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제럴드 잘트먼 명예교수는 “사람의 사고, 감정, 학습의 95%는 무의식 상태에서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사람은 95%가 무의식 상태에서 소비를 하고 나머지 5%만이 이성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비단 돈뿐만이 아니다. 사람은 몸도 그렇게 소비하고 있다. 몇십 년은 더 알뜰살뜰 써야 하는데 내일은 없는 것처럼 몸을 소비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유난히 혹사당하는 뇌, 간, 목, 눈이 대표적이다.
2023년의 끝이 보인다. 올해도 뇌, 간, 목, 눈은 할 만큼 했다. 다가올 2024년을 위해서 휴식과 재정비가 필요하다. 지치고 상처 입은 뇌, 간, 목, 눈을 쉬게 해주자. 그 자세한 방법을 소개한다.
1. 수고했어! 올해도~피로한 뇌 휴식법
우리는 피로회복을 중요시하는 민족이다. 대한민국에서 피로회복 드링크가 없으면 손님 접대가 안 될 정도다. 또한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기, 안마기도 불티나게 팔린다. 피로회복은 모두의 염원이자 관심사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피로회복제는 푹 쉬는 것이다. 푹 쉬면 대부분의 피로는 저절로 없어진다. 단 뇌는 예외다. 몸의 피로는 풀려도 뇌의 피로는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뇌의 피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그 방법을 알아본다. 【도움말 |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쉼’을 원하는 뇌
월요일 아침, 주말 동안 푹 쉬어서 몸은 가벼워졌는데 머리가 멍하고 무겁다면 뇌의 피로가 덜 풀렸을 가능성이 크다.
뇌에 피로가 쌓이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뇌의 피로로 함께 쌓인다.
둘째, 에너지가 동날 때까지 쥐어짜서 몸을 혹사한다. 몸의 에너지가 고갈될수록 뇌의 피로도 심해진다.
셋째,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않는 것이다. 몸이 쉴 때는 뇌도 쉬어야 하는데 몸은 쉬어도 뇌는 계속 일을 시킨다. 흔히 하는 착각이 오랫동안 눕거나 앉아서 스마트폰을 해놓고 충분히 쉬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SNS, 동영상 시청, 통화 등을 했다면 뇌는 끊임없이 일을 한 것과 다름없다.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은 “뇌가 피로할 때는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한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며 “최근에는 코로나 확진 후 뇌 피로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뇌가 피로하다는 신호들
뇌 피로는 아직 공식적인 의학 용어로 인정받진 않았지만 코로나 후유증 중 하나로 잘 알려진 ‘브레인 포그(brain fog)’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브레인 포그는 마치 머리에 안개가 잔뜩 낀 것처럼 멍하고 탁한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뇌가 피로하면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 어지러움, 현기증을 느끼기도 한다. 뇌에 피로가 쌓이면 잠을 깊게 자기도 어렵다. 얕은 잠을 자면서 잡다한 생각, 근심, 걱정, 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오민철 원장은 “뇌의 피로나 브레인 포그가 만성화되면 퇴행성 신경계 질환이나 치매의 발병률도 상승한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1~2주 이상 머리가 멍하고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뇌의 피로를 풀어주라는 신호로 보고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오민철 원장은 “뇌가 피로해 멍한 날이 계속되면 아침, 점심, 저녁에 한 가지씩만 뇌 피로회복 루틴을 실천해 보라.”고 조언한다.
아침 루틴 | 아침 식사를 꼭 한다. 아침 식사 후 만들어진 포도당은 뇌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쓰여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
점심 루틴 | 점심시간에 30분 동안 산책한다. 해가 떠 있는 점심시간에 가벼운 산책을 하면 눈으로 햇빛이 들어와 행복호르몬이라고 하는 세로토닌의 생산을 촉진해 뇌의 피로 회복과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저녁 루틴 | 11시 전에 잔다.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숙면을 해야 다양한 신경계 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뇌의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민철 원장은 오상신경외과에서 자율신경실조증, 만성 두통, 줄기세포 등을 전문으로진료한다. 구독자가 1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오상신경외과>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 지식인 의학상담 자문의사, 하이닥 건강의학 위촉상담의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 수고했어! 올해도~과로한 간 휴식법
간에게 감정이 있다면 할 말이 참 많을 것이다. 공식적으로 실컷 먹고 마시는 게 허용되는 명절, 회식, 연말에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만 좀 먹어!”라고 소리칠 것이 분명하다.
