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안, 세계 30개국에 비공식 거점 50곳” 인권단체
글 : 강우찬
해외 도피사범 추적하고 인권활동가 감시
인권단체 “조사된 것만 54곳…더 많을 것”
중국 공안당국이 세계 각국에 50개 이상의 비공식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국제단체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스페인을 거점으로 하는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Safeguard Defenders)’는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 공안부가 전 세계 30개국에 총 54개의 ‘해외 파출소’를 두고 초국가적 불법 치안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링크).
‘해외 파출소’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인권 운동가나 중국 민주화 활동가들을 추적하고 탄압하는 거점이 되고 있다.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나 비리 관료에게 귀국 및 자수를 설득하고, 반체제 인사를 협박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중국 공안당국이 외국 사법당국과의 공식적인 협력 채널을 놔두고 이런 비공식 활동시설을 확대하는 것은 각종 절차나 정보 제공을 거치지 않고 외국에서 원하는 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상대국의 치안 권한을 무시하고 인권탄압 조직을 해외로 확장한다는 사실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해외 경찰·교포 서비스센터’
중국 공안부가 해외에 운영하는 비공식 사무실의 정식 명칭은 ‘해외 경찰·교포 서비스센터(海外警僑服務站)’다.
이 서비스센터는 직제상 공안부 산하 푸젠성 푸저우시 공안국 관할이며, ‘해외 110’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110’은 중국의 긴급 범죄신고 전화번호다. 중국에서의 치안권을 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21개국 25개 도시에 ‘해외 서비스센터’ 30곳을 설치했다고 발표했고 이어 9월에는 2곳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만 계산하면 총 32곳이지만, 비슷한 기관이 더 있다.
저장성 칭톈현 공안국은 ‘(해외) 경찰 사무소’를 17개국 22개 도시에 각 1곳씩 총 22곳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것까지 포함하면 중국 공안당국의 해외 파출소는 총 54곳으로 늘어난다.
국가별로는 스페인에 4곳, 영국과 캐나다에 각 3곳, 포르투갈에 2곳, 헝가리·미국에 각 1곳이 있다. 남미의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에도 설치돼 있으며, 한국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까운 일본에도 1곳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당국은 이 센터를 외국 거주 중국인을 위한 경찰 민원 서비스센터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중국인 교포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갱신 등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이러한 ‘해외 파출소’는 중국 공안의 해외 도피사범 귀국 작전에서 위치 추적 등 핵심적인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외국서 치안작전…통제 확장 수단
2018년 10월 남유럽 국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거주하다 공안의 설득으로 귀국한 중국인 절도 용의자 샤모씨는 현지 ‘해외 파출소’에 의해 소재가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7월 공식성명에서 2021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약 23만 명의 해외 도피사범을 “설득해 귀국시켰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해외 파출소’에 관한 언급은 없었지만, 샤씨의 귀국 사례나 도피사범이 설득된 시기 등으로 미뤄볼 때 공안당국의 귀국 작전이 해외 파출소 확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측은 추측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공안의 ‘설득’ 과정에는 그 대상자의 중국 내 가족에 대한 괴롭힘, 구금 협박, 구금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해외 파출소가 인권탄압의 도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국 경찰 공식 문건에는 해외에서 귀국을 거부하는 용의자를 상대로 중국에 남은 자녀의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등의 방안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 공안당국의 해외 파출소가 현지 중국인 단체와도 긴밀하게 협력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중국인 단체는 중국공산당의 해외 공작조직인 중앙통일전선공작부와 연계돼 종교와 소수민족(유색인종), 중국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포섭하고 있다고 전했다. | [출처] 에포크타임스 - kr.theepoch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