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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손 들어준 결과가 이건가?

▲ 16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을 포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욱식 칼럼] 미국편에 선 결과로 얻은 건 전기차 보조금 삭감?

글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수호"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세우는 대외정책 기조이다. 이 구호는 미국 및 미국과 뜻을 같이 하는 나라는 '규칙의 수호자'이고,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는 '규칙의 파괴자'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동시에 이런 질문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국제 규칙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은 국제 규칙이나 규범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외면하거나 탈퇴해버린다. 미국은 러시아를 맹렬히 비난하지만, 21세기 들어 주권 국가의 영토를 유린한 불법적인 전쟁의 포문을 연 나라는 미국이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3년 이라크 침공이 바로 그것이다.

또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질서"와 "항행의 자유"를 강조한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군사기지화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정작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가입조차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또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과 대인지뢰금지협약도 외면해왔다. 자국의 군사력 건설과 운용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예외주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곳곳에 포진해 있다.

 

미국이 체결했다가 마음에 안 들면 탈퇴한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 스스로도 "국제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고 말했던 탄도미사일방어(ABM) 조약과 중거리핵전략(INF) 조약이다. 

 

미국이 각각 1972년과 1987년에 소련과 체결한 이들 조약은 핵전쟁 방지와 군축, 그리고 미소 냉전 종식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미국은 2002년과 2018년에 이들 조약에서 탈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에 탈퇴한 이란 핵협정 복원을 공약했지만, 이 역시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는 재가입했지만, 트럼프 4년 동안 기후위기 대처에 '큰 구멍'이 생긴 것 또한 분명하다. 설상가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도모하면서 기후위기 대처를 위한 국제협력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말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는 미국 예외주의와 동전의 앞뒤 관계에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방식'으로 미국, 보다 정확하게는 미국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속셈을 품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미국 이기주의의 '백미'에 해당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며, 한국·일본·유럽 등의 동맹국들을 규합해 "가치"와 "국제규칙"을 수호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IRA는 세계무역기구(WTO)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 규칙을 위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IRA에 담긴 '북미 최종조립 요건'은 이들 국제 규범에 있는 차별 금지 조항과 저촉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의 입법 사항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군색한 변명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가 국제 규칙과 저촉될 소지가 있다며 의회에 시정을 요구하는 대신에 덜커덩 서명했기에 더욱 그러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노골적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교묘하게 '자국 이기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물론이고 대다수 언론도 미국 주류의 화법에 너무 쉽게 포섭된다. 한국의 물리적인 국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지만, 심리적·정신적 대미 종속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바이든은 부통령이었던 2013년 12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미국에 맞서는 편에 베팅을 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에는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재벌 총수들을 만나 미국에 베팅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하며 묻게 된다. 미국에 베팅한 결과가 이것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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