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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모디 총리 '처칠급 환대' 백악관, 속내는?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3.06.22. 19:56:29
미·인도, 중국 견제 이해 일치…미, 방위 기술 인도 이전 발표 전망도

미국이 국빈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극진히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각)부터 나흘 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 모디 총리는 22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갖고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상·하원 합동연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두 번 이상 한 외국 정상은 2차 대전 당시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 등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모디 총리를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았다며 환대에 주목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방문이 "중국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모디 총리 환대 배경엔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도 모디 총리도 이번 회동의 주된 목적이 중국의 도전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속내는 분명하다"고 짚었다.

 

지난 18~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양국 관계 안정화에 합의하며 올초 정찰 풍선 사태 뒤 최저점으로 치달았던 미·중 관계가 완화될 조짐이 보이는 듯 했지만 20일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모금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독재자"로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며 양국 관계는 여전히 아슬아슬한 국면을 연출 중이다.  

 

다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 관계가 이미 너무 약한 상황이라 해당 발언 탓에 추가로 악화될 여지가 적다고 짚었다. 블링컨 장관 방문이 이런 예기치 못한 발언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을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는 가운데 3500km에 달하는 국경을 맞댄 인도와 중국의 관계도 편안하지 않은 상황이다. 2020년 히말라야 국경지대 라다크 지역의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과 인도군이 육탄전을 벌여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뒤 적대감이 증폭됐다. 중국이 이 지역에 군사 배치를 확대하고 인도가 반발하며 이 지역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인도는 호주, 일본과 함께 중국을 겨냥한 미국 주도 안보 협의체 쿼드(Quad)의 일원이기도 하다. 양국은 최근 상대국 소속 기자들의 비자 갱신을 거부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방문 중 미 제너럴일렉트릭(GE) 전투기 제트 엔진을 인도에서 공동 생산하고 기술까지 이전하는 협정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가 미국에서 20대 이상의 무인기를 구매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국이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다지는 모양새다.

 

무기 공급의 절반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인도는 수년 간 공급처를 다각화하려 애써 왔다. 미국과의 협약이 성사된다면 인도로서는 공급 다각화에 물꼬를 트게 되고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립이 심화된 러시아를 밀어내며 동시에 시장 개척 기회도 갖는 셈이다. 

 

이번 방문에서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인도 구자라트주에 조립, 테스트 및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는 발표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보안 위험을 이유로 마이크론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부분적으로 금지한 가운데 인도가 대체 생산지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최근 인도 인구가 중국을 추월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 입장에서 인도는 단일 국가로 중국을 대체할 유일한 시장이자 유력한 생산지로 꼽힌다. 양국 교역 규모는 지난해 1900억달러(약 246조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다만 미국과의 협력이 인도가 현재의 비동맹 노선을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군사적 동맹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도는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에서 값싸게 원유를 들여오는 등 실리를 취하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미래의 전쟁과 그 전쟁에서 우리가 함께 싸울지에 대해 내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제, 기술,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가 매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자처해 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인권 관련 우려를 받고 있는 모디 총리와의 만남은 다소 부담이기도 하다. 민주당 상·하원 의원 70여 명은 20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인도에서 "정치 공간 축소, 종교적 무관용 증가, 시민단체와 언론인 공격, 언론의 자유와 인터넷 접근 제한 증가"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 인권 및 민주주의 문제를 다룰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구자라트주 총리 시절 힌두교도의 이슬람교도 학살을 방관했다는 이유로 2005년 모디 총리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모디 총리의 미 국빈 방문 시점에 맞춰 인도와 앙숙 관계인 파키스탄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히고 올 2월 발간된 유럽 비영리단체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도 언론이 중국과 파키스탄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는 기사를 전면에 배치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주 유럽 순방에 나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독일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를 만난 데 이어 21일 프랑스에 도착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배우자 질 바이든(왼쪽)이 21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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