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岳岩漢字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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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超傳導體, superconductor)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논문이 진실인지를 검증하는 외부의 재현 실험 결과가 서서히 쌓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하는 모양새인 가운데, 7일 회사측이 언론에 밝힌 입장에 따르면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이르면 이달 말 경 논문 검증 결과와 이론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언론에 발표할 예정이다.

LK-99에 관한 학계 입장이 가장 잘 정리된 내용은 지난 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네이처>는 '초전도체 LK-99는 온라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재현 시도는 성공적이지 않다'는 기사에서 "연구진은 여전히 매우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네이처>는 우선 이나 비쉬크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응집물질물리학 부교수의 의견을 전했다. 비쉬크 부교수는 "(LK-99 개발 소식에 관한) 내 첫 인상은 '아니오'였다"며 "이런 '미확인 초전도 물체'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매년 소개된다"고 일축했다. 자주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주장이 동료 평가 전 논문이 실리는 아카이브에 올라오지만, 대부분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아카이브'는 동료 평가 없이 누구나 논문을 올릴 수 있는 사이트다. 

<네이처>는 비쉬크 교수의 지적을 인용해 "초전도성 기술 발전은 컴퓨터 칩이나 자기부상열차와 같은 기술에 잠재적으로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같은 기대감은 잘못됐을 수 있다"며 "역사적으로 초전도성의 발전이 기초과학에는 엄청난 이점을 가져다 줬지만, 일상에의 응용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의 인도국립물리연구소와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연구진은 논문 내용에 기초해 LK-99를 합성하는데 성공했지만 이 물질이 초전도성을 지닌 징후는 확인하지 못했다. 

중국 난징의 동남대 연구진은 LK-99 합성의 세 번째 실험에서 마이스너 효과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섭씨 영하 163도(절대온도 110K)에서는 저항이 거의 0에 가까움을 측정했다. 이 온도 조건은 실온보다는 훨씬 낮지만 일반적인 초전도성 확인 온도보다는 높다. 

이론 연구가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LK-99가 실제 초전도성을 띈다고 볼 수 있는지를 계산했다. 이들은 밀도범함수이론(DFT, density functional theory)에 의거해 LK-99가 강자성과 초전도성과 같은 "흥미로운 전자 기능"을 가질 수 있음을 확인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연구도 LK-99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는 초전도체가 자기장에 반발해 공중에 뜨는 현상이다. 이 효과가 일상 환경에서 나타나면 전력 손실 없이 전기를 전송할 수 있게 되고, 자기부상열차, 양자 컴퓨팅 등 꿈의 기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생겨난다. 상온·상압 초전도체 기술이 있음을 확인하려면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인도-베이항 연구진과 난징 동남대 연구진 모두 분말 성분을 혼합하고 섭씨 925도까지 가열하는 두 단계를 포함해 "한국 (LK-99 개발) 팀이 설명한 절차에 따라 LK-99 합성을 시도"했으며 "그렇게 탄생한 (LK-99로 추정되는) 물질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원자 이미징 기술인 X선 회절로 관측했다. 그 결과 베이항대 팀이 샘플 구조가 LK-99와 '매우 일치' 함을 확인했다." 

인도 연구진의 경우도 "우리의 LK-99가 보고된 초전도체 LK-99와 매우 유사"함을 확인했다. 이를 고려하면 두 평가 실험 결과는 LK-99가 실제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보기는 어려움을 나타낸다.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은 재현 연구 결과는 시네이드 그리핀 미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원이 공개한 이론 논문이다. 그리핀 연구원은 DFT을 이용해 LK-99 구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 물질에 초전도체에서 종종 발견되는 플랫밴드(flatband) 구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플랫밴드는 국소적으로 밀집한 전자가 매우 무거운 유효질량을 가지는 준입자 구조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플랫밴드 구조의 전자들은 고온 초전도성을 비롯한 다양한 양자 상태를 띄게 된다. 양자역학이 작동하는 미시세계에서 주로 관측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리핀 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완벽하지는 않다. 그는 LK-99를 두 가지 구조로 나눠 시뮬레이션했는데, 하나의 구조에서는 이처럼 초전도성이 관측됐다며, 특히 한국 연구팀이 발견한 (LK-99의) 구조는 다른 인산납 광물 구조와 유사한데 "따라서 그것(LK-99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핀 연구원은 "다른 구조에서는 초전도성이 요구하는 특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가 트위터 등에서 큰 화제를 낳자 그리핀 연구원은 재차 "내 연구 결과는 적당한 초전도체 샘플을 얻기 위해서는 합성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내 논문이 (LK-99의) 초전도성을 증명하거나 그에 관한 증거를 제공한 게 아니"라고 트윗했다. 

