창성(獨創性)이 고방(高芳)한 국어로,나아가서는 우리말과 글을 더 잘 알고,더 잘 쓰고,더 잘 살려가는 사명감과 중요성을 조상의 이름으로 수고로이 지키는 것이 온 국민들 앞으로의 버겁고도 신성한 의무(義務)이다.
한 마디로 우리말은 소박하나 숭고한 우리의 얼굴이며 또한 순진하나 고결한 우리의 품성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