더는 소화와 해독을 못 하겠다며 파업을 시도할 수 있다. 다행히 간은 완전히 망가지기 전까지는 파업도 안 하고 인내심이 무척 강한 장기다. 우리가 뭘 먹든지 묵묵히 대사하고 해독하는 것을 숙명으로 여긴다.
그런 간에게 이제는 우리가 뭔가를 해줄 때도 됐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더는 미루지 말자. 간의 희생에 보답하고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방법을 소개한다. 【도움말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종영 교수】
나는 간, 지금 떨고 있니?
인내심이 아무리 좋은 간이라도 덜덜 떨 법한 연말이 돌아왔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억눌렀던 모임이 부활할 예정이다. 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기이자 간이 혹사당하기 쉬운 시기다.
간이 하는 일을 찬찬히 살펴보면 모임, 여행, 회식이 많은 연말이 왜 간에게 위협적인 시기인지 알 수 있다. 인체의 모든 기관은 하나하나 중요한 일을 담당하지만 간처럼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기관은 없다.
먼저 간은 대사의 대장이다. 대사는 어떤 물질을 다른 물질로 만들거나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일을 말하는데 간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대사한다. 각종 호르몬을 분해하고 대사하는 것도 간의 몫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해독도 간의 중요한 임무다. 각종 약물, 알코올 또는 독성 물질을 대사시켜서 해독하는 역할을 한다.
간은 면역의 최전방에서도 고군분투 중이다. 외부에서 몸 안으로 들어온 세균, 이물질 등은 혈액을 통해서 일단 간으로 들어와 간의 면역반응을 통해 제거된다.
간이 병들면 큰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종영 교수는 “간이 우리 몸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간에 질병이 생기면 그만큼 우리 몸에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간을 보호하는 생활 습관이 아닌 간을 고생시키고 간의 기능을 떨어지게 하는 생활 습관이 익숙하다.
특히 지방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앞으로 지방간으로 인한 간 질환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종영 교수는 “과음을 하는 습관, 기름지고 단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습관, 운동을 하지 않는 습관 등은 지방간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습관”이라고 설명한다.
간에게 휴식을~7가지 실천법
최종영 교수는 지친 간에게 휴식을 주고 지방간을 예방하는 7가지 실천법을 제안한다. 지금껏 간에게 받기만 해왔다. 이제는 간을 위해 절제하고, 움직이고, 끊어보자.
첫째, 술을 마시고 나서 간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지 말고 술 자체를 마시지 않는다. 술과 관련된 간에 가장 좋은 약은 금주다.
둘째, 꼭 필요한 약 이외에는 먹지 않는다. 약을 해독하느라 간이 지친다. 약을 먹을 때는 신중하게 판단한다.
셋째, 과식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고 해도 그 양이 많으면 간에 무리가 간다.
넷째, 저녁에 단 음식,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을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간에 지방이 쉽게 쌓인다. 야식을 먹고 바로 자는 것도 피해야 한다.
다섯째, 스트레스를 덜 받거나 해소할 방법을 찾는다. 술이나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식사를 하면 폭식할 가능성이 크다.
여섯째, 성분도 효능도 잘 모르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균형 잡힌 규칙적인 식사로 영양을 섭취한다. 건강기능식품 역시 간이 해독해야 한다. 간에게 굳이 안 해도 될 해독을 시키지 말자.
일곱째,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면 지방간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살이 빠지면 지방간은 저절로 좋아진다. 굶어서 급하게 빼지 말고 오래 실천할 수 있는 식이와 운동법을 정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자.
