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2기 행정부 인선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검증된 충성파’만 기용할 계획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9일(현지 시간)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전 국무장관)와 니키 헤일리(전 유엔미국대사)는 기용하지 않겠다”고 직접 밝혔다. 자신과 조금이라도 불편한 관계에 있거나 경쟁했던 인사는 철저히 배제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 트럼프, 인사 배제도 SNS로 공개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현재 구성 중인 트럼프 행정부엔 헤일리나 폼페이오를 부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과 함께 일했던 것은 매우 즐거웠고 감사했으며, 그들의 봉사에 감사한다”고 썼다.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특정 인사를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기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트럼프 당선인이 분명한 ‘인사 원칙’을 밝힌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헤일리 전 대사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긴 하다. 그는 그동안 공화당 내에서 반(反)트럼프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을 하긴 했지만 선거 운동에 나서지도 않았다. 경선 과정에서도 사이가 안 좋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헤일리 전 대사를 “새대가리”라고 지칭했으며, 헤일리 전 대사도 트럼프 당선인을 “불안정하고 나약하다”고 맞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헤일리에게 ‘특별한 분노’를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상대적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원만한 관계였다. 일각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폼페이오 전 장관이 지난해 대권 도전을 시사했을 때 트럼프 당선인이 불편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이 기밀 문서 유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에게 압수수색 당하자 이를 비판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서 폼페이오 전 장관이 1차 북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당선인 뒤에서 “완전 거짓말쟁이”라고 조롱했다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인사 배제’에는 최근 ‘트럼프 해결사’로 불리는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이 배후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톤의 개인 홈페이지엔 트럼프 당선인이 글을 올린 날 “헤일리와 폼페이오는 ‘미국 우선주의’를 기만하는 신보수주의자들이라 절대 기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칼럼이 게재됐다.
● “자신을 위한 싸움꾼 될 법무장관 선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과 인수팀은 8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처음으로 공식 회의를 열고 인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히 법무장관과 국방장관, 국토안보장관 인선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법무장관에는 마이크 리 상원의원(공화·유타)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검사 출신인 리 의원은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음모론을 퍼뜨리는 데 앞장섰고, 상원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가장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의원으로 분류된다.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크 파올레타 전 백악관 관리예산실 고문도 후보로 거론된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합법적인 ‘핏불(투견)’이 될 법무장관을 원한다”며 “지시를 따르고 신뢰할 수 있는 충성주의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반이민 정책의 ‘컨트롤 타워’가될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는 1기 때 반이민 정책을 충실히 이행했던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수석고문이나 톰 호먼 전 이민 및 관세 집행국 대행 국장 등이 거론된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국방장관은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공화·앨라배마)과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고 전했다. 상무장관으로는 확고하게 ‘재력가’를 선호한다는 후문이다.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와 린다 맥마흔 미국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전 CEO 등이 유력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