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수컷 개구리들은 짝짓기 하는 시기가 되면 개굴개굴 우는 소리로 암컷에게 구애(求愛)를 펼치고 동시에 그 소리로 라이벌을 경계(警戒)한다. 하지만 일부 개구리에서는 우는 소리뿐만 아니라 소위 ‘발 깃발’을 사용하는 모습 또한 나타난다고 한다. 바로 ‘보르네오 바위개구리’가 그렇다. 이러한 행동은 폭포(瀑布) 근처와 같은 그들의 서식환경(棲息環境)이 단지 개골거리는 소리로만 메시지를 전달(傳達)하기에는 너무 시끄러워서 진화(進化)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보르네오 바위개구리는 짝짓기 철이 되면 머리 위로 뒷발을 힘껏 들어 올려 하얀 발바닥이 보이도록 아치모양으로 만든 후 발을 마치 깃발을 흔들듯이 앞뒤로 회전(回轉)하며 흔들어 대고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이렇게 발 깃발 흔들기를 반복한다. 한 연구진은 이러한 모습이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이 분비(分泌)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르몬에 의해 영향 받는 동물의 생리학적(生理學的) 및 행동에 관한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이 팔다리 움직임을 조절(調節)하는 근육에 영향을 미쳐서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는 것인지 수컷 보르네오 바위개구리의 호르몬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바위개구리의 다리 근육은 발 깃발을 만들지 않는 다른 개구리의 다리 근육보다 테스토스테론에 약 10배 더 민감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결국 “성적행동(性的行動)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조절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테스토스테론이 신체적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 신경계(運動神經系)에 영향을 주어 발 깃발 흔들기를 하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종족번식(種族繁殖)을 위해 어떠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는 동물의 생명력(生命力)에 다시 한 번 더 놀라게 되는 것 같다.
따라서 수컷 퉁가라 개구리는 이성을 유혹(誘惑)할 때 '퉁'하는 긴소리와 '크릭'하는 짧은소리를 적절히 섞어 매력적인 소리를 낸다. 도시 개구리는 '크릭' 소리를 더 크고 선명하게 내뱉었다. 도시와 숲속 개구리 소리를 암컷에게 들려주자 40마리 중 30마리가 도시 개구리를 선택(選擇)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연구진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競爭)이 도시에서 더 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도시에는 수컷의 개체 수가 암컷보다 훨씬 많다. 또 도시에서는 차량 등 소음(騷音)이 심하다. 도시에 사는 수컷은 다른 수컷의 울음소리와 도시 소음을 뚫고 암컷에게 신호(信號)를 보내기 위해 목소리를 더 크고 정확하게 내야 했다.
도시에 퉁가라 개구리 천적(天敵)이 적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짧은 '크릭' 소리는 박쥐 등 천적 귀에도 잘 들어간다. 천적이 적은 도시에서 퉁가라 개구리들은 짧은소리를 마음 놓고 낼 수 있었다.
속담에 ‘개구리도 옴쳐야 뛴다.’ 여기서 ‘옴친다’는 말은 ‘움츠린다’는 뜻으로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일을 이루게 하려면 마땅히 그 일을 위하여 준비(準備)하고 주선(周旋)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개구리가 주저앉는 뜻은 멀리 뛰려는 것’이라는 엇비슷한 말도 있다. 아무튼 풀밭에 숨어있던 개구락지 놈이 사람 발걸음 소리에 놀라 펄쩍 무논으로 뛰어들 때면 빠뜨리지 않고 찍! 오줌을 발등에 내갈기고 간다. 개구리는 오줌을 함부로 누지 않고 모아뒀다가 위험물(危險物)에 쏟아 부어 천적의 공격을 막는 데 쓴다.
개구리는 양서류(兩棲類)다. ‘물뭍동물’이라고 불러도 좋다. ‘물과 땅(水陸) 양쪽에 산다’는 뜻으로 도롱뇽, 두꺼비, 무당개구리, 청개구리, 맹꽁이, 산개구리, 황소개구리가 죄다 양서류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합해야 겨우 17종이 살고 있다. 이들은 알을 물에다 낳는다. 물속에서 알이 깨어 올챙이가 되고 복잡(複雜)한 탈바꿈을 하여 땅으로 올라와서 살고 자라서 어른 개구리가 되면 다시 물에다 알을 낳는다. 물은 생명의 원천(源泉)이라 우리 사람만 해도 아기집(자궁) 속에서 자랄 때 양수(羊水)라는 물에 푹 잠겨 있었다.
