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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중에 하나 선택? 둘 다 취해야

[인터뷰] 미국과 중국의 갈등 그리고 한반도
 
 
글 : 윤성혜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미중 반도체 경쟁에서 칼자루 쥔 한국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다시 시작됐다. 지난 몇 년간 양국 사이 진행된 관세전쟁은 마치 전야제였던 것 같아 보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IPEF)를 출범시키면서 양국 간 본 싸움의 서막을 알렸다. 또한, 싸움의 실체도 '반도체'로 명확히 드러났다.

미국은 중국이 대비 태세를 갖출 시간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반도체 핵심 국가인 한국, 일본, 타이완과 함께 '반도체 동맹'(Chip4)를 결성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어 최근에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 of 2022)이 상원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되면서 중국은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에 빠졌다.

미국의 고루한 힘자랑 

미국의 완력이 얼마나 오래갈지, 또 얼마나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국제정치적 힘을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일방주의적 행위는 아주 긴 역사가 있는 미국의 단골 힘자랑의 하나이다. 그 결과도 가히 만족스럽긴 했다. 

 

오늘날 중미 패권싸움에 자주 소환되는 것이 1980년대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이다. 미국의 무역수지 악화,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성장 등이 당시 미국의 국내외 상황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더욱이 20세기에도, 21세기에도 그 핵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일본은 1950년대부터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빠르게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켰다. 1980년대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틈을 타 뛰어나 기술력과 낮은 원가로 경쟁력을 갖춘 일본의 반도체에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위협을 느꼈다.

 

결국, 미국은 1985년 일본과의 반도체협정을 체결하여 승승장구하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에 찬물을 끼얹었고, 그것도 모자라 10여 년 동안 남아 있는 불씨마저 꺼뜨린 저력이 있다. 1985년 반도체협정이 오늘날 반도체지원법이나 IPEF, Chip4의 형태로 재탄생한 것이다. 

 

1980년대 미-일반도체협정이 겉으로 보기에 국제적 '협약'의 형태이지만, 그 내용은 공정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미국은 경제적 힘을 앞세워 자국의 이익을 관철했고, 평화롭고 자유로운 국제무역을 위해 각국이 합의한 국제 규칙은 무시되었다. 

지금의 상황이 그때와 다르지 않다. 다만, 그때와 다르게 공격을 가할 대상에게 직접 공격의 원인 제거를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동맹과의 협공 등 간접적 공격만 가능해 그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

 

또한, 오늘날의 반도체 산업은 국가 간, 산업 간 연결고리가 얽히고설켜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조치는 자국 기업은 물론 동맹국에도 일정 정도의 희생이 요구되기 때문에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힘들다. 

 

이에 더해 일본처럼 중국이 손 놓고 있을 리 만무하다. 미국의 완력에서 벗어나 반도체 자립을 실현하기 온갖 노력을 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수세에 몰린 중국의 극단적 선택으로 동아시아지역에 안보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도 조치의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결코 고래 싸움에 낀 새우가 아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중국과 미국의 대치 상황이 벌어지면 항상 한국은 선택을 강요당했다. 사실 누가 선택을 강요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우리 스스로가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강박에 빠진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그 어떤 국가도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우리도 이분법적으로 미국 혹은 중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 숙명적으로 둘 다 취해야 하고 철저하게 국익에 근거하여 양국에 대한 선호 비율을 때에 따라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곧 한국이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가 없으면 미국이 가진 첨단 기술도 중국의 시장도 빛을 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그야말로 엄청난 협상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반도체 카드는 미국의 반도체 동맹에 함께하면서 일차적으로 사용되었다. 이 카드로 정확히 무엇을 미국 측으로부터 확보했는지는 확실치가 않다. IPEF나 Chip4를 함께하기로 한 것으로 이 협상 카드를 소진해서는 안 된다.

 

미국에 대한 한국의 반도체 카드는 아직 살아 있고,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을 대상으로 우리의 반도체 산업, 반도체 기업에게 유리한 조건을 계속 만들어 가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중국에 대해 반도체 카드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전략 구상이 필요하다. 지금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한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다. 한국도 전체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의 반도체 시장을 섣불리 포기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단순한 논리로 미국과 반도체 동맹을 맺었으니, 그리고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세제 혜택이나 지원금에 현혹되어 중국의 투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어떤 것이 더 경제적, 정치적 이익인지 따져봐야 한다. 미국이 요청하는 기술협력에 동참하면서 중국 내 투자 확대 및 안정적 대중국 수출을 보장받아야 할 것이다. 

 

힘의 역학 구도를 기회로 만들어야 

1980년대 미국과 일본과의 반도체 경쟁은 결과적으로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 성장하게 만든 기회였다. 우리는 이와 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 수 있다. 반도체가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과 미국이 반도체 경쟁 속 혼란의 시기를 이용하여 우리의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과 향후 발전을 위한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그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도체의 산업밸류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재원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인재의 확보는 미래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 지속적 혁신이 가능한지와 직결된 문제이다.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이 지속적이고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교육 및 연구 시스템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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