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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시위' 날까 떨고 있는 이란…히잡 안쓰면 1100만원·SNS 금지·기업 제재

 

▲지난해 12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체스 대회에 히잡을 쓰지 않고 출전한 뒤 스페인으로 망명한 이란 출신 여성 체스 선수 사라 카뎀이 2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국제 체스 대회에서 인도네시아의 메디나 와르다 아울리아 선수와 대결하고 있다. ⓒEAP=연합뉴스

 

히잡 시위 1주년 앞두고 강화된 단속법 추진…이미 거리 단속 부활하고 영업장 폐쇄도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3.08.03. 18:59:13 최종수정 2023.08.03. 18:59:37

오는 9월 히잡 시위 1주년을 앞둔 이란에서 강화된 히잡 단속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2일(현지시각) 히잡 미착용에 대해 전례 없이 가혹한 처벌을 예고하는 히잡 및 순결 보호 법안이 이란 의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고 이란 반관영 <메르>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법부가 초안을 마련한 해당 법안은 향후 두 달 안에 의회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인 사남 바킬은 방송에 해당 법안이 "명백히 지난해 9월 시위에 대한 대응"이라며 당국이 "여성에게 기대되는 베일 쓰기와 의무 사항들에 대한 권위를 다시 주장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9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시 22살이었던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지도 순찰대에 끌려가 의문사를 당한 뒤 이란에선 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었다. 청소년, 노동자, 자영업자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한 시위 및 파업은 이란 정부의 시위 참여자 공개 처형 등 가혹한 탄압으로 올해 초 수그러들었지만 이후에도 여성들은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공공장소를 거니는 등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새 법안 초안은 히잡 미착용에 대한 처벌을 크게 강화했다.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기존엔 열흘에서 두 달 가량 구금되거나 5만~50만리알(약 1500~15000원) 가량의 벌금을 물었지만 새 법이 통과되면 5~10년 가량 구금될 수 있고 벌금을 3억6000만리알(1100만원)까지 물 수 있다. 이란 인권 변호사이자 캐나다 오타와 칼튼대 법학 겸임 교수인 호세인 라에시는 CNN에 수백 만 명의 이란인이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시된 벌금 액수가 평균적 이란인이 지불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새 법이 통과되면 히잡 미착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고정식 및 이동식 카메라가 공공장소에 설치될 수 있다. 히잡 착용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해당 기업 이익 3달치에 준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최장 2년 간의 출국 금지 혹은 공적 활동 및 사이버 활동 제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영향력 있는 유명인의 경우는 더 심한 처벌에 직면할 예정이다. 이들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을 경우 재산의 10%를 벌금으로 납부할 수 있고 일정 기간 동안 직업 활동이 제한되며 국외 여행 및 소셜미디어(SNS) 활동도 금지된다. 지난해 12월 이란 여성 체스 선수 사라 카뎀은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체스 대회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출전했다가 이란 당국에 의해 체포 영장이 발부돼 스페인으로 망명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스페인 시민권을 취득했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히잡 시위에 연대를 표명한 이란의 전설적 축구 선수 알리 다에이가 소유한 식당과 귀금속 상점을 봉쇄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규모 시민 불복종을 경험한 뒤 이란 정부는 한동안 히잡 미착용자에 대한 단속을 다소 완화하는 듯 보였지만 최근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4월 공공장소 및 도로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히잡 미착용자 단속에 나선 데 이어 지난달엔 경찰의 차량 및 도보를 이용한 거리 순찰도 재개도 발표됐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는 거리 순찰 재개 뒤 거리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이 강제로 흰색 승합차로 끌려가는 영상이 보고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히잡 시위의 직접적 계기가 된 아미니의 경우도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거리에서 지도 순찰대에 의해 소위 '재교육 센터'로 끌려간 뒤 3일 만에 사망했다. 

라에시 교수는 CNN에 새 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내용 일부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이란의 한 여성 배우는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4달 간 구금 및 2년 간 취업 금지, 5년 간 SNS 활동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직원에게 히잡 착용을 강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제재도 이미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당국이 지난 주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 직원이 포함된 직원 단체 사진이 SNS에 공개된 보험사 아즈키의 테헤란 사무실을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 온라인 서점업체와 소매업체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히잡법에 반대하는 이란인권센터는 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이미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에 대한 건강권, 학습권 등 광범위한 기본적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센터는 여학생들이 머리카락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대학들이 성적을 낮게 주거나 기말고사에 응시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위협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수술을 앞둔 환자가 병원에서 거부 당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전국 수십 곳 대학 징계 위원회는 지난해 히잡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학생과 교수들을 퇴출하고 있다. 

바킬 국장은 CNN에 새 히잡법 초안은 "(히잡 착용에 대한) 관용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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