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끝나고 전국에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에서 밭일하던 70~90대 노인 4명이 숨졌다.
30일 경북도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4시 10분쯤에는 경북 김천시 농소면 과수원에서 일하던 80대 여성이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발견 당시 체온은 41.1도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5시 8분쯤 문경시 영순면에서도 밭일을 하던 80대 여성도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또 오후 9시58분쯤 경산시 자인면 한 밭에서 7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이보다 앞선 오후 1시 28분쯤 상주시 이안면에서도 밭에서 일하던 9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사망한 노인 4명 모두 모두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이번달 24일까지 온열질환자는 745명, 온열질환에 의한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7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4일과 25일 온열질환자는 각각 7명, 14명이었다가 장마 종료가 선언된 26일 46명으로 급증했고, 27일 62명, 28일에는 70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연령대는 65세 이상의 노인이 26.7%로 가장 많고, 50대가 20.9%로 뒤를 이었다. 온열질환의 81.0%가 실외에서 발생하며 실외 중에서도 실외 작업장(32.4%), 논·밭(12.7%), 길가(11.9%)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았다. 발생 시간은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낮 시간대가 52.0%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장마철이 종료되고 일최고체감온도가 33℃이상 오르면서 다음주 초까지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상전망에 따라 흐린 날씨 속 무더위와 온열질환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 26일 "무더위 속 실외에서 일하시는 분, 어르신, 임신부,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에 취약하므로 예방을 위해 폭염 시 야외 작업과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폭염대비 3대 건강수칙을 준수해 달라"며 "전국 곳곳에 소나기 소식이 있고, 당분간 기상이 수시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온, 강수, 폭염특보 등 기상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