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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종혐오 총기난사로 재확인된 '백인 우월주의' 폭력성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 14일 일어난 인종혐오 동기 총기난사 사건 현장 근처에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표어가 새겨진 표지판이 서 있다. 이 사건으로 10명이 숨졌다. ⓒUPI=연합뉴스

 

김효진 기자
바이든 "백인 우월주의는 독" 연설에 주민들 "말보다 행동 보이라"
 
사실상의 흑백 분리가 인종혐오 동기로 미국 10명을 사망케 한 뉴욕주 버팔로 총기난사 용의자가 범행 장소를 정하는 계기가 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문에도 오랜 차별에 지친 주민들은 "행동으로 보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용의자가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며 총기규제 필요성이 다시 대두됐지만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외신을 보면 17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총기난사가 발생한 버팔로를 방문해 백인 우월주의는 "독"이며 "악은 미국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인종차별적 "대체이론"에 대해 더 많은 지도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하며 "모든 미국인들이 그 거짓말을 거부하기를 촉구한다. 나는 그러한 거짓을 권력과 정치적 이득, 이익을 위해 퍼뜨리는 이들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바이든은 이번 총기사건은 "한 집단의 사람들이 다른 집단보다 본질적으로 열등하다고 정의하는 혐오를 위해 가해진 단순하고 직접적인 폭력"이라며 "미디어와 정치, 언터넷을 통해 퍼진 혐오는 화나고 고립돼 있고 소외된 개인들을 그들이 대체될 것이라는 거짓된 믿음으로 급진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비극이 또 올 것을 안다" 국회에 총기규제 조치를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14일 뉴욕주 버팔로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백인 남성 용의자 페이튼 젠드런(18)의 범행 동기 중 하나로 꼽히는 소위 '대체이론'이라고 불리는 이 믿음은 진보 엘리트 등이 이민자를 받아들이면서 백인 사회가 유색인종으로 대체될 위험에 처했다는 극우의 근거 없는 주장이다.  <폭스> 등 우파 매체에서 이를 이용해 미국인들을 선동하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발표된 AP통신과 시카고대여론조사센터(NORC)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2%가 대체이론을 믿고 있다. 

 

외신들은 버팔로 주민들이 희생자 10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감정에 호소한 바이든의 연설에 감동을 받긴 했지만 실제로 재발 방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데는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바이든이 연설한 주민센터 밖에 서 있던 미용사 토니 애링턴(27)은 "바이든의 말에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 나는 행동을 보고 싶다"며 "나는 우리 공동체가 실질적 도움을 받고, 사람들이 보호 받기를 원한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일어난 버팔로는 미국에서 일곱 번째로 인종차별이 심한 지역이라고 보도했다. 버팔로대는 2019년 기준 이 지역 흑인가구 중위 소득이 2만8320달러고 빈곤율이 31%에 달하는 데 반해 백인가구 중위소득은 4만9126달러고 빈곤율은 9.1%라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버팔로가 사실상 흑인 거주지역인 동부와 백인 거주지역인 서부로 나뉘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도시 서부와 동부의 풍경이 완전히 다르다고 묘사했다. 녹지가 풍부하고 길이 잘 정비돼 있는 서부에 비해 동부로 넘어오면 곳곳에 빈 부지가 보이고 길은 정비돼 있지 않으며 나무도 적다.

 

사건이 일어난 슈퍼마켓은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도보로 접근가능한 식료품점이고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원 등 공공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식품 구매뿐 아니라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애용됐다고 한다. 

 

사실상의 흑백 거주지 분리는 용의자 젠드런이 범행을 계획한 계기 중 하나가 됐다. 젠드런은 자신의 거주지에서 자동차로 수 시간 내 이동할 수 있는 곳 중 흑인이 많이 사는 곳을 범행장소로 택했고, 붐비는 시간을 표시해주는 검색 서비스를 통해 슈퍼마켓에 사람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에 사건을 일으켰다. 지역주민 제임스 발드윈(60)은 <워싱턴포스트>에 용의자는 "악마가 아니다. 그건 미국이다. 미국이 그를 만들고 키우고 여기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적기법' 불구 용의자 총기 합법 구매…바이든, 총기규제법안 "의회 설득 매우 어려울 것"

용의자가 총기를 합법적으로 구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욕주의 총기규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을 보면 젠드런은 뉴욕주의 비교적 엄격한 총기규제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으로 총기를 손에 넣었다.

 

젠드런은 뉴욕주 엔디콧에 위치한 한 총기상에서 총을 구매했고, 주 경계를 넘어 펜실베니아로 가 뉴욕주에서는 살 수 없는 대용량 탄창을 구매했다. 다른 한 정은 2020년 크리스마스에 아버지로부터 사냥용으로 선물 받았다. CNN은 용의자의 총에 '백인의 생명은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는 문구가 써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2020년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졌을 때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표시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표어가 등장했는데, 흑인을 겨냥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젠드런은 이를 비꼰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는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징후를 보이는 사람이 총기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극단적위험보호명령법, 소위 '적기법(Red Flag Law)'을 시행 중인 미국 19개 주 중 하나다. 뉴욕주는 17명이 사망한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기난사와 같은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2019년 이 법을 도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고등학생이었던 젠드런은 졸업 뒤 계획을 묻는 학교측 질문에 살인 혹은 자살을 하고 싶다고 답해 병원에서 정신건강 평가를 받았음에도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후 젠드런은 학교로 복귀해 무사히 졸업했다. 

 

경찰은 젠드런이 적기법 적용을 피해간 이유를 밝히진 않은 채 다만 그가 특정 살해대상을 지목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17일 마이클 코차크 뉴욕주 브룸 카운티 지방검사는 성명을 통해 학교와 주경찰이 절차를 준수했다고 밝히며 당시 총에 대한 언급도 없었고 "학교와 학생에 대한 직접적 위협도 없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적기법은 대부분의 주에서 최근 10년 이내 만들어졌기 때문에 효과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거듭되는 총기사건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총기구매시 신원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조차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매체는 이 법안을 지난해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84%가 지지하고, 공화당 지지자조차 77%가 이 법안에 동의한다고 지적했다.

 

17일 미 법무부 알콜, 담배, 화기 및 폭발물국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용 권총 구매 증가에 힘입어 2000년에 390만정이었던 연간 미국내 총기 생산량은 2020년에 1130만정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17일 바이든도 기자들에게 행정조치로 할 수 있는 총기 규제 방안이 거의 없음을 인정했다. 바이든은 강한 총기규제를 위해 "의회를 설득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종차별적 내용으로 가득한 내용의 범행계획을 온라인에 올렸던 용의자 젠드런은 해당 내용을 범행 30분 전에 소셜미디어(SNS)에서 몇몇 사람들에게 공유했지만 그들 중 누구도 경찰 등에 젠드런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앞서 젠드런은 범행을 소셜미디어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해당 업체는 이를 2분만에 차단했지만 <뉴욕포스트>는 영상의 일부가 여전히 소셜미디어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시 호철 뉴욕주지사는 15일 소셜미디어가 백인우월주의 및 기타 위험한 사상을 담은 콘텐츠를 더욱 경계해야 하며 이번 사건 생중계가 "1초 안에 삭제"됐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호철은 "혐오가 소셜미디어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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