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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는 세계' 되려면, 미국·영국·프랑스 핵도 억제 필요하다

▲ 지난해 6월 26일(현지 시각) 사흘 일정으로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로이터=연합뉴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칼럼] 히로시마 G7 정상회담에 부쳐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린다.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에 원자탄이 투하된 곳이다. 처음이자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핵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는 그 이전과 이후로 세계사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역사적 의미가 매우 깊다.

단 한발로도 10만 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가면서 핵무기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 반지'로 인간계에 다가왔다. 어떤 이는 이 무기를 통해 '절대권력'을 손에 넣겠다는 야망에 휩싸였고, 어떤 이는 핵무기가 인류를 끝장내기 전에 이 무기를 없애야 한다는 이성을 길어 올렸다.

 

핵폭탄을 떨어뜨린 미국의 트루먼 행정부는 이 무기가 소련을 길들일 수 있는 "문 뒤의 총"이 되길 바랐고, 그 의도를 간파한 소련의 스탈린은 핵무기를 빨리 만들라고 과학자들을 다그쳤다. 

 

나치즘과 파시즘에 맞서 손을 잡았던 미국과 소련이 잡았던 손을 놓고 삿대질 사이로 돌변한 데에는 히로시마의 비극이 강하게 투영된 것이다. 한반도에 해방과 분단이 동시에 찾아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히로시마 G7 정상회담의 의장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본인이 히로시마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회담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의 출생지는 도쿄도 시부야구이지만, 그의 집안이 3대에 걸쳐 히로시마를 기반으로 삼아 정치 명가로 부상한 데에 따른 것이다. 

 

기시다는 히로시마가 세계 최초의 피폭지이자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을 연결해 핵전쟁 없는 세계를 만들자고 역설하고 있다. 1월 13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설에서 "유일하게 원자탄 피해를 본 국가로서, 그리고 히로시마 출신 총리로서 G7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재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우리의 약속을 세계에 제시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 다짐이 조금이라도 성과를 내려면, 일본이 '적'으로 삼고 있는 북한·중국·러시아뿐만 아니라 일본이 '동지'로 삼고 있는 G7 회원국들도 함께 볼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 

 

G7에는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 영국, 프랑스가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 회원국들인 일본,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는 미국의 동맹국들이자 핵우산 아래에 있다. 또 세계 최강의 핵보유국인 미국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핵무기를 사용한 나라이고, 이에 대해 모든 미국 대통령들은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내놓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북·중·러 못지않게 미·영·프도 핵무기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면서 북·중·러의 핵은 '나쁜 핵'이고 미·영·프의 핵은 '좋은 핵'이라는 이중잣대를 고수하는 한, 히로시마의 다짐도 공허한 말 잔치로 끝날 공산이 커진다. 특히 G7이 북·중·러의 핵위협을 억제하겠다며, 군비증강과 동맹 확대·강화에 치중할수록 '핵 없는 세계'는 멀어지고 만다. 모쪼록 히로시마에 모일 G7 정상들은 이번 회담을 성찰의 기회로 삼길 바라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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