최종영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에서 간암, 간염, 간이식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간 질환 및 간암에 대한 다양한 기초 중개 연구 및 임상 연구를 주도했고 특히 간암의 전신 항암치료 및 간이식 후 면역조절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히며, 대한간암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3. 수고했어! 올해도~뻐근한 목 휴식법
예전에는 그랬다. 지하철을 타면 맞은편에 앉은 사람과 민망하게 자꾸 눈이 마주쳤다. 버스를 타면 새로 생긴 건물이나 상점을 바로 알아챘다. 누군가를 만날 때는 그 사람이 보이자마자 손을 흔들거나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지하철에서 한 명도 눈이 마주치지 않고, 버스를 타도 창밖을 보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이 오는 길을 바라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보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바꿔놓은 게 또 있다. 죄인도 아닌데 다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로 인해 목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목 디스크도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고개를 들 때가 됐다. 죄 없는 죄인에서 탈출하고 목 디스크를 예방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도움말 | 선수촌병원 이동엽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스마트폰을 오래 봤을 뿐인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지만 우리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고개를 숙인다. 고개를 숙인 사람의 손에는 어김없이 스마트폰이 있다. 거기까지는 좋다. 쉽고, 편리하고, 재밌다. 단,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선수촌병원 이동엽 원장은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보면 허리는 약간 구부정하고 목을 앞으로 30~60도 숙이며 시선은 아래에 있는 스마트폰을 향하는 특징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잠깐 동안이 아니다. 스마트폰에 정신을 뺏기면 이 자세를 몇 십분 혹은 몇 시간 동안 유지한다.
이렇게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목과 어깨가 뻐근할 뿐 아니라 목 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목은 무거운 머리를 받치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목에는 이미 짐이 가득 실린 셈이다. 그런데 목을 앞으로 숙일수록 목이 받는 스트레스는 더 증가한다.
이동엽 원장은 “목이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꾸준히 받으면 목 디스크가 급속도로 약해지고 딱딱해지며 금이 가고 조각이 떨어져 나와 결국 디스크를 싸고 있는 섬유륜이라는 주머니를 찢고 탈출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오래 고개 숙인 자의 최후
목 디스크는 디스크 조각이 섬유륜을 찢으면서 탈출하는 것을 말한다. 목 디스크가 생기면 극심한 목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통증 때문에 목을 앞이나 옆으로 숙이기 힘들어 진다. 또 목을 뒤로 젖히려면 목통증뿐 아니라 팔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누웠다가 일어날 때도 너무 아파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동엽 원장은 “목통증이 평소와 다르게 한 달 이상 오래 가는 경우, 목이 불편하면서 어깨(승모근) 또는 등 견갑골에 통증이 생긴 경우, 목통증과 팔 저림이 같이 생긴 경우라면 병원에 가서 목 디스크 문제가 아닌지 진찰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첫째, 스트레칭을 심하게 하지 않는다. 이동엽 원장은 “최근 유튜브를 보고 목을 뒤로 젖히는 신전운동을 따라 하는 사람이 많은데 신전운동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신전운동은 평소에 목이 약하거나 경미한 목 디스크일 때만 좋은 운동이다. 급성 목 디스크로 통증이 심해서 치료 중이거나 경추협착증, 경추척수증 등으로 척추신경이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신전운동을 반복하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거나 척추신경이 상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동엽 원장은 “신전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한 후에 목통증이 심해진다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도한 목 스트레칭은 득보다 실이 많다.
둘째, 자꾸 자세를 바꿔준다.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볼 때 알람을 맞춰두고 30분마다 5분 정도 일어서서 움직이면 목과 허리의 긴장을 푸는 데 매우 좋다.
셋째, 목에 해로운 습관을 피한다. 이동엽 원장은 “엎드려서 책 읽기, 소파에서 자기, 옆으로 누워서 TV 보기는 목에 해로운 대표적인 습관”이라고 강조한다.
넷째, 금연한다. 담배는 모든 디스크의 적이다. 무조건 금연해야 한다.
다섯째,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을 줄인다. 스마트폰을 하면서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란 매우 힘들다. 불필요한 사용을 최대한 줄인다.
여섯째, 방어운전을 한다. 가벼운 접촉 사고에도 목은 큰 충격을 받는다.
일곱째, 허리부터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이동엽 원장은 “척추는 허리에서 시작해서 등을 거쳐 목까지 하나로 연결된 구조”라며 “목만 바른 자세를 취하려고 하면 비효율적이며 허리부터 바른 자세를 해야 등과 목도 바른 자세가 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아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다음의 자세를 따라 하는 것을 추천한다.
① 허리를 똑바로 펴고 앉는다.
② 턱을 몸 쪽으로 가볍게 당겨 목을 앞으로 살짝 숙인다(이 자세에서 모니터를 보면 시선이 모니터 중앙에서 약간 위쪽에 위치한다).
