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보채(薛寶釵)는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紅樓夢)의 여주인공이고 금릉십이차(金陵十二釵)이며 가보옥(賈寶玉)의 이모인 설부인의 딸이자 설반(薛蟠)의 여동생이다. 주인공인 가보옥(賈寶玉)과는 외종사촌 누나가 된다. 대관원(大觀園)에서의 거처는 형무원(蘅蕪院)이며 호는 형무군(蘅蕪君)이다. 금릉십이채(金陵十二釵)에서 임대옥(林黛玉)과 더불어 첫머리에 꼽히는 인물이다.
또 다른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임대옥(林黛玉)과는 대조적인 여성관(女性觀)을 가진 인물로 임대옥(林黛玉)이 병약하고 가늘한 느낌을 주는 미인(美人)이라면 이쪽은 건강하고 풍만한 느낌의 미인이다. 특히 피부가 새하얗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特徵)인데 정작 본인은 자신의 풍만한 신체가 콤플렉스이다. 성격 역시 톡 쏘는 임대옥(林黛玉)과는 다르게 굉장히 둥글둥글하여 녕국부(寧國府), 영국부(英國府)의 모든 사람들과 매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작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임대옥(林黛玉)과 비견(比肩)되는 여성으로 각자 서로 정 반대되는 미모, 성격 및 가치관(價値觀)을 지닌 개성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매우 검소하며 단아하지만 이런 검소(儉素)함에 맞지 않는 사치(奢侈)스러운 금팔찌 하나를 갖고 있다. 이 금팔찌는 그녀가 과거에 어떤 중에게 받은 것으로 후일 옥을 가진 사내와 맺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금팔찌에는 가보옥(賈寶玉)이 가진 통령보옥(通靈寶玉)과 마찬가지로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런 설보채(薛寶釵)와 가보옥(賈寶玉)의 인연을 '금옥량연(金玉良缘)'이라 부른다.
4대 가문 중 하나인 설씨 집안의 자녀지만 부친이 일찍이 돌아가시고 친오빠인 설반(薛蟠)이 가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세가 점차 기울자 이모이자 가보옥(賈寶玉)의 모친인 왕부인의 권유로 영국부(英國府)로 들어와 가보옥(賈寶玉)을 포함한 형제자매들과 생활을 시작한다. 본래는 설반(薛蟠)의 말에 의하면 궁에 입궐시켜 귀비(貴妃)로 들이기 위해서 금릉(金陵)까지 올라왔다는데 이 설정은 판본에 따라서는 그냥 잊혀지는 경우도 많다. 어찌됐든 첫 등장부터 임대옥(林黛玉)과 비견(比肩)되면서도 상반되는 매력으로 주변의 이목(耳目)을 끌었으며 특유의 둥글한 성격으로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임대옥(林黛玉)보다 더 낫다는 말까지 듣는다. 때문에 초반부터 후반까지 임대옥(林黛玉)에게 견제를 받는 일이 꽤나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정작 설보채(薛寶釵) 본인은 작중에서 적극적으로 가보옥(賈寶玉)에게 어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이는 설보채(薛寶釵)의 여성관이 전형적인 현모양처(賢母良妻)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설보채(薛寶釵)의 여성관은 가정과 왕부인을 포함한 많은 영국부의 어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고 마지막에 사태군(史太君)과 왕부인이 가보옥(賈寶玉)의 배필로 임대옥(林黛玉)이 아닌 설보채(薛寶釵)를 선택하는 것에 매우 큰 영향(影響)을 준다.
하지만 가보옥(賈寶玉)과 맺어졌음에도 정작 가보옥(賈寶玉)이 진정으로 원했던 여성은 설보채(薛寶釵)가 아닌 임대옥(林黛玉)이었고 그녀의 혼인 생활은 가보옥(賈寶玉)이 출가하자 가보옥(賈寶玉)과의 사이에 난 유복자(遺腹子)를 홀로 키우는 신세가 되는 것으로 불행(不幸)한 끝을 맺게 된다.
