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李逵)는 중국의 “수호전(水滸傳)”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108성 중 22위이자 천살성(天殺星)에 해당한다. 별명은 흑선풍(黒旋風) 또는 철우(鐵牛)이며 천살성(天殺星)에 상응한다.
원래 기주(沂州) 기수현(沂水縣) 백장촌(百丈村) 사람으로 사람을 때려죽이고 고향을 떠나 강주(江州)로 흘러들어왔다. 나라의 사면은 받았으나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종(戴宗) 휘하의 소노자(小虜子: 옥졸)로 있었으며 철우(鐵牛)라고도 불린다.
대종(戴宗)의 소개로 송강(宋江)을 알게 되고 송강을 대접하기 위해 노름판을 갔다가 돈을 모두 잃어 말썽을 일으키고 싱싱한 고기를 얻으러 갔다가 장순(張順)과 시비가 붙어 송강과 대종의 가슴을 놀라게 하였다. 이후 송강이 심양루(潯陽樓)에 반역의 시를 써 옥에 갇히자 지극정성으로 그를 돌보다가 일이 꼬여 송강과 대종이 참수(斬首) 당하게 되자 숨어있다가 뛰쳐나와 사람을 마구 죽였다. 양산박(梁山泊) 사람들과 함께 송강, 대종을 구출한 뒤 양산박에 들었다.
이후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양산박(梁山泊)으로 오려 하였으나 호랑이에게 어머니를 잃고는 분개(憤慨)하여 칼 한 자루로 수호랑이와 암호랑이, 새끼호랑이 두 마리를 합쳐 네 마리를 죽이니 마을 사람들이 그를 크게 대접(待接)하였으나 가짜 흑선풍 노릇을 하다 이규(李逵)에게 죽음을 당한 이귀(李鬼)의 아내가 그를 알아보고 일러바치는 바람에 붙잡히게 되었다. 주귀(朱貴)와 주부(朱富)가 몽혼약(曚昏藥) 탄 술을 도두 이운(李雲)과 병졸들에게 돌려 그를 구해내어 돌아갈 수 있었다.
이규(李逵)는 기주(沂州) 기수현(沂水縣) 백장촌(百丈村) 출신으로 두 자루의 도끼를 쓴다. 피부가 검고 힘이 세서 흑선풍(黑旋風) 또는 철우(鐵牛)라고 불렸다. 공식적으로 무예를 수련(修練)했다는 기록은 없다. 순진하고 머리가 나쁘며 사물을 깊게 생각하지 않고 참을성이 부족하다. 의로운 일에는 발 벗고 나서지만 선악의 개념이 모호(模糊)하여 닥치는 대로 살인을 저지른다. 양산박 최고의 사고뭉치이다.
고향에서 사람을 때려죽이고 강주(江州)로 피신하였고 사면령(赦免令)을 받은 후에도 대종 밑에서 소노사(小虜子)로 강주에 눌러앉았다. 송강(宋江)이 강주로 유배되자 대종(戴宗)과 함께 그를 대접하게 되었다. 성격이 급한 이규는 송강을 대접하기 위해 노름판에 갔으나 다 잃은 뒤 행패를 부렸고 함께 모인 주점(酒店)에서 매운탕 고기가 작다는 이유로 마을 부둣가를 찾아가 쑥대밭을 만든다. 이때 생선 도매상이던 장순(張順)을 만나 한판 벌이고 송강에 의해 싸움이 중지된다. 땅에서는 이규가 이겼지만 뒤이어 물속에서는 장순에게 꼼짝도 하지 못하였다.
송강(宋江)이 반역시를 쓴 죄로 강주(江州) 감옥에 투옥되자 그를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 송강이 대종(戴宗)과 함께 사형에 처하게 된 날 양산박(梁山泊)과 함께 힘을 합쳐 송강을 구해내고 양산박에 들어간다. 얼마 후 공손승(公孫勝)이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것을 보고 이규도 자신의 어머니를 보기 위해 하산한다. 집에 가던 중 자신을 흉내 낸 이귀(李鬼)를 만나 혼줄을 내준 뒤 한 여인이 살고 있는 집에 묵게 되었다. 그러나 이 집에 살고 있던 여인은 바로 이귀의 아내였다. 이귀의 아내는 이귀가 집에 도착하자 이규가 집에 있는 것을 이귀에게 알렸고 즉시 몽혼약(曚昏藥)을 타 이규를 죽이자는 작당을 하였다. 그러나 이를 엿듣고 있던 이규는 바로 달려 나가 이귀를 단 칼에 죽였지만 이귀의 아내는 잡지 못했다.
