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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논의의 철학적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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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아포리아

[니꼴로 이야기] 선진국 논의의 철학적 빈곤

 

1. 얼마 전 어느 지상파 채널이 '선진국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심야토론을 가진 적이 있다. 팬데믹이후 재편될 세계질서와 혼돈 속에 만들어질 새로운 사고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 같아 시청했다. 그러나 토론은 1970년대 '선진국 따라잡기'식 논쟁으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한국 지식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드러냈다.

 

받은 감상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한국은 없고 제국적 망상과 진화론적 사고만 팽배했다. 선진국이란 다른 나라를 선도할 문명적 가치를 가진 나라라는 주장은 전자이고, 선진국이란 어느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진 나라라는 논리는 후자를 말한다. 어느 경우에서든 어떤 나라가 '잘 사는 나라'인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하는 노력을 발견할 수 없었다.

 

2. 비록 국내 총생산기준(GDP) 세계 10위 안에 들어가는 나라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강대국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동북아시아의 냉혹한 여건을 본다면 더욱 그렇다.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그것도 남북으로 분단되어, 여전히 전쟁의 위협 속에 산다.

 

대국적 사고를 가지는 것은 좋지만, 중국의 지식인들처럼 주변의 국가들을 아우르는 '제국'의 부활을 꿈꿀 처지는 아니다. 스스로를 지켜낼 힘은 당연히 갖추어야하지만, 미국의 전략가들처럼 힘의 우위를 통한 패권을 도모할 상황도 아니다.

 

이런 생각들로만 우리의 미래를 꾸리자면, 남은 선택은 조공에 의지해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거나 힘이 센 나라에 줄을 서는 외교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우리의 아픈 역사가 가르쳐주듯, 이런 생각들만 팽배했던 나라들은 하나같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지 못했다.

 

3. 이번 팬데믹을 통해 우리는 '선진국'이 무엇인지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부러워했던 선진국들이 어떤 혼란 속에 신음하고 있는지를 똑똑히 보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70년대식 선진국 논의의 착종 속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잘 살아 보세'라는 말은 어느 시대에나 어느 누구에게나 통용된다. 그러나 선진국을 이야기하려면, 무엇이 '잘 사는' 삶인지, 어떤 사회가 '잘 사는' 사회인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치를 선도할 문명을 가지지 못해도 '잘 사는' 나라가 있고, 상대를 압도할 힘이 없어도 슬기롭게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약소국이 있다. 이런 나라들을 통해 우리가 배울 것은 없을까?

선진국 논의의 철학적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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