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 손상되지 않은 외래어, 합의된 욕망 _ 조형진
CBD: 손상되지 않은 외래어, 합의된 욕망 _ 조형진 중국에서 대부분의 외래어는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기 힘들다. 서구의 문물을 적극 수용하려는 풍조가 강했던 20세기 초에는 민주주의(democracy)를 "더모커라시(德謨克拉西)", 과학(science)을 "싸이언쓰(赛恩斯)" 등으로 썼던 걸 보면, 이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에 서방 제국주의의 용어를 그대로 쓸 수 없다는 사회주의적 유산이 반영됐기 때문일 것이다. 1990년대 이후에는 중화민족이 만든 위대한 유산인 한자와 중국어에 대한 강렬한 민족주의가 쇠퇴하는 사회주의적 신념을 대신하여 작동하게 되었다. 북한의 더욱 끈질긴 외래어의 "주체적인 조선어"로의 변용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국과 북한의 언어 차이가 외래어 표기법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