일반 독자의 눈에 설보채(薛寶釵)는 홍루몽의 제일 숙녀이고 박학(博學)하며 도량이 넓고 고귀하며 여러 꽃들 중의 여왕인 모란(牡丹)에 해당한다. 그리고 성격도 아주 부드럽고 성숙되었으며 예의를 알아 임대옥과 같은 무리와 같이 철없는 여자아이가 아니었다. 그래서 설보채(薛寶釵)는 '홍루몽'에서 성격상의 결점이 가장 적은 여자의 한 명이다. 성격상 결함(缺陷)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속의 사람들이 이해하고 양해(諒解)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독자가 본 설보채일 뿐이다. 그러나 작자인 조설근(曹雪芹)의 붓끝에서 그려진 진정한 설보채(薛寶釵)는 그렇지 않았다. 설보채(薛寶釵)는 숙녀인가 아닌가? 그녀는 봉건도덕상의 숙녀표준(淑女標準)에 부합하는 게 아닌가?
필자가 보기에는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습인(襲人)은 왕부인이 이홍원(怡紅院; 가보옥의 거주지)에 심어놓은 밀정(密偵)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잊어버린 것이 있다. 가보옥(賈寶玉)의 거주지에 있는 시녀는 실제로 전부 가모(賈母)가 파견(派遣)했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렇다면 그중에는 자연히 가모(賈母)의 '밀정(密偵)'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밀정은 아마도 청문(晴雯)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청문(晴雯)은 일찌기 설보채(薛寶釵)에 대하여 이렇게 불만(不滿)을 표현한 적이 있다. "일이 있던 없던 달려와서 앉아가지고 우리보고 삼경 한밤중까지 잠도 못 자게 한다" 청문(晴雯)의 말투에서 우리는 설보채(薛寶釵)가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심지어 아주 늦은 때에 사촌동생인 가보옥(賈寶玉)의 집에 와서 얘기를 나누고 놀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숙녀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다. 책에서 여러 번 설보채(薛寶釵)가 저녁 또는 가보옥(賈寶玉)이 낮잠 자는 시간에 혼자 이홍원(怡紅院)의 문을 열고 들어오거나 심지어 가보옥(賈寶玉)을 위하여 복대를 수놓아주기도 한다. 이것은 설보채(薛寶釵)와 같은 숙녀에게 있어서는 아주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다. 책에서 가보옥(賈寶玉)이 낮잠 잘 때 임대옥(林黛玉)이 방에 들어간 것으로 그린 바는 없다. 이것이 두 아가씨의 진정한 성격(性格)이고 대비된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자세히 '홍루몽(紅樓夢)'을 음미해보면 책안에서 가보옥(賈寶玉)과 설보채(薛寶釵)가 단독으로 만나는 장면(場面)이 나오면 항상 배경은 침실(寢室)이나 침대 곁이었다. 이것은 어느 정도 설보채(薛寶釵)에 대한 비판으로 볼 수도 있다. 항상 숙녀(淑女)의 풍모를 나타내는 설보채(薛寶釵)가 실제는 진짜 숙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제34회에 가보옥(賈寶玉)이 부친 가정(賈政)으로부터 매를 맞고 방으로 돌아온 후 습인(襲人)이 그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있었다. 이때는 가보옥(賈寶玉)의 침실에는 시첩인 습인(襲人)을 제외하고는 다른 시녀조차 자리에 없었다. 그러나 바로 이때 설보채(薛寶釵)는 당당학 걸어 들어오고 가보옥(賈寶玉)이 바지를 끌어올릴 시간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습인(襲人)이 급히 침대 깔대로 가려서 덮게 된다. 생각해보라. 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의 침실(寢室)로 들어가는 것은 당연히 피해야 할 일이다. 특히 엉덩이에 매를 맞고 난 다음이라면 분명(分明)히 아랫도리를 내놓고 있을 것이다. 바지를 황급(遑急)히 입을 틈이 없다면 어떡할 것인가? 그것은 너무 덜렁거린 것이 아닌가.
