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岳岩漢字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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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기니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


단순함과 복잡함의 오묘한 비밀을 파헤친 오컴의 면도날 법칙 
여러분은 단순하고 간단한 것과 복잡(複雜)하고 어려운 것 중에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 우리는 이탈리아 밀라노 스타일의 화려하고 고풍(古風)스러운 고가 가구를 탐하지만 때로는 심플하고 실용적(實用的)인 스웨덴의 이케아 저가 가구에 매료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빠르고 현란한 미사여구(美辭麗句)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천천히 이어가는 말 속에 짧은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구에 자신의 속마음을 들킨 듯 몸을 떨기도 한다. 

처음에는 ‘단순하면 밋밋하다’라는 생각 때문에 단순(單純)함이 좋은 줄 잘 모르다가도 복잡한 미로에 빠져 한참 헤매다 보면 단순함의 가치(價値)를 새삼 느끼게 된다. 단순한 것에 변형(變形)과 장식을 붙이다 보면 끝이 없이 확장(擴張)되고 자신도 모르게 그 덫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혹은 ‘단순한 것이 최고다’라는 말에 동조(同調)를 하게 되는 듯하다. 

‘다른 것이 다 같다면 단순할수록 좋다’는 것은 상식(常識)이다. 일찍이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서기 90~168년)는 ‘가장 단순한 가설(假說)로 설명할 수 있으면 그것이 좋은 원리다’라고 말한 바 있고 중세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를 비롯한 많은 중세 스콜라 철학자(哲學者)들은 ‘더 적은 것을 가지고 할 수 있는데 더 많은 것을 가지고 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는 취지(趣旨)의 말을 많이 했다. 

비슷한 표현으로 중세 철학자인 존 던스 스코투스(John Duns Scotus, 1265~1308)는 ‘필요 없이 복잡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고, 존 펀치(John Punch)는 ‘실체(實體)가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이라는 것이 있다. 여러 가설이 있을 때에는 가정의 개수가 가장 적은 가설을 채택해야 하기 때문에 논리적(論理的)이지 않은 것을 사유의 면도날로 다 잘라내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오컴의 면도날은 절약(節約)의 원리, 경제성의 원리, 간결함의 원리(原理)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진 오컴은 중세 말기인 14세기에 프란체스코회의 수사이자 스콜라 철학자로 논리학자(論理學者)인 윌리엄 오컴(William of Ockham, 1285~1349)이다. 영국 런던 근교인 서레이(Surrey) 지역의 오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오컴 윌리엄이라 불리는데 이는 피렌체 근교(近郊)의 빈치(Vinci)에서 태어난 레오나르도를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유다. 그런데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말은 오컴 자신이 붙인 것이 아니라 훨씬 나중인 1852년에 윌리엄 해밀턴(Sir William Hamilton)이 붙인 표현이다. 

이러한 오컴의 면도날 발상(發想)은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혁명을 낳았다. 과거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던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天動說)은 행성의 운행(運行)을 설명하기는 했지만 상당히 복잡했다. 그런데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가 계산해보니 태양(太陽)이 정지해 있고 지구(地球)가 돈다고 가정하면 행성의 운행을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로 인해 단순한 가정으로 현상을 설명하는 지동설(地動說)이 맞고 복잡한 가정이 많은 천동설이 틀리다는 것이 입증(立證)됐다. 

그러면 심플한 것을 원칙(原則)으로 삼고 있는 기업은 어떤 곳이 있을까? 2014년에 한국에 첫 진출한 스웨덴의 가구업체(家具業體) 이케아 경우를 보자. 이케아의 심플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은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이 좋아하는 화려(華麗)한 밀라노 디자인과는 크게 다르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과 실용성(實用性)을 강조한다. 단순성(單純性), 미니멀리즘(minimalism), 기능성(可能性)이 핵심이다. 

