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사람

요즘은 익살과 해학이 넘치는 사람이 인기가 좋습니다. 그 심리를 소소히 살펴보면, 과로한 생활에서 오는 권태감을 확 날려 보내게 하는, 능란한 익살이나 재치 있는 해학을 구사해,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우스개를 잘하고 익살을 잘하는 사람은 마음이 괴로운 사람에게 위안이 되고, 친숙한 존재로 각광 받으며, 신임할 수 있는 미더운 사람으로 대환영을 받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감각이 뛰어나고 감성이 풍부합니다. 억지로 멋 부리거나 흉내 내는 사람이 아니라, 천성적으로 유머러스합니다. 이 같은 사람이라면 기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고, 날마다 유쾌히 보낼 수 있는 편안한 동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단지, 시기와 질투가 많은 인간은 해학이 넘치는 사람을 보고 허위와 위선을 떤다고 비꼬아 조소합니다. 또 허풍과 능청을 떨어 순진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든다며 아니꼬운 눈길도 줍니다. 적의에 가득 찬 이런 인간은 유머와 위트의 차이를 몰라서 항상 무식하게 삽니다.

해학 있는 사람이 발산하는 말은 불 같이 화끈해 어딘가 부드러운 맛이 없지만, 익살 있는 사람은 평범한 분위기를 만들어 조금 말랐던 화초에 물을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우스개 피우는 사람은 절대로 남의 허물을 함부로 들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지에 찬 사람은 날카롭고 무자비합니다. 그래서 기지가 많은 사람은 그만큼 민감하고 예리하며, 해학적인 사람은 봄의 따뜻한 기운과 같이 부드러운 기질을 갖고 있습니다.

재치는 승부를 위해 적대감을 내뿜을 수 있습니다. 가시 돋친 말은 상처를 남깁니다. 해학은 반대로 안락한 평화를 수호합니다. 날씨에 견주어 보면, 위트는 가을처럼 쌀쌀하고 서리발치며, 유머는 봄날처럼 부드럽고 초록색을 냅니다. 물에 비기면 위트는 사나운 홍수와 같고, 유머는 잔잔한 호수와 같습니다. 위트는 삶의 본질을 과감히 폭로하지만, 유머는 가벼운 우스개로 허물을 덮어줍니다.

위트는 하늘을 가르는 수리개 날개라면, 유머는 옥 굴리는 꾀꼴새입니다. 위트는 함정일 수도 있지고, 유머는 꽃피는 화초입니다. 위트는 평가에는 정확하고 분명하지만, 유머는 칭찬에는 너그럽고 아낌이 없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위트는 상처를 남길 수 있지만, 유머는 영원히 환영을 받는 대상입니다. 유머는 가벼운 농담에 공감하지만, 위트는 말끝에 신경을 도사리고 맞받아 공격합니다.

평소에 싹싹한 사람은 우스개에 익숙하고, 평소에 냉철한 사람은 기지에 능숙합니다. 총적으로 소변인(笑辯人)은 우스개와 기지를 가져다주는 삶의 대변인입니다.

岳岩執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