이규(李逵)는 드디어 백장촌(百丈村)에 도착하여 어머니와 형 이달(李達)을 만난다. 이규는 어머니에게 관직(官職)에 있으나 같이 갈 것을 제안하였으나 이달은 그것이 거짓임을 알아채고 마을사람들과 함께 이규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집에 도착(到着)하고 보니 이규와 어미는 보이지 않고 탁자(卓子)엔 은자 한 냥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규는 어미와 함께 기령 고개를 넘던 중 잠깐 물을 구하러 간 사이 어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온 사방(四方)을 돌아다닌 이규는 작은 굴에서 호랑이 새끼가 자신의 어미를 뜯어먹는 것을 발견한다. 눈이 뒤집혀진 이규는 단 칼에 호랑이 새끼를 죽이고 뒤이어 등장(登場)한 어미 호랑이들도 죽여 버린다. 이 일이 알려지자 그 지방 수령이 이규를 영웅으로 떠받들어 대접하였고 도망간 이귀(李鬼)의 아내가 이규를 알아보는 바람에 붙잡히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들은 양산박은 주귀(朱貴), 주부(朱富) 형제로 하여금 이규를 호송할 청안호(靑眼虎) 이운(李雲)에게 몽혼약(曚昏藥)을 탄 술을 먹인다. 이운과 그의 부하들은 그대로 쓰러졌고 이규는 구출되었다.
축가장(祝家莊)과의 싸움에서 사로잡힌 축표(祝彪)를 죽여 버리고 주동(朱仝)이 돌보던 아이를 죽였으며 시진의 장원에서 은천석(殷天錫)을 때려죽이는 등 무자비한 살인을 저지른다. 고당주(高唐州) 공략을 위해 산채를 떠난 공손승(公孫勝)을 데려오려 스승 나진인(羅眞人)을 죽이려다 법술에 된통 당하게 된다. 108호걸이 모인 후 보병두령이 되어 선봉대장(先鋒隊長)으로 활약하였다. 포욱(鮑旭), 항충(項充), 이곤(李袞)과 함께 활동하여 포욱과 이규(李逵)가 적을 베어 나아가면 항충과 이곤이 이들을 방패로 보호하였다. 조정 귀순에 회의적인 인물 중 하나로 송강(宋江)이 송나라의 천자가 됬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으나 결국 송강의 귀순(歸順)을 따랐다.
이규(李逵)의 별호는 흑선풍(黑旋風)이고 고향에선 철우(鐵牛)란 별명으로 불렸다. 별명 그대로 거무칙칙한 사내다. 그리고 천강성 36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천살성(天殺星)이다. 무협지(武俠志)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천살성 한 마디면 설명 끝인 인물이다. 다시 말해 살육(殺戮)에 미친 괴물이다. 수호전 내에서도 공격형(攻擊型)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관련 이야기가 많고 비중이 높지만 행동하는 수준이 상당히 개차반이기 때문에 과연 주인공급으로 어울리는 인물인지에 대해 논란(論難)이 많다. 나름 송강(宋江)과 대종(戴宗)에게 충성하고 어머니를 죽인 호랑이는 그 씨를 말려버릴 정도로 효성이 지극하며 용맹(勇猛)함에 있어서 수호지 등장인물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며 의외로 천진난만(天眞爛漫)하고 순수한 면모도 있지만 살육에 미친 괴물인 탓에 이런 특징들이 전부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후술(後述)되는 내용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수틀렸다 싶으면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 때리고 죽이는 포악(暴惡)함 때문에 나름 이런 저런 사고를 많이 쳐 봤던 양산박의 동료들조차 넌덜머리를 낼 정도다.
