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문학의 최고봉에 있는 괴테.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애담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만큼이나 열정적인 사랑은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책 한 권의 분량을 넘어선다. 한마디로 바람둥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평생 계속되었던 괴테의 연애사는 그의 문학세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므로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대학시절, 아마도 첫사랑이라고 불러도 좋을 미모의 소녀 프리데리케와(Friederike)의 사랑을 시작으로 73세 노년의 괴테가 느낀 19세 소녀에 대한 애정까지. 간략하게나마 그의 화려한 연애담을 곱씹어 보자.
괴테는 소년시절에도 가까이 지내던 여자친구가 있었으나, 그의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스물한 살의 나이에 만났던 프리데리케 브리옹이라고 한다. 그녀는 첫사랑이기에 괴테의 여러 전기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인물로, 작곡가 프란츠 레하르(Franz Lehar)는 이 연애담을 주제로 <프리데리케>라는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프리데리케는 젊은 괴테를 사로잡은 미모의 시골처녀였다. 시골의 한적한 정취와 브리옹가의 가정적인 분위기, 그리고 프리데리케의 아름다운 모습이 괴테를 사로잡았다고 한다. 한편 괴테는 타고난 달변가였고,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낭만적인 청년이었다. 프리데리케는 젊은 괴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고, 그 둘은 들판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운다.
괴테는 잠든 프리데리케를 깨울 때도 자신이 쓴 시를 낭송했다고 하니, 그 매력이 오죽하겠는가. 어설픈 모닝콜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의 순수한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괴테는 일생동안 약혼이나 결혼 같은 ‘형식’을 몹시 싫어했다. 그런 천성 때문일까, 그는 프리데리케와 곧 헤어지게 된다. 그들의 헤어짐에 대해서는 평가가 분분한데, 어떤 이는 프리데리케가 괴테의 장래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놓아주었다고 하며 또 다른 견해로는 괴테가 흥미를 잃고 그녀를 버렸다고도 한다.
이 두 가지 견해 중에서는 후자가 더 유력하며, 괴테가 그에 대한 죄책감을 평생 갖고 살았다고 한다. 그의 작품 『파우스트』에 드러난 ‘순진한 처녀를 괴롭힌 것에 대한 죗값’은 프리데리케에 대한 죄책감의 투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괴테는 프리데리케를 버린 후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이별의 편지에 대한 프리데리케의 답장이 내 마음을 찢어지게 했다. 나는 그제야 비로소 그녀가 겪어야 했던 마음의 상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괴테는 1772년 베츨라어라는 도시에서 19세의 샬롯테 부프(Charlotte Buff)라는 처녀를 알게 된다. 이 시기는 프리데리케와 헤어진 지 1년도 되지 않았던 때다. 괴테는 샬롯테에게 사랑을 느꼈지만, 둘은 연결될 수 없었다. 샬롯테는 괴테를 만나기 전에 이미 약혼을 했기 때문이다.
짝사랑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관계는 과연 괴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간된 것이 그들의 첫 만남으로부터 2년 뒤인 1774년이며, 등장인물의 이름이 ‘로테’인 것이 결코 우연의 일치일 수는 없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샬로테 역시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였다. 다소 촌스러웠던 프리데리케와 비교하자면 샬롯테는 우아한 기품을 가진 여성이었고, 모성애가 풍부했다. 괴테는 나중에 샬롯테를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여성’이라고 꼽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로테가 아이들에게 빵을 잘라주는 장면은 괴테가 샬롯테에서 발견한 아름다운 여성의 한 면모였던 것이다.
괴테는 샬롯테와 그녀의 약혼자 모두와 친하게 지냈다. 괴테는 굳이 그들의 관계를 깨뜨리면서까지 사랑을 얻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괴테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곧 그들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것도 운명이었다.
괴테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하나같이 ‘첫 눈에’ 반한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괴테와 사랑했던 여성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웠다. 유일한 약혼녀였던 릴리 쇠네만(Schonemann, Anna Elisabeth)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괴테가 릴리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괴테는 그 순간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연주가 끝날 때 쯤 해서 나는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서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녀는 나를 주의 깊게 관찰하였고, 나도 마음에 드는 그녀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나는 대단히 얌전한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괴테는 명문가의 교양을 지닌 그녀의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었다. 괴테는 그녀와 사랑을 나누던 때를 생애 가장 아름답고 빛나던 시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은 것은 두 집안의 반대였다. 릴리의 집안은 괴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자였으며 종교적으로도 차이가 있었다. 괴테는 릴리를 몹시 원했지만, 이런 경제적 격차를 생각하면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였다.
