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명수 당뇨는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질병이다. 초기 증상을 포함해 성인 5명 중 1명이 앓고 있다. 당뇨는 성기능 저하, 급·만성 감염증, 심혈관계 질환, 뇌신경계 질환 등을 야기한다. 당뇨는 상태가 악화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완치가 어려워 미리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당뇨 환자 10명 중 8명이 50세 이상인 만큼 나이 들수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는 혈당이 높고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는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돼 포도당을 간에 저장하고, 각 조직의 세포에서 포도당 이용을 촉진해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낮춘다. 하지만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근육이나 신장 등에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한 채 배출돼 혈당이 상승하고 당뇨 위험이 커진다.
안전한 혈당 조절 물질로는 누에가 있다. 국내 최대 누에 전문기관인 사단법인 대한잠사회는 농촌진흥청의 기술을 바탕으로 누에의 건강 기능성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누에 몸속 혈당 조절 성분인 데옥시노지리마이신(DNJ)을 발견했다.
대한잠사회는 체계적인 시험을 통해 DNJ가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것을 막고, 전분이 포도당으로 변하는 속도를 지연시켜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대한잠사회의 인체적용시험 결과 누에분말만 4주간 섭취한 당뇨군의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이 각각 8.8%, 17.9% 감소했다. 당뇨약과 누에분말을 4주간 함께 섭취한 실험군의 식후혈당도 256mg/dl에서 섭취 후 당뇨 진단 기준보다 낮은 192mg/dl을 기록해 정상 수준에서 혈당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혈중 인슐린 감소 효과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동결건조누에분말’은 식약처로부터 ‘혈당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기능성을 인정받았으며, 혈당 조절에 대한 특허도 받았다.
지금껏 당뇨 관련 식품은 식후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공복혈당 변화가 크면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당뇨 및 심혈관질환이 없는 40세 이상 한국 성인 26만487명을 대상으로 2년간의 공복혈당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두 번의 검진에서 공복혈당이 모두 정상으로 나온 사람에 비해 정상이었다가 공복혈당이 높아진 사람의 8년 후 뇌졸중 위험이 약 20% 상승했으며, 사망위험은 56% 증가했다. 당뇨가 없는 정상인도 공복혈당이 높아지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지므로 혈당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당뇨는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더욱 무서운 질환이다. 혈당이 높으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성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누에는 당뇨뿐만 아니라 남성의 기력 회복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의 동물실험 결과 교미를 하지 않은 수컷 누에나방의 번데기를 먹은 쥐에서 테스토스테론이 30% 증가했으며, 대조군보다 지구력이 60% 더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혈당수치가 높으면 뇌신경계 질환의 위험도 커진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도파민 분비 세포가 소실되면서 악화한다. 특히 50대부터 환자가 급증해 전체 환자 중 70대 이상이 75%를 차지한다. 한국의학연구원은 동물실험을 통해 누에가 파킨슨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홍잠을 섭취한 쥐는 뇌에 치매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도 축적되지 않았다.
이처럼 당뇨뿐만 아니라 성기능 저하와 심혈관 질환, 뇌신경계 질환을 예방하는 누에는 성장 생육 시기가 중요한 품질 기준이 된다. ‘5령 3일 누에’, 즉 5번 허물을 벗고 3일째 되는 누에를 최상품으로 평가한다. 5령 3일은 누에 몸속에 실샘이 급속히 발달하기 시작하는 바로 전 시기로, 혈당 조절 물질인 DNJ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또한 열풍으로 건조한 누에는 영양과 맛을 그대로 보존하기 어려우므로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반드시 동결건조 누에분말인지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