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전당대회 앞두고 열흘째 모습 감춰…‘가택연금설’도
글 : 한동훈
전문가들 “사실 아닐 것…반대 측 유언비어 가능성”
중국공산당의 시진핑 총서기가 최근 열흘 가까이 모습을 감춰 ‘가택연금’, 군사 쿠데타’ 등 무성한 추측이 일고 있다.
시진핑은 지난 16일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마친 뒤 군 지도부 중요 회의와 유엔 연례총회에 모두 불참하는 등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다음 달 중순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에서 사상 초유의 3연임 확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묘연한 행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시진핑이 모습을 감춘 지 일주일째였던 지난 23일 이후 소셜미디어 트위터에서 시진핑은 인기 주제의 하나가 됐다. ‘시진핑은 어디 있나(#whereisxi)’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4만 건 이상, ‘중국 쿠데타(#China Coup)’ 게시물은 9천 건 이상 집계됐다.
앞서 지난 16일 시진핑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이날 귀국길에 올랐으나,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방 및 군대개혁 세미나’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공산당 총서기이자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은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위원장)을 겸직하며, 중앙군사위 주석 신분으로서 이 세미나의 좌장을 맡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중앙군사위 부주석(2인) 허치량과 장요샤가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현재 인민해방군의 사실상 최고 계급인 상장이다.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현역 군인이 임명된다. 중국공산당이 중앙군사위를 통해 실질적인 군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에 따라 중국공산당은 군 장악력을 중시한다.
하지만 시진핑은 군 최고 지도부가 모인 이 세미나에 참석하는 대신 “전쟁 준비에 초점을 맞춰 용감하게 개혁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지시만 전달하고 끝냈다.
관영 신화통신과 CCTV는 시진핑의 지시 사항만 강조하고 참석 여부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미나 패널석을 비춘 CCTV 뉴스 화면에 시진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후에도 시진핑의 행보는 언론에 계속 보도됐으나, 모습이 드러난 것은 없었다.
신화통신은 22일 시진핑이 ‘중국농민풍수절’을 맞아 농업현장에 축사를 보냈으며, 23일에는 ‘중국신문사’ 설립 70주년을 맞아 축하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무렵 해외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는 시진핑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트위터에는 시진핑이 16일 베이징의 공항에 도착 직후에 구속돼 베이징의 권력층 집단거주지인 중난하이의 자택에서 연금됐다는 게시물이 주목을 받았다.
에포크타임스 시사평론가 왕허는 “시진핑이 한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이전에도 종종 있었던 일”이라며 이번 ‘가택연금설’ 등 온라인상의 소문이 시진핑의 3연임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세력이 일으킨 소동일 것으로 추측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문제 전문가 장톈량 전 조지메이슨대 교수 역시 가택연금은 현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린성 창춘시 중급인민법원(지방법원)은 지난 22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사법부장(사법부 장관) 푸정화, 23일 뇌물수수와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공안부 부부장(차관) 쑨리쥔에게 각각 사형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장톈량 전 교수는 “두 사람은 장쩌민 계열의 사법·공안부 (전직) 고위층이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당내 장쩌민 계열과의 권력투쟁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의미”라며 “만약 가택연금이 사실이라면 장쩌민 계열을 배척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분석가 고든 창은 에포크타임스에 “쿠데타는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며 “만약 쿠데타가 발생했다면 베이징 중심부에서 군용 차량이 다수 목격돼야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현지 외신기자들의) 보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고든 창은 “공산당 체제에서는 지도자가 사망하더라도 대개 1주일 정도는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므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출처] 에포크타임스 - kr.theepoch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