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韓 상륙 본격화 샤오펑, 지난 6월 한국에 법인 설립 BYD·지커에 이어 韓 진출 공식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Xpeng)'이 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비야디(BYD), 지커(Zeekr)에 이어 샤오펑까지 가세하면서 한국 시장은 글로벌 전략을 시험하려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핵심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샤오펑의 세단과 SUV. 로이터연합뉴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펑은 지난 6월 '엑스펑모터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승용 부문 대표를 맡을 적임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전기차 브랜드 지커 역시 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인 대표를 임명하며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의 잇단 한국 진출은 앞서 시장 안착에 성공한 BYD의 영향을 받은 행보로 풀이된다. BYD는 올해 1월 승용차 부문을 론칭한 이후 8월까지 2000대에 육박하는 판매 실적(1974대)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수입 전기차를 판매하는 15개 브랜드 가운데 6위를 차지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나 폴스타, 볼보, 미니 등 주요 브랜드를 제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은 불과 1%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기차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고 신생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샤오펑이 유럽에 출시한 전기 SUV G6. 샤오펑 제공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의 문을 차례로 두드리는 이유는 '테스트베드'로서의 상징성 때문이다. 한국은 전기차 보급 확대 속도가 세계적으로 빠른 데다 소비자의 요구 수준도 높다. 이처럼 까다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면 곧장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는 셈이 된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다소 보수적인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넘어선다면 이는 곧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시장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못지않게 안전성과 기술력, 브랜드 이미지에 민감하다"며 "중국 업체들이 성공하려면 제품력은 물론 철저한 현지 마케팅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20일까지 독일에서 열린 IAA 2025에 참가한 샤오펑 부스 전경. 샤오펑 제공
국내 완성차 업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 속도가 늦어질 경우 중국 브랜드가 틈새를 파고 들어 점유율 일부를 잠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SDV 전환 가속화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체험형 마케팅 및 프리미엄·친환경 이미지 강화 등을 핵심 대응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