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岳岩漢字屋

甲辰年 새해 하시는 일들이 日就月將하시고 乘勝長驅.하시고 萬事亨通 하세요!!!

반응형

2023년 10월 2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가까스로 막은 뒤 하원 본회의장에서는 대립의 여지가 없을 우체국 지점의 개명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이례적으로 직전 주말에도 본회의 표결이 있었고, 매주 첫날과 마지막 날에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관례에 따라 이날 연방 의사당에서는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고 있었다. 모든 표결이 끝나갈때쯤, 플로리다의 맷 게이츠 의원이 의장사임안 (motion to vacate the chair)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순식간에 기류는 바뀌었다.

같은 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의장 또한 며칠 동안 본인에게 도전할 사람은 해보라고 으름장을 놨던 터라 다음 날 바로 해당 사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쳤다. 공화당 내 이탈표가 있더라도, 민주당에서 그를 도와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재석 민주당 의원 208명은 전원 사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사임 찬성 총 216표로, 매카시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해임당한 하원의장이 되었다. 

20대 초반부터 꿈꿔온 자리에 오른 뒤 단 9개월 만에 끝난 그의 임기는,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짧은 하원의장 임기로 기록되었다. 

미국 하원의장은 막강한 권력을 갖는다. 헌법상 대통령 지위 승계 순위 3위(부통령 다음)일 뿐 아니라, 모든 상임위의 정당별 인원수 분배, 상임위원 임면권, 특위의 설치와 해산, 그리고 연방 의사당 경내 하원 소관 모든 시설의 운영에 대한 전권이 부여된다. 

미 연방하원 의장석이 공석인 현재, 의장 선출 및 관련 절차를 제외한 모든 공식 업무는 헌법에 의해 중단되어 있다. 미국 시간으로 9일 월요일, 차기 의장 후보들은 폭스뉴스(Fox News) 주최 토론에 참가한 뒤 다음날 의원총회에서 정견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임시의장직을 맡은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11일 수요일까지 하원 공화당의 의견을 모아 차기 의장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날은 현행 임시예산안 만료일 37일 전이다. 

매카시 의장의 해임은 급박하게 전개된 상황인 동시에, 특정 계파에서 계획적으로 추진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의장 해임에 찬성을 한 공화당 의원들 또한 대안 후보를 구체적으로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 지금 네 명이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의장 공백 사태 직후 텍사스의 트로이 넬스 (Troy Nehls) 의원과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션 해니티 (Sean Hannity)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했다. 헌법은 의장직 당선 요건에 현직 하원의원일 것을 명시하지 않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118회기 연방의회 개시와 함께 새 하원의장 선출을 하던 2023년 1월 초에도 트럼프가 후보로 지명되고 한 표씩 세 차례 득표한 바 있다. 이번에 맥카시 의장의 해임을 주도한 맷 게이츠가 당시 트럼프를 지지했던 유일한 의원이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트럼프가 의장이 되길 바라는 공화당 의원은 많지 않다. 현재 공화당 하원의원 총 18명의 지역구에서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바이든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기 때문에, 만약 트럼프가 당선되는 경우 이들의 재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지며, 동시에 공화당의 원내 다수당 지위 유지 또한 크게 어려워진다.

트럼프에게는 물론 큰 호재가 될 것이다. 현재 두건의 연방 검찰 기소와 두건의 주검찰 기소를 마주하는 그는 상임위 증인 소환 및 증인 대상 면책 특권 부여, 의회 모독죄 고발, 또는 본인 상대의 수사 관련 예산 삭감 등의 방식으로 연방 하원 의장의 권한을 개인적인 사법 방어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연방의원 면책특권 중 발언·토의 조항 (speech or debate clause)을 근거로, 최근 법정으로부터 받은 함구령 (gag order) 등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가 지난 6일, 현재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의원을 차기 의장 후보로 공개 지지한 배경에는 이런 계산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서는 공화당에서 이번 회기초 채택한 하원 공화당 컨퍼런스 내규의 "2년 이상의 구속을 구형받을 수 있는 중죄에 대해 기소를 받은 공화당 지도부의 일원은 자리를 떠나야 할 것"이라는 조항 등 원내 규칙과 강령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미국 방송 NBC의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NBC 방송 갈무리