어느 생물이나 환경의 영향과 지배(支配)를 받는다. 자연이나 문화까지도 환경의 산물이 아닌 것이 없다. 그래서 나무에 적응하여 사는 청개구리(tree frog)와 땅바닥에 사는 개구리는 몸의 구조에서도 차이가 난다. 개구리는 모두 발가락이 앞다리에 4개, 뒷다리에 5개가 있다. 땅개구리는 뒷다리에 물갈퀴(web)가 있으나(헤엄을 쳐야 하니까) 나무에 주로 사는 청개구리는 갈퀴 대신 나뭇잎이나 줄기에 잘 달라붙게끔 발가락 끝에 주걱 모양(模樣)의 빨판이 있다.
아무리 배고프고 힘이 다 빠져도 새끼치기는 게을리 못한다. 건장(健壯)하고 잘 생긴 상대를 만나서 짝짓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 사방에서 씨내리들이 한껏 목청을 드높여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한다. 개골! 개골! 개골! “나 이렇게 건강하여 빼어난 유전자(遺傳子)를 가졌으니 씨받이들아, 나를 배필로 골라 달라”는 수놈들의 절규가 개구리의 울음이 아닌가. 무슨 수를 부려서라도 제 유전자를 더 많이 퍼뜨리고 싶어 하는 것이 수놈들의 지상의 바람이다.
사람도 그런 점에선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개구리도 암놈은 음치고 수놈이 목 밑의 울음주머니를 부풀렸다 오므렸다 하면서 떼 지어 노래를 불러댄다. 저 개구리들의 구애(求愛)의 합창이 귀에 거슬리는 사람은 그 소리의 참뜻을 제대로 모르는 바보 천치(天癡)다.
개구리들이 짝짓기를 하는 무논으로 들어 가보자. 한 마리의 암놈을 놓고 서로 차지하겠다고 여러 수놈이 뒤엉켜 바동거리고 있지 않은가. 처절한 힘겨루기를 하다가 종국엔 완력(腕力) 좋은 놈이 암놈을 차지한다. 여기서 차지한다는 말은 등 뒤에서 암놈을 한껏 껴안는다는 말이다. 암놈의 배가 터지게 눌러대니 이것은 “나는 사정(射精)할 준비가 되었으니 어서 배란(排卵)을 하라”는 신호다. 즉 알을 어서 낳아라, 낳아도 좋다는 신호다. 한데 개중에는 애통(哀痛)하게도 마냥 암놈을 부둥켜안고 죽어 있는 수놈도 더러 있다.
아무튼 등짝에 달라붙은 수개구리는 일부러 떼려 해도 끄떡 않는다. 수놈 개구리는 엄지손가락 아래에 거무튀튀한 살점(突起)이 있어서 그것으로 몸통을 꽈악 죄어 눌러서 찰싹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암놈은 돌기가 없다, 이것으로 암수 구별(區別)이 가능하다. 개구리가 짝을 짓고 있는 것을 보면 교미(交尾)를 하고 있나 보다고 착각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다. 개구리는 교미기(陰莖)가 없어서 그냥 그렇게 안고 있을 뿐, 암놈이 알을 낳으면 순간적으로 수놈이 그 위에 정자(精子)를 뿌리는 체외수정(體外受精)을 할 따름이다.
드디어 한 배 새끼가 태어나게 되었다. 올챙이들이 깨어 함께 떼 지어 물장구를 치면서 자란다. 해괴(駭怪)한 일도 다 있다. 이쪽 집 올챙이와 옆집 올챙이를 한데 뒤섞어서 놓았더니 어느새 다시 둘로 그것들이 제 배끼리 몰려들더라는 것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이런 것일까.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올챙이들! 유전인자(遺傳因子)가 같은 것끼리 모여드니 어떻게 피가 가깝고 먼 것을 올챙이가 알아낸단 말인가. 아무리 섞어놔도 귀신같이 형제자매(兄弟姉妹)를 가려내는 올챙이들! 그래서 ‘피는 못 속인다’고 하는 것이리라.