그리고 제품을 완제품(完製品)으로 판매하지 않고 부품으로 구성된 반제품(半製品) 형태로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부품을 골라 원하는 형태로 조립(組立)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식탁의 경우 테이블 상판을 자신의 취향(趣向)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다리도 자유자재로 선택해 구입(購入)할 수 있다. 이렇게 반제품 형태로 가구를 판매(販賣)하는 이케아는 제품 가격이 놀랄 정도로 저렴(低廉)하여 많은 사람들의 구매 행진(購買行進)이 거듭되고 있고 규모의 경제로 가격(價格)을 더욱 내릴 수 있게 됐다. 

최근 불경기(不景氣)가 지속되면서 대대적인 할인(割引)을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케아는 할인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미 놀랄 정도로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민주적 디자인’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대학생이 사도 부담(負擔) 없을 가격에 가구를 제공한다. 반값 등록금(登錄金)이 아니라 그야말로 반값 가구인 셈이다. 

1974년에 물가 폭등(物價暴騰)으로 가구 제작비용(製作費用)이 크게 올랐지만 이케아는 1년간 통신판매용(通信販賣用) 카탈로그에 적혀진 가격 그대로 판매하여 오히려 고객으로부터 많은 신뢰(信賴)를 받았다. ‘약속하면 지킨다’는 심플한 원칙(原則) 때문이었다. 

우리 주위에 보면 어려운 단어를 구사하여 상대편(相對便)이 이해하기 어렵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또 글도 현학적(衒學的)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왜 그렇게 어렵게 말을 하고 글을 쓸까? 아마도 다음 세 가지 이유 중 하나다. 

첫째, 상대편에게 자기가 잘나게 보이고 싶어서다. 
둘째, 진입장벽(進入障壁)을 쳐서 상대편이 자기 영역(領域)에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셋째,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본인 자신이 제대로 이해(理解)하지 못해서다. 

특히 두 번째 경우를 보자. 변호사(辯護士)와 의사(醫師), 세무사(稅務士)들이 자신들만이 아는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다른 잠재적 진입자(進入者)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보험회사(保險會社)들이 보험약관(保險約款)을 어렵게 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소비자(消費者)가 약관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도록 해야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험회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유학자(儒學者)들이 한자만 쓰고 한글을 쓰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보다 민주적(民主的)이 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복잡하고 어렵게 쓰는 사람과 기업은 점차 따돌림을 받고 있다. 아일랜드의 탐미주의(耽美主義)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다음과 같이 통찰력(洞察力) 있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삶은 복잡(複雜)하지 않다. 우리가 복잡할 뿐이다. 삶은 단순하며 단순(單純)한 것이 옳은 것이다.” 

한편으로는 오컴의 면도날의 부작용(副作用)을 염려하여 세상을 너무 단순화시키는 것에 대해 경종(警鐘)을 울리는 사람도 있다. 고트프리드 라이프니츠는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나중에 일어날 것이라며 ‘충만의 원리(充滿的原理)’를 주장했다. 임마뉴엘 칸트는 다양성(多樣性)을 지나치게 줄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때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쓸모를 발견(發見)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오스카 와일드처럼 세상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도, 라이프니츠처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산업재해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하인리히 법칙 
1920년대에 미국 한 여행 보험 회사의 관리자(管理者)였던 허버트 W. 하인리히(Herbert W. Heinrich)는 7만 5,000건의 산업재해(産業災害)를 분석한 결과 아주 흥미로운 법칙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1931년 “산업재해예방(産業災害豫防)”이라는 책을 발간(發刊)하면서 산업 안전에 대한 1 : 29 : 300 법칙(法則)을 주장했다.  