짐 조던

가장 먼저 후보에 등록한 짐 조던은 2014년 티파티 열풍과 함께 강성 의원들이 대거 입성한 뒤, 훗날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메도우스 의원과 함께 하원 프리덤 코커스를 설립하고 초대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매카시 전 하원의장을 포함한 당시 하원 공화당 지도부를 상대로 수위 높은 비판을 제기할 뿐 아니라, 본인 계파의 요구를 주지하고자 입안 과정의 모든 길목에 걸림돌을 둔 당시 "폭탄 투척자" (bomb-throwers) 중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시 프리덤 코커스의 강경 입장 고수에 지쳐 직전 공화당 의장 존 베이너와 폴 라이언은 정계 은퇴를 택한 바 있다. 그 뒤를 이어 하원 공화당 내 서열 1위에 오른 매카시는 취임 뒤 가장 먼저 조던에게 탕평을 제안했다. 이에 조던은 하원 감독위원회 내 공화당 의원 중 최고서열에 올랐고, 이듬해 법사위에서도 최고위 공화당 의원이 될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꾸준히 민주당을 대상으로 강한 비판과 조사, 청문회 등을 주도해 오고 있다. 

지난 4년여 동안 매카시를 도우며 프리덤 코커스와의 가교역할을 자처해왔기에 전 공화당 소속 의장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또 일각에서는 그가 지도부에 소속된 전력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라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매카시 의장 사임은 프리덤 코커스의 주도로 일어난 일도, 그들이 원한 결과도 아니기 때문에, 강경파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망하기에는 이르다. 

스티브 스칼리스 

조던과 마찬가지로 9선의 중진인 그는, 2014년부터 하원 공화당 내 서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차기 후보 중 동료 의원들의 공개 지지를 가장 많이 확보했다. 10월 초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임시예산안 표결과 의장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본회의를 주재한 스티브 워맥 (Steve Womack)은 스칼리스에 대해 "원내대표이고, 다음 서열에 있다. 이미 인프라를 갖췄고, 오랜 시간 검증된 인물"이라 일컬으며 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동료의원과 당을 위한 정치후원금 모금 능력 또한, 스칼리스 의원을 지지하는 큰 이유다. 그는 지난 10년간 1억7000여만 달러를 모금했다. 2022년 선거 기간만을 볼 때, 그는 2년간 5300여만 달러를 모금한 반면, 조던의 지난 10년간 모금액은 1500여만 달러에 그친다. 스칼리스 의원의 모금액은 공화당 소속 연방의원 중 꾸준히 2위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2022년 선거 기간에만 3억 5000여만 달러를 모금한 바 있는 매카시 의장이 물러남에 따라, 공화당에서는 후원금 확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매카시 의장이 평의원으로 남아 당을 위한 모금 활동을 이어갈지 또한 불투명한 이때, 스칼리스 의원에게 기대는 길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스칼리스 의원의 왕성한 모금 활동은 또한 지난 2017년 총기 피격에 따른 생명의 위협, 그리고 최근 진단 받은 혈액암과의 싸움 속에서 이어진 만큼 동료 의원들간에 그의 헌신을 높게 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하지만 매카시가 임시의장직에 다음 서열인 스칼리스가 아닌 패트릭 맥헨리 의원을 지명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5년 의장 사퇴에 따라 새로 치러진 지도부 선거 당시, 서열 3위의 스칼리스 의원은 서열 2위의 매카시에게 도전을 한 바 있고, 2023년 1월 의장 선출 때에도 매카시를 상대로 의장직 출마를 고려한 적 있다. 때문에 매카시는 스칼리스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정가에 아직도 돌고 있다. 

2023년 4월 연방 정부 부채 한도 상향 합의를 두고도 매카시와 스칼리스 사이 의사소통 혼선으로 표결에 실패한 적 있고, 이번 의장 해임안 표결에 있어도 당내 표 단속을 책임지는 스칼리스가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아 벌어진 비극으로 해석하는 의원도 상당수다. 이렇게 매카시의 복수를 원하는 의원들은 스칼리스의 의장 선출을 저지하자는 뜻을 함께한다고 전해진다. 

이 중 일부는 매카시를 의장 후보로 다시 추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시는 해임 가결 뒤 다시 의장직에 도전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패트릭 맥헨리 

나비넥타이와 뿔테안경으로 잘 알려진 맥헨리 의원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하원 공화당 내 서열 4위에 임명된 적 있다. 수년간 하원 내 금융 및 경제정책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지도부 선출직 출마를 추천 받기도 했으나, 당내 여러 계파의 갈등 중재라는 무게를 지기 싫다며 여러 차례 고사했다. 

그런 그가 매카시 의장 취임 후 첨예한 대립 국면마다 의장을 대신해 동료의원들과 협상을 이끌어내고, 의장 공백이 된 지금 임시의장직을 맡게 된 것은 웃지못할 역설이다. 