만일 이런 장면이 사상운(史湘雲)에게 일어났다면 대부분 독자들이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사상운(史湘雲)은 어쨌든 거리낌도 없고 자잘한 것에 구애(拘礙)받지도 않는 여자아이니까. 그러나 설보채(薛寶釵)는 다르다. 그녀는 항상 마음을 쓰고 머리를 굴리고 있다. 그녀가 어찌 이런 세심하지 못한 행동을 할 수 있는가. 확실히 이상하다. 아마도 설보채(薛寶釵)의 가정교육(家庭敎育)이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좋지 않았을 수 있다. 그저 그녀 자신이 숙녀(淑女)의 풍모를 지니고 싶어 했을 뿐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설보채(薛寶釵)는 상인집안이고 그 당시에 장사는 그다지 존경(尊敬)받는 업종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아무리 부유(富裕)한 상인이라고 하더라도 귀족(貴族)으로 봐주지 않았다. 나는 가모가 가보옥(賈寶玉)과 설보채(薛寶釵) 간의 결혼을 찬성하지 않은 이유 중에 설보채의 집안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돈만으로는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당시 귀족문벌(貴族門閥)은 혈통을 중시했다. 임대옥(林黛玉)처럼 선비가문출신의 여자아이라야 비로소 신분(身分)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 고전소설(古典小說) 홍루몽의 여주인공이며 금릉십이채(金陵十二釵)이다. 가보옥의 이모인 설부인의 딸이자 설반(薛蟠)의 여동생이다. 주인공인 가보옥(賈寶玉)과는 외종사촌 누나가 된다. 대관원(大觀園)에서의 거처는 형무원(蘅蕪院)이며 호는 형무군(蘅蕪君)이다. 금릉십이채(金陵十二釵)에서 임대옥(林黛玉)과 더불어 첫머리에 꼽히는 인물이다.
또 다른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임대옥(林黛玉)과는 대조적인 여성관을 가진 인물로 임대옥(林黛玉)이 병약하고 가늘한 느낌을 주는 미인이라면 이쪽은 건강하고 풍만한 느낌의 미인이다. 특히 피부가 새하얗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인데 정작 본인은 자신의 풍만한 신체가 콤플렉스이다. 성격 역시 톡 쏘는 대옥과는 다르게 굉장히 둥글둥글하여 녕국부(寧國府), 영국부(榮國府)의 모든 사람들과 매우 원만한 관계를 유지(維持)한다. 작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임대옥(林黛玉)과 비견(比肩)되는 여성으로, 각자 서로 정 반대되는 미모(美貌), 성격 및 가치관을 지닌 개성적(個性的)인 매력을 보여준다.
매우 검소하며 단아(端雅)하지만 이런 검소함에 맞지 않는 사치스러운 금팔찌 하나를 갖고 있다. 이 금팔찌는 그녀가 과거에 어떤 중에게 받은 것으로 후일 옥을 가진 사내와 맺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금팔찌에는 가보옥(賈寶玉)이 가진 통령보옥(通靈寶玉)과 마찬가지로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런 설보채(薛寶釵)와 가보옥(賈寶玉)의 인연을 '금옥량연(金玉良缘)'이라 부른다.
4대 가문 중 하나인 설씨 집안의 자녀지만 부친(父親)이 일찍이 돌아가시고 친오빠인 설반(薛蟠)이 가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세가 점차 기울자 이모이자 가보옥(賈寶玉)의 모친인 왕부인의 권유로 영국부로 들어와 가보옥(賈寶玉)을 포함한 형제자매(兄弟姉妹)들과 생활을 시작한다. 본래는 설반(薛蟠)의 말에 의하면 궁에 입궐시켜 귀비로 들이기 위해서 금릉(金陵)까지 올라왔다는데 이 설정은 판본에 따라서는 그냥 잊혀지는 경우도 많다. 어찌됐든 첫 등장부터 임대옥(林黛玉)과 비견(比肩)되면서도 상반되는 매력(魅力)으로 주변의 이목을 끌었으며 특유의 둥글한 성격으로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임대옥(林黛玉)보다 더 낫다는 말까지 듣는다.
때문에 초반부터 후반까지 임대옥(林黛玉)에게 견제를 받는 일이 꽤나 자주 등장(登場)한다. 하지만 정작 설보채(薛寶釵) 본인은 작중에서 적극적으로 가보옥(賈寶玉)에게 어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이는 설보채(薛寶釵)의 여성관이 전형적인 현모양처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설보채(薛寶釵)의 여성관은 가정과 왕부인을 포함한 많은 영국부(榮國府)의 어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고, 마지막에 사태군(史太君)과 왕부인이 가보옥(賈寶玉)의 배필로 대옥이 아닌 설보채(薛寶釵)를 선택하는 것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하지만 가보옥(賈寶玉)과 맺어졌음에도 정작 가보옥(賈寶玉)이 진정으로 원했던 여성은 설보채(薛寶釵)가 아닌 임대옥(林黛玉)이었고 그녀의 혼인 생활은 가보옥(賈寶玉)이 출가하자 가보옥(賈寶玉)과의 사이에 난 유복자(遺腹子)를 홀로 키우는 신세가 되는 것으로 불행한 끝을 맺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