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패션계의 화두 중 하나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기 몸 긍정주의는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가치관인데요. 비현실적인 몸매가 넘쳐나는 미디어 시대에 날씬하거나 마르지 않아도, 상처가 있어도, 장애가 있어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움직임입니다.
많은 브랜드에서는 자기 몸 긍정주의를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취하기도 하는데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나 휠체어 모델을 기용하며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에서도 '자기 몸 긍정주의'를 테마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찬사와 관심을 받기는커녕 논란만 일으켰습니다. 과연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이번 주 아디다스에서는 수영복 라인 SH3-ro의 화보를 공개했습니다. 이 화보 캠페인의 제목은 'My Body My Swim'이었습니다. 이 화보 속에는 네 명의 여성이 등장했습니다. 영국의 TV 진행자 마야 자마, 여성 권익 사회 운동가 나디아 오카모토, 비현실적인 SNS 사진을 풍자하는 사진으로 유명한 SNS 인플루언서 체시 킹, 그리고 플러스 사이즈 모델 제이다 세제르입니다. 이들은 수영장에서 아디다스의 수영복을 입고 저마다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요. 이 캠페인의 모토인 '당신의 몸을 받아들이고, 당신의 몸과 친해지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자기 몸 긍정주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캠페인을 본 네티즌들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이 모델 네 명이 진짜 '다양한 체형'을 대변할 수 있냐는 의문이었죠. 실제로 TV 진행자 마야 자마는 아주 마른 체형은 아니지만 글래머러스한 굴곡으로 2010년대, 그리고 2020년대 초반의 이상적인 몸매로 꼽히고 있으며, 체시 킹 또한 SNS 허세를 꼬집긴 했지만 인기 피트니스 강사로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멋진 체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캠페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기용한 모델들 간의 괴리가 느껴진다는 의견이었죠.
또한 어떤 네티즌들은 아디다스 측의 모순된 마케팅 전략도 지적했습니다. 다양한 신체를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XL 사이즈의 수영복은 많이 없다는 것이죠. 실제로 디자인에 따라서 XL 사이즈를 내놓지 않는 경우도 있고, 너무나 적은 수량만 만들어 XL 사이즈를 입는 사람들이 쇼핑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진정성 없는 마케팅으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은 경우는 아디다스가 처음이 아닙니다. 얼마 전 맥도날드에서는 코로나19 시대에 '사회적 거리 두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맥도날드 특유의 골든 아치를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와는 달리 맥도날드 매장 직원들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격리 조치 명령을 받은 경우 '유급'이 아닌 '무급' 병가를 써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죠. 이후 '가족 우선 코로나19 대응 긴급법안(FFCRA)'이 미국 연방의회를 통과하자 맥도날드도 새로운 병가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RedFri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