레슬리 스쿱 프린스턴대 교수(고체화학자)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LK-99의) 정확한 결정 구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어떤 DFT 결과도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쿱 교수는 설사 다른 실험에서 LK-99로부터 플랫밴드를 확인하더라도 그 특징이 꼭 LK-99가 상온 초전도성을 나타냄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검증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
 

LK-99를 향한 회의적 시선은 국내 과학계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지난 2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 (LK-99가) 상온초전도체임이 검증된다면 이는 과학 기술 분야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라면서도 "이런 검증이 학술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공개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경제 사회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3일에는 학회가 다시 "여태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다른 연구기관이 '같은 레시피'로 LK-99를 만든다 한들 완전히 같은 물질이 나오는 건 아닌 만큼, 그에 따라 연구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연구소 측은 자사가 만든 LK-99 시료 샘플로 실험하는 게 정확한 결과를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 

이에 연구소는 이달 말~다음달 초에 연구 결과를 더 구체적으로 발표하는 한편 세미나 등을 열어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LK-99 개발에 참여한 김현탁 미국 윌리엄&메리대 연구교수는 LK-99는 초전도체임을 확신한다는 생각이며 이달 말경 연구소가 관련 내용을 발표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언론에 전했다. 

LK-99가 세계를 바꿀 꿈의 물질이라는 소식이 나돌면서 국내 증시도 크게 움직였다. 이른바 '초전도체 테마주'가 선별되면서 관련 종목들이 급등락을 이어갔다. 

7일 오후 1시 현재 모비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18% 오른 3760원을, 덕성은 22.88% 오른 1만1280원을 각각 기록 중이다. 이들 회사 주가는 말 그대로 폭등세를 이어가다 해외 연구진의 회의적 반응이 알려진 후 급락을, 그리고 이어 다시 급등세를 보이는 등 널뛰고 있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인 회사 중 일부는 그 같은 테마와 자사가 관계 없다는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서남은 테마주에 묶여 주가가 급등락을 이어가다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돼 지난 4일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이에 관해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 기관과는 어떠한 연구 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다"고 밝혔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사라져 물질에서 자기장이 방출되는 현상인 초전도성을 띄는 모든 물질을 통칭한다. 일반 금속 전도체는 온도가 낮아지면서 저항이 점차 감소하지만 초전도체는 특정 임계 온도에서 갑자기 저항이 사라지는 특징을 지닌다. 

여태 과학계는 섭씨 영하 100~200도의 낮은 온도나 100만 기압이라는 특정 환경에서만 초전도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실온에서 초전도체가 나타나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이 가능하리라는 논의가 계속돼 왔다. 

과학계는 만일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글로벌 에너지 문제가 사라지고, 여태 상상하지 못한 속도의 컴퓨팅도 가능해지는 등 엄청난 기술적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LK-99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재직하다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 간 김 교수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가 1999년 공동 발견했다. 

두 발견자는 이 물질 연구를 위해 김지훈 연구소장 등과 함께 퀀텀에너지연구소를 2008년 설립했다. 둘에 이어 권영완 고려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합대학원 연구교수가 연구진에 합류했다. 

지난달 22일 LK-99 논문이 '아카이브'에 처음 공개되면서 세계가 놀랐다. 당시 공개된 논문 저자로는 이 대표와 권 교수, 김 소장 등 3명만 등재됐다. 김현탁 교수는 저자에서 제외됐다. 

이어 같은 날 권 교수 이름이 제외되고 이석배·김지훈·김현탁·임성연·안수민·오근호 등 6명이 저자로 등재된 새 논문이 다시 올라왔다. (☞ 논문 바로 보기논문에 따르면 LK-99는 납 산화물(PbO)과 납 황산염(Pb(SO4))에 구리 인화물 등을 혼합해 만들 수 있다. 

▲꿈의 물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둘러싸고 해외 과학계에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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