③ 시선에 모니터를 맞춘다(보통은 모니터에 시선을 맞추지만 바른 자세를 유도하려면 모니터의 높이와 화면각을 본인의 시선에 맞도록 조절해야 한다).
이동엽 원장은 선수촌병원에서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척추협착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허절수마 이동엽 원장>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허리, 목 질환의 치료법을 대중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서로는 <누 원장의 허리디스크 절대로 수술하지 마라><누 원장의 척추협착증 해법> 등이 있다.
4. 수고했어! 올해도~뻑뻑한 눈 휴식법
원래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이 되면서 볼 게 훨씬 많아졌다. 새로 태어난 아기 판다도 봐야 하고, 톱스타가 총출동한 영화도 봐야 하고, 어젯밤 놓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도 봐야 하고, 중요한 부분만 짧게 보여주는 유튜브 인기 쇼츠도 봐야 한다. 그러면서 눈이 쉴 틈이 확 줄어들었다. 그만 봐야 하는 걸 알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겨우 스마트폰의 늪에서 벗어나서 눈을 깜빡이면 그제야 눈의 피로가 확 몰려온다. 뻑뻑하고 건조하고 침침하다.
한 번 나빠진 눈은 다시 좋아지기 어렵다. 눈의 피로는 안구건조증 같은 후폭풍을 몰고 온다. 그동안 고생한 눈에 휴식을 주고 눈의 노화를 최대한 늦춰보자. 자세한 방법을 소개한다. 【도움말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김용찬 교수】
연령별로 주의해야 할 눈 질환
눈은 연령별로 주의해야 할 점을 비교적 분명하게 나눌 수 있다. 유아기와 청소년기에는 시력검사를 잘해서 근시, 원시, 난시, 사시 등이 있으면 적절한 조치를 빠르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20~30대는 콘택트렌즈 사용이 늘면서 결막염이 잘 생기고, 시력 교정술을 많이 하므로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김용찬 교수는 “40~50대는 눈물 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고 60대 이상이라면 3대 실명 질환이라고 하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며 “3대 실명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시력 저하는 물론이고 영구적인 시력 상실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스마트폰, 가까이 보면 생기는 일
초등학생부터 백세 어르신까지 스마트폰을 쓰는 세상이 되면서 기존의 눈 질환과 더불어 시력 저하와 눈의 피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 연구에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기기에 노출되면 근시 위험이 약 30% 더 높고, 스마트폰에 컴퓨터 사용까지 추가되면 근시 위험이 약 80%나 증가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눈의 깜빡임이 줄어들어 눈의 피로가 증가하고 충혈되기도 하며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용찬 교수는 “안구건조증이 심하면 안구 표면에 상처가 생기고 이물질이 쉽게 달라붙어 각막염과 같은 각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노안이 생길 나이가 아닌데 노안처럼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이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처럼 가까운 것을 오래 봐서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이 수축하면 이른바 젊은 노안이 생길 수도 있다.
첫째, 스마트폰을 볼 때 중간중간 눈을 쉬어준다.
스마트폰을 보더라도 10~20분씩 끊어서 봐야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김용찬 교수는 “눈을 쉴 때는 10~20초씩 가급적 먼 곳을 초점을 맞춰서 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이때는 눈을 충분히 깜박거리면서 편안하게 바라본다.
둘째, 너무 밝은 화면을 피한다.
화면이 너무 밝으면 눈의 피로도가 올라간다. 밝기를 적당하게 조절한다.
셋째, 밤에 불을 끄고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깜깜한 곳에서 스마트폰의 환한 불빛을 보면 눈이 금방 피로해진다. 휴대폰의 밝은 불빛이 눈에 안 좋다고 알려지면서 휴대폰 환경설정에서 화면을 다크모드로 바꿔서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다크모드는 밤에 불을 끈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봐도 눈부심이 덜하다. 하지만 화면이 어두운 다크모드라도 오랜 시간 보면 눈이 피로해지는 것은 똑같다. 가장 좋은 것은 불을 끄고 나서는 스마트폰을 안 보는 것이다.
김용찬 교수는 인천성모병원 안과에서 녹내장, 백내장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녹내장 진단을 위한 영상 분석 방법 및 장치 특허, 녹내장 억제용 방수 배출 기구 특허 등 다수의 눈 질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