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물 덥석 품고
세월이 흘러간다
파란 언덕위에
꽃다발 걸어놓고
다시 못 올 길
돌아 보며 운다
파도
올 듯 말 듯
오다가는 님인가
갈 듯 말 듯
가다오는 님인가
종내는
못 떠나는 바다
사랑에 몸부림친다
봄
봄은 가고
다시 또
돌아오건만
가고오지 않는
봄은 단 하나
인생 봄이어라
푸른꿈으로
꽃 피우렸더니
봄 그만 떠나네
가을
맑은 물
맑은 하늘
상쾌한 가을바람
붉은 산
붉은 노을
비단결 펼친다
가을도
인생도
예쁜 단풍잎
맑은 물에
어화둥실 싣는다
그리움은
내 가슴
꽁꽁 묶는
어여쁜 아픔이다
쓰고 써도
못다 쓰는
하얀 고백이다
전화기
들었다 놓는
사무친 유감이다
색 안 바랜
불타는 정열로
영혼의 눈물이다
시냇물은
푸른 산 비낀
맑은 힘이다
돌돌돌
시냇물 흐름에는
세월의 숨결이
오롯이 담겨있고
청산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교향곡이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바라보면
향긋한 꽃내음 슴뱄다
오늘도 내일도
청산의 푸른 이야기와
해와 달
별의 이야기를
구수히 담아
흘러흐른다
가을밤
평온이 깃든
달밝은 가을밤에
무더운 여름 남기고 간
푸른 이야기 한 토막
달빛에 묻히는
오솔길 고요를 깨울세라
매미도 울음소리
꾹 참고 견디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