그만큼 공화당 내에 그를 반대하는 계파가 없고, 온건 보수 성향의 중도 의원들의 지지까지 확보할 드문 인물이라는 판단에 그의 의장직 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현재 그의 처지는 폴 라이언 2012년 부통령 후보의 의장 선출 과정과 닮았다. 그 또한 한가지 정책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집중적인 개혁만을 목표로 했으나, 당내 모든 계파가 동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이유로 본인의 의지에 반해 의장직을 맡은 경우다.

유례없는 일의 연속…공화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 "우리가 왜 정치하나" 

출마 선언 후 스칼리스 의원은 가장 많은 인원수를 자랑하는 텍사스 의원단과 플로리다 의원단에 가장 먼저 지지를 부탁했다. 조던 의원은 반면 프리덤 코커스 소속 강경파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 계파에서는 케빈 헌 (Kevin Hern) 의원의 출마 또한 지지할 의향을 내비쳤다. 그는 2023년 1월 초 의장 선거 때에도 8차부터 12차 투표에서 득표하기도 한만큼, 폭스뉴스 주최 의장 후보 토론회에 초대받았다.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이때, 많은 의원이 스스로 지지를 얻기 위한 요구조건을 밝히고 있다. 플로리다의 초선 애나 폴리나 루나 (Anna Paulina Luna) 의원은 트럼프의 기소를 준비하는 잭 스미스 (Jack Smith) 특검에 대한 예산 삭감과 함께 "헌터 바이든 의회 소환 및 바이든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 상정"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후보만을 지지하겠다 선언했다. 

뉴욕의 니콜 말리오타키스 (Nicole Malliotakis) 의원 등 온건파를 중심으로 "의장 해임 건의안 발의 최소 동의 의원 수를 원내 자당 소속 의원의 최소 절반으로 상향"할 계획을 차기 후보들에게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공감을 얻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면, 앞으로 의장은 자리를 지키는 데에 모든 시간을 뺏겨 정상적인 의회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매카시, 라이언, 베이너 이 셋 공화당 소속 전직 의원들의 의장 임기는 눈에 띄게 짧다. 그 전 같은 당 소속의 하원의장은 데니스 해스터트 (Dennis Hastert)로, 의장직을 총 2919일 동안 역임한 뒤 2007년 1월 은퇴했다. 올해 1월까지 의장직을 지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은 그보다 이틀 더 긴 시간 동안 의장직을 유지한 바 있다. 지난 회기 민주당은 하원에서 단 5석 차이로 다수당 지위에 올랐기에, 올해 매카시가 마주한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라면 원내 의원들의 구성일 것이다. 

해스터트 의장이 의회를 떠난 뒤 첫 중간선거인 2010년, 티파티 열풍으로 강경파 의원들이 하원 공화당에 대거 유입되었다. 이들의 대다수는 당시 3선만을 지내고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공약을 내세웠지만, 실상 그 약속을 지킨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때부터 공화당에는 원칙과 신념 없이 권력만을 추구하는 의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많은 보수 정치인들의 행보는 구체적인 지향점 없이 인물을 중심으로 좌지우지되고 있다.

매카시 의장 해임 표결 직전 본회의 토론에서, 매카시 측근인 개럿 그레이브스 (Garret Graves)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겁니까? 한쪽에서는 본인들이 보수주의자다, 다른 쪽에서 아니다 논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 보수의 뜻을 재정의하려고 모였습니까? (중략) 공적인 입법 활동을 정치 후원금 모금을 위해서 합니까? 역겹습니다." 

평소 그의 언행과 하원 관행으로부터 거리가 있는 말이었다. 

같은 당 켈리 암스트롱 (Kelly Armstrong) 의원 또한 이런 정치 환경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우리가 여기 왜 있는지에 대해 명확히 합시다. 워싱턴의 인센티브 구조가 망가져 있습니다. (중략) 클릭과 TV 출연, 그리고 유명세를 맛보고자 하는 끝없는 갈구가 우리의 결정을 좌우하고 유치한 행실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해임된 케빈 매카시 전(前) 하원의장 ⓒAP=연합뉴스

美 공화당 의원의 탄식 "후원금 위해 정치하나? 역겹다"

 

美 공화당 의원의 탄식 "후원금 위해 정치하나? 역겹다"

2023년 10월 2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가까스로 막은 뒤 하원 본회의장에서는 대립의 여지가 없을 우체국 지점의 개명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이례적으로 직전 주말에도 본회...

www.pressian.com

반응형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