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ㅣ 트럼프 ‘금 사랑’의 이면[오후여담]

오피니언 ㅣ 트럼프 ‘금 사랑’의 이면[오후여담]

글 : 김충남 논설위원

유독 금을 사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화려한 금관을 받고 활짝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로 받았다. 특별 제작한 금관이어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도금 방식으로 1000g(267돈)이 쓰여 금값은 1억8000여만 원으로 추정됐다.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은 하늘의 권위와 지상의 통치를 연결하는 신성함,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받은 ‘무궁화 대훈장’도 순금 712.5g(190돈)으로 약 1억3000만 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신 “아름답다” “특별하다” “바로 착용해보고 싶다”고 했다.

 

외신들은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 사랑에 맞춘 환대를 했다고 전했다. CNN은 ‘한국은 그에게 금관을 선물하고 금을 테마로 한 디저트를 대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일본에서도 황금색 골프공을 선물로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과 사무실, 대통령 집무실 등을 각종 금색 장식으로 꾸며왔다.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 맨 위 3개 층은 대리석과 함께 온통 금색이다. 별장인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 역시 천장, 벽, 액자, 책상 등 거의 모든 공간을 금으로 꾸몄다. 재집권 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 있는 벽난로 선반, 벽면, 식탁에 금칠 및 금색 장식품을 추가했다. 최근엔 수백 개 연방 건물에 걸리는 공식 대통령 초상화에 금색 테두리를 추가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의 금 집착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성공과 권력의 상징으로 과시하는 한편 내면의 불안감을 보상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가 받은 금관은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와 대비된다. 지난 6월 14일 미 전역에서 벌어진 첫 시위 이후 지난 18일에도 700만 명이 이민자 대거 추방, 치안 유지 목적 군대 동원 등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권위주의적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지 2주도 안 돼 금관을 선물 받았다’고 꼬집었다. 강력한 권위의식을 드러내는 트럼프의 금 사랑이 내부 저항에 변화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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