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岳岩漢字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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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들에게 샥스핀은 생소한 요리다. 중식당 메뉴판에서 본 적은 있어도, 상어 지느러미가 통째로 들어간 샥스핀 요리를 먹을 기회는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전 세계에서 8번째로 샥스핀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2021년에만 5000마리 분량의 상어 지느러미를 수입했다. 일반인들은 보기도 어려운 샥스핀이 대체 어디서 소비되고 있는 걸까?

서울 호텔들의 샥스핀 사랑

우리나라에서 샥스핀은 주로 5성급 호텔이나 고급 중식당에서 사용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조사한 결과 서울 소재 16개 호텔에서 샥스핀을 판매하고 있었다. 호텔에서 샥스핀 요리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샥스핀을 고급 보양식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중국의 3대 진미', '최고의 보양식'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양식으로 알려진 샥스핀은 사실 별다른 영양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맛이나 냄새도 무(無)에 가깝다. 무색무취의 샥스핀이 고급 보양식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호텔에서 고가에 팔리고, 이로 인해 수많은 상어가 지느러미가 잘린 채 죽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샥스핀에 대한 수요는 1조3000억 원에 달하고, 그중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소비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브라질에서 샥스핀 28t을 아시아로 밀수출하려는 일당이 붙잡혔다. 샥스핀 무게로 추정되는 포획된 상어의 숫자는 1만여 마리로, 단일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의 규모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억 마리의 상어가 잡히고 죽고 있다. 대부분의 상어는 불법으로 포획된다. 여러 국가에서 상어 포획을 불법으로 규정하여 상어를 목표종으로 조업하는 어선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참치를 잡는 배에서 상어를 혼획(목적한 어종이 아닌 다른 어종을 어업 과정에서 함께 잡는 것을 말한다)하는 경우가 많다. 어선 입장에서 혼획된 상어는 보너스 정도로 치부된다. 지느러미만 잘라 보관하면 수입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반면 지느러미가 잘린 상어는 바다에 버려져 죽어간다. 

▲ 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호텔 앞에서 샥스핀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상어는 바다에 꼭 필요한 존재

매년 1억 마리가 죽고 있는 상어는 바다에 필요한 존재일까? 상어를 공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간의 입장에서 상어는 바다에 필요하지 않은 존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해양생태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상위포식자인 상어는 다른 해양생물의 개체수를 조절함으로써 먹이사슬을 균형 있게 유지한다. 예컨대 참치는 상어에게 포식당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개체수를 유지한다. 하지만 상어가 줄어들면 참치의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참치가 포식하던 다른 해양생물은 개체수가 급속도로 감소하게 된다. 최상위포식자인 상어가 사라지면 먹이사슬의 균형이 깨지고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의미다. 

상어는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다에서 해조류를 먹고 사는 초식동물들은 상어에 의해 개체수가 조절되는데, 역시나 상어가 사라지면 이들의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해조류가 바다에서 급격히 사라지게 된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듀공 등을 먹이로 하는 뱀상어가 줄어들면서 해당 해역의 해조류가 사라지고 바다가 황폐화되었다. 해조류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열대우림의 나무들보다 5배 이상 높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어의 멸종은 기후위기의 가속화를 뜻한다.

상어가 해양생태계에서 가지는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상어의 개체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상어 개체수의 71%가 사라졌다. 한국에 서식하는 상어 종의 57%는 멸종위기종이다. 인간의 보양을 위해 한 생물종이 멸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상어 지느러미가 실제 보양의 효과는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상어 지느러미에는 중금속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상어의 몸에 비소와 수은이 허용치의 2배 이상 포함되어 있었다. 중금속인 비소는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폐 질환이나 간 질환에 걸릴 수 있으며, 암 발생률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어는 먹이사슬 내의 최상위포식자이기 때문에 환경 독성 물질을 흡수한 먹이사슬 하단의 해양생물들을 섭취한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중금속이 상어의 체내에 남게 되는 것이다. 

자르고 죽이는 샥스핀, 이제 그만해야 

국제적으로 샥스핀 산업을 멈춰야 한다는 공감대는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야생동식물종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88개국이 상어의 국제거래 금지에 찬성했다. 샥스핀 요리의 원조국가인 중국에서도 정부 공식 연회에서 샥스핀 요리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여러 국가에서는 상어 포획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샥스핀 소비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샥스핀 수입량이 7.7톤에 그쳤지만, 2018년 이후에는 매년 20톤 이상의 샥스핀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샥스핀을 판매하던 호텔도 2021년 7곳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16곳으로 늘어나 상어 지느러미의 소비량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샥스핀 산업은 해양생물종의 멸종뿐만 아니라인권 침해와 노동 착취도 동반한다. 2020년 원양어선인 '롱싱629호'에서는 참치와 상어를 잡기 위해 어선원들에게 하루 18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강요했으며, 병에 걸린 선원이 죽자 바다에 수장시키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 사람, 상어 모두에게 해로운 샥스핀 산업을 중단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멸종위기종인 미흑점상어를 불법으로 포획하고 운반한 사조산업을 규탄하고, 샥스핀을 판매하는 호텔을 대상으로 판매 중단 캠페인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샥스핀에 대한 수요는 이어지고 있고, 동시에 상어의 멸종을 재촉하고 있다. 

▲ 브라질에서 아시아로 밀수출하려던 샥스핀 압수품. ⓒ브라질 환경보호국(BAMA)

소비자 시민의 변화가 상어와 바다를 지킨다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상어 포획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샥스핀 산업에 대한 수요를 줄여가야 한다. 상어 지느러미가 필요한 샥스핀 요리에 대한 소비가 줄어든다면 자연스럽게 상어 포획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샥스핀의 잔혹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높아지고 있어, 2021년 샥스핀 요리를 SNS에 올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사회적인 질타가 이어졌다.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는 호텔을 찾은 시민들도 잔혹하게 포획된 상어의 지느러미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거부반응을 보이는 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상어의 간유와 연골을 사용한 건강 보조제품이나 화장품도 출시되고 있지만 상어 포획에 담긴 환경 파괴와 잔혹성을 인식하는 시민들이 늘어날수록 해당 제품도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시민 개인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는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시민 개개인의 변화가 사회 전체의 변화를 이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잔인하고 반환경적인 샥스핀 산업의 중단을 위해 시민들이 샥스핀 요리 불매행동에 나서주시길 요청한다.

▲ 혼획된 상어의 지느러미만 잘려 말려지고 있다. 그러나 상어 지느러미는 대개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 ⓒ셔터스톡

멸종 위기 상어 지느러미를 8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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