괴테는 릴리를 떠나기로 결심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열병을 앓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 양가의 불신과 격차로 인해 이별하게 되었을 때, 괴테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영원한 존재여, 나는 당신의 도움을 받아 가득 채워지고 싶다. 아 이처럼 사무치는 고통, 그것이 왜 이 땅에서 지속되어야 하는가!”
괴테의 사랑에 얽힌 여러 일화 중에 특별히 시선을 끄는 것이 있다. 일흔이 넘은 노신사 괴테가 사랑했던 열일곱 살 소녀의 이야기는 어떠한가? 울리케(Ulrike von Levetzow)라는 이름의 이 어린 소녀는 괴테 할아버지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그(괴테)는 아침에 산책을 나갈 때면 거의 매일 나를 데리고 갔다. 그런데 나는 함께 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도 그는 나에게 꽃을 가져다주곤 했다...그는 문 앞 긴 의자에 앉아 온갖 것에 대해 몇 시간이고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가 대단한 학자이기 때문에 나는 그를 신뢰했다.”
울리케는 처음에는 괴테를 이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괴테는 틈만 나면 울리케를 불러내어 산보를 하길 원했고, 울리케도 점점 괴테에게 마음을 열었던 것으로 보인다. 괴테는 울리케와 만난 것을 이렇게 적고 있다.
“울리케로 인해 나의 탄식은 멈추었다.”
울리케는 괴테의 마지막 사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울리케는 괴테가 자신을 좋아하였어도 좋은 제자처럼 대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괴테는 샬롯테의 약혼을 염두에 두고 신사적인 방식을 선택했던 것처럼, 어린 울리케에게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느꼈을 것이다. 울리케를 향한 사랑은 다른 일화와는 달리 열정적이기 보다는 이성적이었고, 애인 보다는 사제지간에 가까웠다.
창작의 열정만큼이나 사랑 앞에서도 순수했던 괴테. 그는 노인이 되어서도 소녀에게 꽃을 선물했던 로맨티스트였다.
바람둥이가 사랑받는다?
글: 기영주
“나는 내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행한 모든 일들이 설령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자유인으로서 나의 자유 의지에 의해 살아왔음을 고백한다.” -카사노바-
자유로이 성과 쾌락에 탐닉했던 남성 신화의 전설 카사노바. 카사노바는 ‘나는 여성을 사랑했다. 그러나 내가 진정 사랑한 것은 자유였다’라는 말을 남겼다. 일생동안 천명이 넘는 여인과 사랑에 빠졌을 만큼 자유로운 사랑과 모험을 추구했다고. 상대는 수녀에서 자매나 모녀지간까지 다양했으며 각 나라마다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제대로 된 ‘바람둥이’였다.
21세기의 최고의 바람둥이라 불리는 이휘재. ‘이바람’이라는 별명까지 있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그를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바람둥이는 나쁘다고 말 하면서 그들과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바람둥이만의 매력을 파헤쳐 본다.
1. 바람둥이는 조각미남이 아니다?
학자들은 카사노바가 미남형 얼굴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바람둥이들 역시 미남이 아닌 경우가 많다. 조각미남이라기 보다는 호감이 가는 정도의 인상과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평범한 얼굴들이 많다.
프로필성형외과 정재호 원장은 “바람둥이는 외모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절대적으로 미남이여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이런 자신감은 이성에게 외모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2. 영리하며 박식하다
카사노바는 열일곱 살에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천재소년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에서 철학가, 연극배우, 사업가, 승려, 비서, 군인, 외교관, 사제, 탐험가, 도박꾼, 시인, 작가 등. 그가 가졌던 직업만 해도 셀 수 없다.
3. 누구든지 설득시키는 대단한 ‘말발’&뛰어난 ‘기억력’!
이렇듯 많은 재주를 통해 습득한 경험들로 재치 있는 대화를 유도한다. 뛰어난 말발(듣는 이로 하여금 그 말을 따르게 할 수 있는 말의 힘)로 여성의 마음을 열게 한다. 한번 만난 사람의 얼굴은 반드시 잊지 않는 놀라운 기억력으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4. 바람둥이는 사랑이 쉽다?
바람둥이들은 한 사람만을 사랑하지 않는다. 동시에 여러 이성을 만난다고 해서 바람둥이에겐 누구는 진짜 사랑이고 누구는 가짜 사랑이 아니다. 카사노바는 그를 거쳐 간 천여 명의 여인들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했었다고 한다.
5. 사랑보다 자유가 먼저다
카사노바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제일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자유인으로서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그는 믿음이나 신뢰라는 가치보다는 자유라는 가치를 더 소중히 여겼다.
6. 바람둥이들은 항상 외롭다
바람둥이들은 ‘홀로됨’을 두려워하고 외로움을 잘 탄다. 주변에 수많은 이성들이 있어도 외로움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때문에 그들은 더욱 자주, 집착적으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