물론 양산박에 모인 호걸들 중에서 극악무도(極惡無道)한 살인자들은 많다. 심지어 죄의식도 없이 사람고기 장사하던 자들도 여럿 있다. 그러나 그들과 이규(李逵)의 차이점은 그냥 욱해서 원한이 있어서 원래 살해대상은 다른 인물이지만 불똥이 주변에 튀어서 하다 못 해 생계수단(生計手段)으로 등등 변명이나 목적이 있는 반면 이규는 살인 그 자체가 목적(目的)이고 기쁨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강주(江州) 유배소에서 옥졸 노릇을 하고 있는데 고향에서 사람을 때려죽이고 강주로 흘러왔다. 감옥의 상급자가 바로 신행태보(神行太保) 대종(戴宗)이었는데 대종의 소개로 유배당한 송강(宋江)과 안면을 익힌다. 송강과 처음으로 만나는 단 1화에서부터 여러 번이나 대형사고(大型事故)를 쳤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송강(宋江)과 안면을 익히기 직전에 이규(李逵)의 첫 등장신이 난동(亂動)이었다. 송강에겐 담보(擔保)를 잡히고 돈을 빌리는 와중에 시비가 일었다고 둘러댔지만 사실은 노름하려고 끗수를 뜯는 중이었다. 거기다 초면에 송강을 '시커먼 놈'이라고 불렀다.
2. 송강(宋江)이 은자 열 냥을 빌려주자 도박장(賭博場)으로 달려가서 딴엔 열 냥을 도박으로 크게 불려서 송강을 대접(待接)하겠다는 되도 않을 꿈을 꿨지만 당연히 몽땅 털렸다. 그러자 도박판을 뒤집어엎고 노름꾼부터 문지기까지 눈에 띄는 사람을 모조리 때려눕힌 다음 판돈을 몽땅 들고튀었다. 당연히 나중에 의로운 송강이 약값까지 다 물어줬다.
3. 술집 주인이 '쇠고기가 다 떨어져서 양고기밖에 대접해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하자 먹다 남은 국물을 주인의 면상에 뿌렸다. 그 이유는 '내가 쇠고기만 먹는 것처럼 말을 돌려서 양고기는 안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주인은 이규(李逵)에게 겁을 먹었고 또 송강(宋江)이 달래어 다행히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4. 주점(酒店)에서 술을 먹다가 신선한 생선 요리가 없자 손수 생선을 조달(調達)하러 어장에 갔다. 그런데 아침이어서 아직 배가 들어오지 않았던 터라 어부들이 거절(拒絶)했고 뱃일을 알 턱이 없으니 어장을 초토화(焦土化)시키고 악이 난 어부(漁夫)들이 덤비자 당연히 때려눕혔다. 덕분에 천강성 36명 가운데 한 사람인 천손성(天損星) 낭리백도(浪里白跳) 장순(張順)과 대판 싸웠다. 첫 합은 맨땅에서 이겼지만 두 번째 합은 배 위에서 싸우다가 물먹고 발렸다. 그래도 또 송강(宋江)이 나서서 말린 덕분에 살았다.
5. 대종(戴宗)과 송강(宋江) 덕분에 장순(張順)까지 끼어서 다시 술을 마시는데 노래를 파는 여인이 와서 노래를 불렀다. 마침 이규(李逵)가 뭔가 말하려는 참에 일동 노래를 듣느라 대화의 맥이 뚝 끊겼고 열 받아서 여인 이마를 손가락으로 콱 찔렀다. 여인은 얼굴이 흙빛이 되어 쓰러졌고 천행 목숨은 건졌다. 이마의 살이 좀 벗겨지고 졸도(卒倒)했을 뿐이다. 거기에 사과랍시고 했던 말이 '손가락으로 툭 찔렀는데 할멈이 자빠졌으니 낸들 어쩌겠소? 성이 나면 내 따귀를 백 대라도 때리쇼.'라는 적반하장격(賊反荷杖)의 말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너무 어이가 없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정도로 그치면 그냥 좀 짜증나는 민폐 인물이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강주(江州)에서 송강(宋江)과 대종(戴宗)을 구출할 때부터 괴물(怪物)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양산박과는 별개로 혼자 송강의 구출(救出)에 나섰는데 "백성은 해치지 말라"고 조개(晁蓋)가 말리는데도 애먼 민간인을 포함하여 닥치는 대로 죽인다. 심지어 사람을 마구 죽여 놓고서도 별 죄책감(罪責感)도 없이 마음껏 다 죽이니 속이 시원하다면서 웃는다. 또한 전투에 출전(出戰)하면 이해관계 식별능력(識別能力)이 사라진다. 아군이고 적군이고 보이는 대로 다 쳐 죽인다. 이게 한 번 나오는 묘사(描寫)도 아니라 이규(李逵)가 전투에 나서기만 하면 피칠갑은 기본이요, 적아구분(敵我區分) 안 하고 근방에 있기만 하면 다 죽이는지라 아군 병사들이 이규를 두려워한다는 묘사가 끊임없이 나온다. 이 정도면 단순히 분노조절장애(憤怒調節障礙) 수준을 넘어 살인을 즐기는 사이코패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지살성의 한지홀률(旱地忽律) 주귀(朱貴)와 고향이 같다. 둘 다 기주(沂州) 기수현(沂水縣) 출신이다. 그래서 이규(李逵)가 어머니를 모시러 간다고 할 때 주귀가 감시역(監視役)으로 이규에게 붙기도 한다. 형을 따돌리고 어머니를 데려오는 중에 어머니께서 물을 찾으니 물을 찾아서 떠 왔건만 그 동안에 어머니는 호환을 당한다. 그리고 열 받아 악이 받친 이규(李逵)는 산으로 쳐들어가서 호랑이 씨를 말려버렸다. 돌아오는 길에 정체가 들통 나 잡혔는데 주귀가 호송단(護送團)에게 몽혼약(曚昏藥)을 먹여 졸도시키고 이규를 구해낸다. 이때 몽혼약을 먹고 뻗어 저항(抵抗)도 못 하는 이운(李雲)을 제외한 호송단에게 대들어 목을 썩둑썩둑 잘라댄다.
