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미 중간선거 앞두고 중· 러 여론조작 차단
글 : 한동훈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가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의 여론 공작용 계정을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메타의 글로벌 위협 정보 관리자 벤 님모는 이번 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여론 공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보도자료).
그에 따르면 중국의 여론 공작은 최근 미국의 국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그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는 과거 남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정책을 비난했던 것과는 달라진 점이다.
님모는 “중국은 이번에는 낙태, 총기 규제 같은 미국 국내 이슈로 국론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며 미국인으로 위장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여론 공작은 미국의 중간선거 외에 체코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체코는 중국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여론 공작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증했다. 러시아의 여론 공작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전쟁의 정당성 혹은 전쟁이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메타의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의 여론 공작에는 유명 언론사로 위장한 60개 이상의 웹사이트로 구성된 거대한 네트워크가 동원됐다.
메타는 이러한 조사 내용을 사이버보안 업체, 보안 전문가, 정부·사법당국에 제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법무장관 메릭 갈랜드에게 외세의 여론 개입에 관해 질의했으며 “이런 일은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고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어 매우 우려하면서 주시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위터 역시 중·러의 여론 공작에 동원된 계정을 차단했다.
중국, 찬성·반대 양측에 가담…혼란 부추겨
중국의 미국 국내 여론 공작은 찬반이 엇갈리는 4가지 주요 쟁점에 집중됐다. 여기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재건정책도 포함됐다.
메타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여론조작팀은 쟁점별로 단기적인 소규모 작전을 진행했는데, 이 작전들은 특정한 계층·집단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여론 조작용 계정들은 서로 다른 시간에 미국 내 정치 이슈에 대한 찬성, 반대를 비판하거나 지지하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예를 들면, 여론조작팀 중 한 팀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밈(meme·패러디물)’을 생산하는 한편, 다른 팀은 대중 강경론자인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에 대한 밈를 다루는 식이다. 결국 둘 다 풍자와 조롱의 대상으로 만드는 수법이다.
지난 4월 18일에는 “(바이든 대통령) 임기 1년 차, 아무것도 만들어지지도(Built), 돌아오지도(Back), 나아지지도(Better) 않았다”라는 이미지가 게재됐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 ‘빌드백배터Build Back Better)’를 비꼬는 표현이다.
또한 8월 2일에는 루비오 의원의 부패혐의 의혹을 제기하는 이미지가 공유됐다.
이런 밈은 모두 중국 여론조작팀이 올린 것이었지만, 모두 미국 네티즌들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고 메타는 밝혔다.
특히 일부 밈은 어색한 영어 표현으로 외국인이 여론 조작을 위해 만든 ‘티’가 나기도 하면서, 유해 정보를 퍼뜨리는 계정이라는 이용자들의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메타에 따르면, 중국의 여론 공작 중 일부는 중국 정권의 이미지 개선을 시도했다. 대체로 사람들이 중국 정권을 향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지 않도록 만류하는 내용이었다.
러시아, 우크라 전쟁 이후 거대 조직 가동
메타는 러시아의 여론 공작 조직이 중국의 조직보다 훨씬 크다며 회사 창립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여론 공작 조직은 독일 슈피겔과 빌트, 영국 가디언 등 유럽의 유명 언론사 사이트를 정교하게 위조해 여론 조작을 시도했으며, 우크라이나를 비판하는 가짜 뉴스를 영어·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러시아어 심지어 우크라이나어 등의 언어로 발행했다.
메타는 위조된 웹사이트는 외국어 인력과 기술 지원 등 대량의 자원이 투입됐으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확산에는 조잡한 광고와 가짜 계정 등,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여론 공작 조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외에도 유튜브,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와 아바즈(Avaaz) 등을 활용했다.
메타는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러시아의 위장 사이트 URL 주소를 차단했지만 우회사이트가 계속 생겨났다”며 러시아가 단기적인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 [출처] 에포크타임스 - kr.theepoch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