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전문가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다."
정곡을 찔렀다. 젠슨 황의 지난 2023년 5월 27일 국립 타이베이대 졸업 축하 연설의 일부다.
그도 미국의 여느 벤처 창업자와 다르지 않다. 차고가 아니라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데니스의 한쪽 구석이었을 뿐. 얼마나 죽치고 살았으면 식당 매니저는 그에게 가게 뒤쪽의 빈 방을 사용해도 좋다고까지 허락했을까.
중국 옛 문장 중에 '부처는 금으로 꾸미고, 사람은 옷으로 꾸민다. (佛要金裝, 人要衣裝)'라는 말이 있다.
젠슨 황은 사계절 내내 검정 가죽 재킷을 입는다. 스티브 잡스의 터틀넥처럼, 마크 저커버그의 후드티처럼. 타이베이 기온이 27도였을 때도 여전히 가죽 재킷을 입었다. 누군가 농담으로 물었다. "당신의 가죽 재킷에는 엔비디아의 냉각기가 장착됐나요.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타이베이 날씨를 견딜 수 있죠." 젠슨 황이 답했다. "왜냐고요. 나는 항상 쿨(Cool)하니까요"
어떻게 타이완계 미국인들은, 더불어 타이완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게 됐을까. 대체 이들의 산업 생태계는 어떻게 구성될까.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미국 반도체 회사 AMD 의장 리사 수(1969년생)와 젠슨 황(1963년생)은 서로 여섯 살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두 사람은 조카와 숙부라는 5촌 관계다. 우연치고는 놀랍다.
지난 2024년 6월 1일 저녁 타이완 야시장에 모리스 창 TSMC 설립자와 젠슨 황 등 타이완 출신 반도체 업계 거물들이 모였다. 타이완식 굴전 등 길거리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더 이상 타이완 반도체는 독립의 '인계철선'이 아니다. 세계 반도체의 중심이자 인공지능의 핵심이다.
젠슨 황이 궁금했다. 타이완 반도체 네트워크가 궁금했다. 좀처럼 책을 찾을 수 없었다. 번역자도 그런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완결된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타이완에서 출간된 이 책이 어느 정도의 궁금증과 이해를 해소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젠슨 황이 직접 채용 면접을 해야하는 대상자는 최고 경영진 약 5명과 수석 부사장 약 12명 정도다. 언젠가 질문을 공개했다.
1) 무엇을 아주 좋아하나요. (열정)
2) 당신에게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이었나요. (모험과 실수)
3) (아무거나 하나 가르쳐 달라고 한 뒤) 그걸 이렇게 한번 해보면 어때요.라고 묻는 것. (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