그리고 식인(食人)을 즐겨 하는 장면이 나온 얼마 안 되는 인물이다. 황문병(黃文炳)을 잡아 죽일 때에 '살이 통통하니 고기를 저며 구워먹으면 맛있겠다'고 하며 선뜻 나섰다. 그리고 어머니를 찾아가는 길에 자신을 사칭(詐稱)해 여행자들의 돈을 빼앗는 이귀(李鬼)를 만나 싸움을 벌였다가 노모를 봉양(奉養)한다는 말에 한 번은 살려주는데 거짓말임이 들통 나고 아내랑 같이 자신을 죽이려하자 악이 나서 바로 죽인 다음 시체를 구워먹었다. 도망간 이귀의 아내도 나중에 관가에 신고(申告)한 죄로 추격해서 죽였다.
축가장(祝家莊)과의 싸움에서 호삼랑(扈三娘)이 송강을 잡으려고 하자 쌍도끼를 휘두르며 나타나 송강을 구한다. 그 뒤 축가장이 함락되고 축표(祝彪)가 호가장(扈家莊)으로 달아나자 쫓아간다. 호삼랑의 가족인 호가장 일가가 양산박에 투항한 것을 알면서도 호삼랑의 오라비인 호성(扈成)이 축표를 붙잡고 있었다고 일족을 다 썰어버렸다. 호가장을 썰어버린 일에 대해서는 송강(宋江)도 불같이 화를 냈다. 이때 송강은 군령(軍令)을 어긴 죄로 처형해야 하나 축씨 아들 두 명의 목을 가져온 공이 있으니 그걸로 갈음하겠다며 참작(參酌)해줬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것보다 더 흉측한 범죄도 저질렀으니 바로 미염공(美髥公) 주동(朱仝)을 양산박에 끌어들이기 위해 그가 돌보고 있던 상관의 어린 아들을 도끼로 토막 쳐 죽여 버린 것이다. 사실 이것은 주동을 함정에 빠뜨려 양산박에 투항(投降)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위해 송강(宋江), 오용(吳用), 뇌횡(雷橫)이 함께 짠 계략이라 이규(李逵)만 욕을 먹는 것은 억울할 수도 있으나 그렇다 해도 아무 죄 없는 어린이를 굳이 잔인(殘忍)하게 살인한 점에 있어서는 변명(辨明)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주동은 자신을 높이 봐준 다른 양산박 인물들을 우대했으나 이규는 보이기만 하면 쳐 죽일 듯이 덤벼들고 일절 상종(相從)도 하지 않을 정도로 증오했다.
