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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시작에 불과…대만 위기와 한반도의 운명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 시각)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 AP=연합뉴스

글: 정다훈 정치학 박사

[기고] <미중 경쟁과 대만해협 위기>

미국은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투입하면서 동맹을 강화하고 있는데 왜 대만해협의 위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을까?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대만'일수도 있다는 우려가 지나치다는 이들에게 <미중 경쟁과 대만해협의 위기: 남북한은 동맹의 체인에 연루될 것인가>라는 책이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때 밀월의 공생관계로 'G2'라고 불리었던 시절이 무색하게 현재 미중관계는 사상 최악의 상태로 얼어 붙어있다. 설상가상으로 반중인사의 대표격인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대만을 공식방문하면서 미중갈등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듯하다. 아마도 이것은 예고편에 불과하며 진짜 우리가 걱정해야하는 본편은 이제부터가 시작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현재의 한반도가 '당랑재후(螳螂在後)'인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한반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끌려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둔다. 한반도의 안보위기가 단순히 남북간·북미간의 무력충돌로만 발생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매미를 노리는 사마귀가 자신을 잡으려는 참새가 뒤에 있음을 모르는 어리석음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세 명의 저자들은 미중 경쟁과 대만해협의 위기, 그리고 그 위기에 남북한이 연루될 가능성을 치밀하게 분석하면서 한반도의 심각한 위기상황은 대만해협에서 미중 사이에 무력 충돌 발생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책의 1부에서 중국-대만 양안관계 전문가인 성균중국연구소 장영희 박사는 중국과 대만의 충돌 가능성, 양국의 군사력 현황을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통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대만해협의 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풍부한 현실적 근거를 통해 독자들의 경각심을 촉구하면서 미중 갈등 속에서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어떻게 상승해왔는지 그에 따라 대만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정책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다룬다. 

2부에서는 도쿄 특파원 경력의 <한겨레> 길윤형 국제부장이 대만해협을 둘러싼 일본 내 인식, 미일 동맹의 진화 과정, 일본의 대응 움직임을 살펴본다. 무엇보다 일본의 군비증강 현황을 일본 현지 자료로 보강한 것이 눈에 띄는데 저자는 그동안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방패'의 역할에만 머물러 있던 일본이 이제 공격수인 '창'의 역할로 전환되고 있음에 주의해야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 역할을 부여한 것은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공격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미국이 '족쇄'를 풀어준 덕이다. 저자는 바로 이 지점이 우리가 일본의 군사력 증강 배후의 구조적 변화를 경계하고 상세히 살펴봐야할 이유임을 강조한다.

▲ <미중경쟁과 대만해협 위기> 길윤형, 장영희, 정욱식 지음, 갈마바람 펴냄. ⓒ갈마바람

3부와 4부에서는 군사 안보 전문가이자 평화네트워크 대표 및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정욱식 대표가 대만해협에서 미중간에 충돌이 발생할 때 남북한이 동맹의 체인에 연루될 위험과 그에 따르는 딜레마, 그리고 남북한 앞에 놓인 선택의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미중간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극히 제한적이라 할지라도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한 후에 동맹 체인에 연루되어 우리가 휩쓸려갈 상황은 재앙이 될 수 있으므로 이 문제를 신중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동맹이론의 '휘말림(연루)와 버림받음(방기)', 현재와 미래, 군사적 억제라는 세 가지 딜레마 상황을 통해 오늘날의 한반도 상황을 진단하고 남북한의 직접적인 전쟁 가능성보다 미중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 동맹의 강화만이 이유 불문한 전략적 자산인지를 되묻는다. 

저자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더라도 주한미군은 육군 위주이기 때문에 미중충돌에 동원될 가능성이 없다는 안일한 인식에 대해서도 위험성을 제기한다. 주한미군의 대응이 반드시 '차출'만 있는 것은 아니며, 역외 미국 군사력을 한국에 투입하는 '유입', 한국을 거쳐가는 '경유' 등의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므로 이 경우 중국과 가까운 오산, 군산의 미 공군기지와 미 해군의 기항지로 활용될 수 있는 제주,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 등은 모두 위험지역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중국과 대만의 평화통일 가능성은 없더라도 중국이 무력통일을 시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과거에는 어느 정도 위기관리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음을 강조한다. 또한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과 경쟁하고 갈등하면서도 강대국 간의 전면전은 계속해서 기피하고 '제한전'에만 집중하고 있음을 주지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제한전이 우리에게는 국운이 달린 전면전이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저자들은 동북아시아의 급변하는 현실 상황과 실제이슈를 최신 근거자료에 기반하여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이 책은 안보딜레마 이론에 근거하여 실제 이슈를 근원적으로 다시 성찰하는 책이다. 억제력 강화가 정말 상대를 억제할 수 있을까? 억제를 위해 서로 무력을 증강하는 군비경쟁 속에서 우발적 충돌이 전면적으로 확대 된다면 한국, 중국, 일본, 오키나와, 대만 민중들은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이와 같은 질문을 담고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한다.

다만 현재의 미중 갈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이미 동맹 강화 체인에 들어온 상황에서 더 격화되고 있는 만큼, 과거 냉전시기와의 차별성을 통해 대안을 고민해보는 부분이 결여된 것은 상당히 아쉽다. 미소 냉전의 이념 갈등 시기는 철저한 고립주의 경제시스템에서 출발했지만 현재의 미중갈등에서 대다수의 국가는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이분화된 시장경제의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주도로 분리된 시장경제의 편입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막기 위한 경제적 접근과 외교적 대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미국의 동맹국이거나 동맹은 아니지만 미중관계 격화시 제한적 인도주의 지원에 그칠 국가(인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또는 중국과 러시아와 군사훈련은 하지만 지나친 연계를 배제하고자 하는 국가(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와의 경제적 연계방안, 아시아판 안보협력기구, 탄도탄요격미사일 협정과 중거리 핵전력조약의 동아시아판 모델, 미사일 없는 동아시아를 위한 제로-제로 전략 등 보다 구체적인 대안사례연구가 추가되었다면 미중 무력충돌이라는 우리가 예방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무력감이 조금은 줄어들었을까? 

남북한의 직접적인 충돌에만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던 우리의 안보의식에 문제는 대만해협이라고 경종을 울리는 이 책은 무력함과 두려움의 현실을 냉정하게 설명하면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놓지 않는다. 비대칭성이 엄존하는 국제정치의 현실 속에서 위협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위협이 높아지는 흐름에 몸을 내맡길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평화 협상을 진행할 것인지는 선택과 전략의 문제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비하되 그 안에 스스로 평화를 지켜낼 해법이 있다는 저자들이 말이 그래도 위안이 된다.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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