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한 몸이 심한 갈증을 느낀다면, 한의학에서는 당뇨병, 또는 소갈증(消渴症)이라 합니다. 즉,
소갈은 음(陰)이 몹시 허해 생긴 조열(潮熱)이 음액(陰液)을 소모시켜 생기는 증상이지요. 그리고 잘못된 음식습관, 강한 정신적 자극,
신정(腎精)의 지나친 방출 등의 원인으로 장부(臟腑)에 몰리고, 신(腎)의 고삽(固澁)기능이 약해져 소변양이 급격히 증가되면서
정미물질(精微物質)이 빠져나간답니다. 합병증이 오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어요.
게다가 높은 혈압은 심장, 뇌,
신장, 눈 등에 부하를 증가시켜 심비대를 유발하고 심혈관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킵니다. 따라서 협심증, 심근경색, 부정맥, 심부전 등이 나타나지요. 심지어 뇌혈관의 출혈, 동맥경화로 말미암아 뇌졸증을 불러와요.
보다싶이 나는 상술한 당뇨와 고혈압을 동시에 갖고 있어 심근경색, 뇌졸증, 말초동맥질환 등 발병
위험이 아주 높은 상태입니다. 나는 이
두가지 병의 발병원인과 치료과정,약물복용과 음식요법에 대해 종류별로 분류해 놓았어요.
어려서부터 주식(主食)인 입쌀만 고집했고, 잘못된 식습관으로 말미암아 다식(多食), 다음(多飮),
다뇨(多尿)라는 병이 생겼고,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자극에 견뎌내지 못하고 결국 당뇨병와 고혈압이라는 진단을 받고 장기간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달 동안 줄곧 나의 손등에 꽂혀있는 주사바늘이
부단히 투명한 액체를 규칙적으로 혈관에 주입해요.
눈썹에서 떨어진 병마가 나몰래 몸에 침투해 서식하면서 마침내 살벌한 "침묵의 살인자"로 원형을
노출했어요. 나는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었습니다. 가슴과 심장 밑의 오장육부에서는 생로병사가 엄습하고 군림합니다.
또한 드럼을 치고 나팔 불면서 "사망추모곡(死亡追慕曲)"을 미친듯이 연주해대요.
천층만층 구만층의 희노애락의 감정공세에 시달려 정서가 늘쌍 불안했습니다. 죽음에 투항해 식음을
전폐하고 다가올 장엄한 날만 기다렸던 나, 얼마나 한심하고 어리석은가요? 생사의 주재자인 지옥사자가 하루빨리 사형판결하기만 학수고대하면서
불면불휴했습니다. 맥풀린 눈빛으로 달빛 처량한 유리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시때없이 습격하는 공포에 질려 나는 수문을 죄다 열고 눈물을
한바탕 방류했어요. 언녕 인간의 필수인 도고한 존엄을 상실했던거예요.
이렇듯 무수한 사선을 위험하게 넘나들고, 죽음의 고비에서 위태롭게 방황하던 나에게, 드디어 위대한
기적이 탄생했습니다. 한 달 열을 만에 구사일생으로 병마에서 탈출되는 일비일희의 극장면이 연출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