이 법칙은 산업재해(産業災害) 중에서도 큰 재해가 발생했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또 운 좋게 재난(災難)은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사건이 300번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확률(確率)로 환산하면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고(事故)의 발생 확률은 90.9%, 경미한 재해(災害)의 발생 확률은 8.8%, 큰 재해의 발생 확률은 라는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되는 현상이나 오류(誤謬)를 초기에 신속히 발견해 대처(對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초기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警告)한다. 이러한 하인리히 법칙을 정리(整理)하자면 ‘첫째, 사소한 것이 큰 사고를 야기(惹起)한다’, ‘둘째, 작은 사고 하나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連鎖的)인 사고로 이어진다’로 추릴 수 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三豊百貨店崩壞事故)를 보자. 이 건물은 지어질 당시부터 문제(問題)가 많았다. 옥상에 76톤가량 되는 장치를 설치(設置)해 원래 설계하중의 4배를 초과했고 마땅히 들어가야 할 철근이 무더기로 빠져 있었다. 이러한 부실시공(不實施工)과 함께 허술한 관리로 인해 천장에 금이 가거나 옥상 바닥에 치명적(致命的)인 손상을 입는 등 숱한 작은 징후들이 포착됐다. 또 붕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에어컨의 진동(振動)으로 고객의 신고가 잦았고 벽의 곳곳에 균열이 생겨 붕괴 위험이 있다는 내부 직원의 신고와 전문가(專門家)의 진단을 받고도 별다른 대책(對策)을 취하지 않았다. 결국 이런 무신경(無神經)이 1,000여 명 이상의 사상자(死傷者)를 낸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2008년 이천 냉동 창고 화재 참사(利川冷凍倉庫火災慘事)에서도 하인리히 법칙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턱없이 부족한 현장 감독(現場監督) 인력과 모두 한 뿌리에서 난 하나의 회사나 마찬가지인 시행사(施行社), 시공사(施工社), 감리 업체(監理業體) 사이에서 감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그 속에서 숱한 비리(非理)와 위험 요소를 보고도 못 본 체 한 것이 수두룩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용접 작업(鎔接作業)을 하다가 튄 불똥이 샌드위치 패널에 옮겨 붙어 불이 난 적이 몇 차례 있었다. 이외에도 몇 번의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눈에 보이는 경고(警告)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안전 대책(安全對策)을 취하지 않았고 40명의 아까운 생명들을 잃는 대가(代價)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산업재해(産業災害)뿐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된다. 1997년 선진국 사교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 어깨를 으쓱대던 우리나라는 달러 보유고(保有庫)가 부족해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다. 이런 국가적인 위기에 봉착(逢着)하기 전에도 기업의 무리한 대출과 해외 금융시장(金融市場) 불안정, 정경유착(政經癒着), 차입 경영, 금융 부실, 부패 관행(腐敗慣行) 등으로 경제 전문가들과 소장학자(少壯學者)들로부터 국가 위기에 대한 수많은 경고를 받았지만 당시 김영삼 정권 (金泳三政權)하에 주도권을 잡고 있던 미국 유학파 중심의 교수와 경제 관료들은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一蹴)해 버렸다.  

1997년 초, 한보철강(韩宝钢铁)이 5조 원대의 부도를 낸 것을 시작으로 삼미, 진로, 뉴코아 등 대기업들의 부도(不渡)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스탠더드앤푸어즈(S&P)증권은 AA+우수였던 한국의 국가신용등급(國家信用等級)을 A+양호로 떨어뜨렸다. 이러한 징후(徵候)들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스스로를 맹신하고 미온적인 대처만 일삼은 우리나라는 IMF라는 핵폭탄(核爆彈)을 맞게 된다. 

이러한 하인리히 법칙(法則)은 인터넷 시대인 현대로 올수록 잠재적(潛在的)인 불만 고객, 즉 ‘사고당할 뻔한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波及力)이 더욱 커진다. 미국의 제너럴시스템은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할 경우 6명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만 불만족스러울 경우에는 22명에게 이 사실을 전파(傳播)한다.”고 현대 소비자들의 특성을 설명했다.  

기업의 잘한 점보다는 실수나 문제점(問題點)이 소비자들에게는 훨씬 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인 것이다. 인터넷과 무선통신의 시대인 현재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소한 실수(失手)도 눈감아 주지 않는다. 기업의 오점(汚點)은 네티즌들의 자판을 통해 순식간에 전국, 아니 전 세계로 뻗어 나간다. 현재와 같은 시대에는 기업 이미지가 100에서 0으로 급락(急落)해 기업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 어쩌면 한순간의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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