이 일 때문에 주동이 양산박에 가는 대신 이규는 시진의 집에 묵게 된다. 그러나 시진(柴進)의 숙부인 시황성이 은천석(殷天錫) 때문에 죽고 시진이 숙부의 장례를 치르며 시황성의 사정을 듣고 은천석을 죽이겠다고 하자 시진이 단서철권(丹書鐵券)의 힘으로 법대로 은천석을 따질 테니 이규에게 가만히 있어달라고 한다. 그러자 이규가 "조정의 약속을 어찌 믿습니까? 그런 것이 제대로 지켜졌다면 천하가 이렇게 어지럽지도 않을 겁니다. 전 뭐든지 먼저 해치우고 생각은 나중에 합니다. "라고 하며 핵심(核心)을 찌르는 말을 한다. 그 때 은천석이 무리를 이끌고 나타나 집을 비우라고 하자 이규가 성질을 참지 못하고 은천석을 때려죽인다. 이 때문에 시진은 이규를 양산박으로 돌려보내고 이규가 저지른 짓을 죄다 뒤집어 써 옥에 갇히게 된다. 이 일 때문에 이규가 책임감을 느낀 건지 공손승(公孫勝)을 데리러 가는 대종(戴宗)과 동행을 하고 고당주(高唐州)를 함락시키고 우물에 갇힌 시진(柴進)을 구하기 위해 직접 우물 안에 들어가 시진의 생사를 확인하고 시진을 구한다. 그런데 탕륭(湯隆), 초정(焦挺), 포욱(鮑旭)을 포섭한 사람도 바로 이규이다. 특히 탕륭은 서령(徐寧)을 얻을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의외로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났을지도 모른다.
요나라의 전호(田虎), 왕경(王慶), 방납전(方臘戰)에서 보군 두령답게 크게 활약한다. 전호전에서 다들 새해를 맞아 술을 마시던 도중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천지령이라는 곳에서 신선을 만나 그 신선으로부터 '전호를 무찌르려면 경시족(瓊矢族)과 맺어라'는 의미의 말을 듣는다. 꿈에서 깨어난 이규는 송강에게 꿈속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준다. 송강(宋江)이 진군해 천지령에 도달하자 송강에게 꿈에서 봤던 곳이라고 알려준다. 교도청과의 싸움에서 경공의 충고를 무시하고 쌍도끼를 휘두르며 돌진하다가 교도청의 도술(道術)로 사로잡히고 만다. 방납전에서는 습지가 좀 많은 지역이라서 중반부까지 활약했다. 한도(韓滔), 팽기(彭玘)를 죽인 고가립과 장근인의 목을 가져오는 활약을 했다.
수호지(水滸志)에 나오는 인물들이 대부분 사실상 악인이긴 하지만 그래도 목적과 이유가 있어서 일을 벌이는 반면에 이규(李逵)가 저지르는 일에 목적과 이유가 불분명한 게 많다. 아니 있기는 있다.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무력(武力)을 본다면 작중에서 상위권(上位圈)에 들만큼 뛰어나다. 이규가 싸우는 장면들은 호쾌하긴 한데 여느 군담소설(軍談小說)의 장군처럼 멋진 이미지가 아니고 도끼를 휘두르며 돌진(突進)해서 온몸에 피 칠갑을 한 그런 인물이다. 그리고 정작 '힘'이 장사지만 '기술'이라는 면에서 부족해서 연청(燕靑)이나 초정(焦挺)에게 씨름에서 발려버리는 굴욕적(屈辱的)인 장면의 존재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싸우는 모습은 그냥 말도 안타고 적진으로 돌격하니 더욱이 양산박에서는 보병군 두령 위치인데 말이다.
대신 타격력에 대한 저항력(抵抗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지 경영이 던지는 돌팔매의 첫발은 그냥 멍만 들고 두 번째를 맞고도 이마에 피를 흘리면서도 참고 돌격한다. 물론 다리에 화살 맞으면 어림도 없다. 그나마 방패수인 항충(項充)과 이곤(李袞), 그리고 상문신(喪門神) 포욱(鮑旭)이 합류한 이후로는 그들과 조를 짜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다소 안전하게 돌격(突擊)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방납(方臘)과 싸울 때 이규(李逵)의 돌격 때문에 차례대로 포욱, 이곤, 항충이 사망한다.
어쨌든 수호지 전체를 통틀어 무기를 들고 싸울 경우 이규(李逵)는 진 적이 없으며 그 때문인지 수호지(水滸志)에서는 완력 자체만 높고 보면 노지심(魯智深)과 동급이고 무송(武松), 임충(林冲), 양지(楊志) 등 수호지 일대일싸움 장면에서 최고급으로 등장하는 장수(將帥)들보다도 높다. 단 수호지 시리즈는 삼국지 시리즈와 달리 무력이 아니라 완력과 기량으로 세분된 수준에 의해 전투능력(戰鬪能力)이 결정되고 이규(李逵)는 기량이 50대로 비교적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완력과 기량을 겸비한 임충, 양지 등에 비하면 전투능력이 약한 인물이다.