개구리목 또는 무미목(無尾目)은 양서류(兩棲類)의 하위분류로 개구리, 두꺼비, 맹꽁이를 포함한다. 또한 개구리는 고대 트라이아스기 초반부터 살아 온 것으로 여겨진다. 몸이 굵고 짧으며 목 부분에는 잘록한 부분이 없다. 성체에서는 꼬리가 없어지고 네 다리, 특히 뒷다리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 이들은 다시 선골·흉대·척추골의 형태상 차이, 앞발가락의 관절골 및 위턱뼈의 이빨 유무, 빨판이나 물갈퀴의 상태 등을 기준(基準)으로 분류되어 오늘날 약 3,000종 가량이 알려져 있다. 이 중 원시개구리는 꼬리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꼬리를 움직이는 근육(筋肉)이 남아 있다. 또한 물에서 살며 새끼를 돌보는 개구리류는 '무설류(無舌類)'라고도 불리는데 양서동물무미류((兩棲動物無尾類)의 일종으로 좌우의 유스타키오관(耳管)이 하나로 되어 인후부(咽喉部)에 열려 있다.
개구리 중에는 물 근처나 물속에서 일생을 보내는 종류도 있고 육지에서 주로 생활하다가 번식기(繁殖期)에만 물속으로 들어가는 종도 있다. 어떤 종은 짝짓기 할 때에도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한편 많은 종이 나무에서 살거나 나무에 기어오른다. 그 밖의 어떤 종은 땅 속에 굴을 파고 살기도 한다. 개구리는 보통 중성(中性)의 물속에서 살며 pH 4.0 이하의 물속에서 발생하거나 생존하는 경우가 적다.
개구리는 겨울이 되면 땅속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잔다.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變溫動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겨울이 되면 먹이가 되는 곤충들도 사라지기 때문에 겨울잠을 잘 수밖에 없다. 또 개구리는 양서류동물(兩棲類動物)로서 피부호흡을 하기 때문에 겨울잠을 자야 한다. 양서류가 피부호흡을 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다. 피부가 물기에 젖어야 피부호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겨울이 되면 물이 얼어버리기 때문에 개구리의 피부는 건조해져서 피부호흡(皮膚呼吸)을 못하게 된다. 그래서 겨울잠을 자게 된다. 그런데 개구리는 겨울잠을 자는 동안 체온이 영하로 내려가도 얼어 죽지 않는다. 체내의 당분농도(糖分濃度)가 높아서 체액의 어는 점을 낮추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는 혈액 1리터 당 45그램의 당분을 지니며 인간이 혈액 1리터 당 4그램의 당분만 초과해도 당뇨병(糖尿病)에 걸리는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이다.
한국에서는 3월에 개구리가 동면(冬眠)에서 깨어나 산란을 시작하는데 산란은 연못·소택지·하천 등의 물속에서 하는 것이 보통이다. 개구리는 거의 전세계에 분포하나 그 중에서도 송장개구리에 속하는 것의 분포도(分布圖)가 가장 넓으며 가장 북방까지 분포하는 것은 북방산개구리로 그 분포도가 북극권(北極圈)까지 미치고 있다. 개구리는 박쥐·뱀·수달·너구리·거북·물고기 같은 동물에게 잡아먹히고 곤충·지렁이·작은 물고기·거미 등을 잡아먹는다. 개구리는 긴 혀로 먹이를 잡는데 혀는 먹이의 움직임에 반응(反應)하여 입에서 쏘듯이 튀어나와 잡는다. 많은 개구리가 위턱에만 이가 있고 두꺼비는 아예 이가 없다. 따라서 두꺼비와 개구리는 먹이를 통째로 삼킨다. 이렇게 통째로 삼키는 것을 쉽게 하기 위해 개구리의 눈은 두개골의 구멍 안쪽으로 들어가 있다. 먹이는 목구멍으로 밀려들어가 소화(消化)된다. 개구리는 사람에게 여러 모로 이로운 동물이다. 나쁜 질병을 옮기는 수많은 곤충(昆蟲)을 잡아먹으며 또한 사람에게 단백질을 제공하는 음식으로 이용된다. 또 새로운 약을 시험하는 데 사용하며 해부학실험(解剖學實驗)에도 이용된다. 사람들은 이런 용도로 쓸 개구리를 대부분 야생에서 잡고 있다. 오늘날 많은 개구리의 서식처(棲息處)가 파괴되고 물이 오염(汚染)되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