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를 기반으로 파격적이고 거침없는 디자인의 장이 펼쳐졌다. ‘울마크 프라이즈’에서 발견한 패션의 미래.
지난 2월, 울마크 컴퍼니가 주관(主管)한 글로벌 패션 어워드인 울마크 프라이즈에 초대(招待)받았다.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후원하는 동시에 메리노 울의 잠재력(潛在力)과 다양성을 홍보하기 위해 시작된 울마크 프라이즈는 오랜 역사와 권위(權威)를 지닌 행사인 만큼 올해도 쟁쟁한 후보들이 파이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어 콜드 월, 보디, 루도빅 드 생 세르넹, 매튜 아담스 돌란, 리처드 말론 등 패션 신에서 주목(注目)하고 있는 새로운 얼굴들 사이에서 한국 레이블인 블라인드니스의 이름도 발견됐다. 콜린 퍼스, 수주가 앰배서더로 참석하고 킴 존스와 무라카미 다카시가 심사위원(審査委員)을 맡는 등 어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 이번 파이널의 우승자는 아일랜드 출신의 디자이너 리처드 말론. 인도의 방직업체(紡織業體)와 협업하여 천연 식물에서 추출한 소재로 염색(染色)한 구조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컬렉션은 순환적이고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고뇌한 흔적(痕跡)이 엿보인다.
1954년 울마크 프라이즈의 첫해 수상자인 칼 라거펠트를 기리며 만든 ‘칼 라거펠트 이노베이션 어워드’는 버려진 공장에서 찾은 소재를 재사용해 목가적(牧歌的)인 컬렉션을 완성한 에밀리 애덤스 보디가 수상하며 이벤트는 막을 내렸다. ‘지속 가능’이라는 가치가 전 세계적 트렌드인 2020년, 윤리적(倫理的)이면서도 현실적인 패션의 미래를 목도(目睹)한 순간이었다. | 패션 에디터 이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