그러나 워낙 앞뒤 없이 돌진하는 인물이라 작중에서 두 번이나 포박당한 적이 있다. 첫 번째는 요나라 전에서 올안광의 태을혼천상진에 걸려 잡혀 올안광의 아들인 올안연수와 교환(交換)되었고 두 번째는 교도청과 싸울 때 항복했던 경공, 당빈이 말리지만 그걸 듣지 않고 교도청의 요술에 걸려 포욱(鮑旭), 이곤(李袞), 항충(項充), 덤으로 이규(李逵)를 구출하려고 했던 당빈까지 붙잡혔다. 그 덕에 송강(宋江)은 매일 걱정했고 교도청전에서 오용(吳用)의 말을 듣지 않고 가다가 교도청의 요술에 걸려 유당(劉唐), 무송(武松), 노지심(魯智深)이 붙잡힌 상황이 발생했다. 그나마 교도청은 귀순(歸順)할 의지가 있어서 포로들은 죽지 않았지만 말이다.
본바탕은 순진하다곤 해도 분명 살육(殺戮)에 미친 괴물이건만 정작 당시 민중의 불만이나 바람이 이규(李逵)라는 개성에 투영(投影)되었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실제로 민중들 사이에서의 인기는 대단히 좋았다. 다행히도 말기에 죽었지만 말이다. 여기에 효자(孝子)였다는 점도 한 몫 하는 듯하다. 단순히 이규 본인이 어머니에게 효성(孝誠)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을 사칭(詐稱)하고 강도짓을 하는 이귀(李鬼)도 노모를 봉양(奉養)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살려줄 정도이다. 유교(儒敎)에서 "백가지 선에서 효도(孝道)가 우선이다"고 주장한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판본에 따라 다르지만 최초의 살인은 탐관오리(貪官汚吏)가 세금체납(稅金滯納)을 빌미로 자신의 어머니 빰을 때리자 그 탐관오리를 맨손으로 때려죽인 것이다.
공손승(公孫勝)의 스승인 나진인(羅眞人)은 이규(李逵)에 대해 "사람들의 죄가 많아 이규로 하여금 살인을 저지르게 하고 죗값을 치르게 함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요는 이규의 살인은 천살성(天殺星)의 심판이라는 의미. 그러나 나진인의 평은 반만 맞았다. 공손승을 데리러 왔을 때 이를 막다가 이규의 도끼에 머리가 쪼개졌고 시중을 들던 동자(童子)도 머리가 잘려 죽었다. 물론 나진인은 도력이 강한 선인(仙人)이라 실제로 그가 벤 것은 조롱박을 자신인 것처럼 꾸민 미러 이미지였고 또 살육에 미쳐 날뛰는 이규를 도술(道術)로 관광 태우다가 풀어줬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양산박 호걸들을 초무(招撫)하러 조정의 첫 번째 칙사(勅使)가 왔을 때 혼자 들보 위에 숨어 있다가 칙사가 들고 온 조서(詔書)를 찢고 그를 수행한 장간판을 때리면서 "너의 황제도 성(姓)이 송씨고 우리 형님(宋江)도 성이 송씨다."라는 말을 했는데,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하자면 북송은 송씨(宋氏)가 세운 것이 아니고 조씨(趙氏)가 세운 것이다. 조선은 조씨가 세운 것이라고 오판(誤判)하는 것과 비슷하다. 108인이 모두 모인 뒤에는 양산박의 보병두령(步兵頭領)으로 활약하였으며 많은 장수들이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살아남아 송강을 보필(輔弼)했다.
방납(方臘) 토벌 이후 진관 윤주(潤州) 도통제(都統制)로 봉함을 받았고 송강이 간신(奸臣)들의 음모(陰謀)에 빠져 독주를 마시고 죽어갈 때 '내가 죽으면 이놈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송강이 이규(李逵)도 독이 든 어주(御酒)를 마시게 해 함께 죽어간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어이없이 독약(毒藥)을 먹인 송강을 원망(怨望)하지 않았고 '살아서는 형님을 모시는 사람이었으니 죽어서도 형님을 모시는 귀신이 될 거요'라며 죽음을 받아들인다. 대신 원망을 당한 사람은 송휘종(宋徽宗)인데 그 녀석은 이런 놈이라서 당연히 원망을 당해 마땅하지만 함께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하고 송강도 이규에게 "요아와"라는 지형이 양산박(梁山泊)과 비슷한 곳이라서 거기서 묻자고 한다. 송강(宋江)이 죽고 이규도 죽을 때 유언으로 "날 형님처럼 요아와(蓼兒洼)라는 곳에 묻어달라"고 말하고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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