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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상류층 자제들의 '기부·레거시 입학'은 왜 문제 삼지 않나

장성관 루트 포 프로그레스 활동가 
[기고]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한 오해와 편견 (2)
트럼프 정권을 거치면서 보수적 성향의 대법관이 절대적으로 많아진(9명 중 6명)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근 지난 45년간 유지됐던 '적극적 평등 실현 조치'(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고, 민주당 출신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50년 만에 여성의 임신중지와 관련된 판례를 뒤집었던 판결에 이어 또 한번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장성관 Route 4 Progress 활동가의 기고를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관련기사 바로가기 ☞ : 45년 유지된 '평등 조치' 때문에 아시아계가 역차별 당한다?) 

이번 소송에서 적극적 평등 실현 조치를 반대하는 주요 논거는 이러한 입학 사정 정책이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한다는 주장이었다.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들" (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라는 단체가 하버드 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대상으로 제기한 이 소송은 에드워드 블룸 (Edward Blum)이 배후에서 주도했다. 그는 지난 2013년과 2016년에도 텍사스 대학을 대상으로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학교에 불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 중 그 이유가 인종 차별이라고 느끼는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의 제보를 수집하여, 그들을 대변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인물이다. 

이번 판결이 공개되고 나서 이를 반기는 아시아인 및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눈에 띈다. 이 중에는 한 한국계 연방하원의원도 포함되는데, 그는 "모든 사람은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라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명언을 인용하며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계가 '역차별'? 아시아계 미국인 70%가 '어퍼머티브 액션' 찬성 

하지만 실정은 이와 다르다. 이번에 대법원까지 이어진 소송에서, 직접 증언을 한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은 모두 적극적 평등 실현 조치를 찬성하는 입장이었으며 원고 측이 인용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증언은 익명으로 제출되었다. 나아가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현행 정책을 지지하기 위해 38개의 아시아계 미국인 시민 단체가 공동으로 대법원에 의견서 (amicus brief)를 제출했으며, 2022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시아계 미국인 10명 중 7명이 이 제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아시아계 미국인을 절대적 약자인 흑인, 아메리칸 원주민, 라틴계 등 유색인종 사이를 이간하기 위해 미끼로 사용하는 일은 250년 미국 역사에서 수없이도 자주 반복되는 일이다. 1960년대부터 아시아계 미국인을 "모범적 소수인종"(Model Minority)이라 칭하며 기타 유색인종을 비하하는 데에 예시로 사용해 왔다. 이런 패턴은 인종 분리 정책의 근거가 된 "분리하되 평등하다"고 판시한 1896년 플레시 대 퍼거슨 판결을 비롯한 여러 판결문과 공공정책에서도, 또 2015년 흑인 교회를 대상으로 총기 난사 테러 행위를 저지를 딜런 루프의 매니페스토와 같은 문화적 인식에서도 명백히 반복되어 왔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인종주의적인 상하관계에서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고 보기에, 이렇게 갈라치기를 위한 쐐기로 이용된다. 또 소수자 권익과 관련된 이슈에서 취하는 입장이 다른 약자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명확하게 보인다.

이런 인식의 재고에 있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분명하게 짚어야 할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교육 기회의 평등이나 소득 수준에 있어서 아시아계 미국인은 하나의 집단으로서 역차별 받고 있지 않다. 차별이란 부당한 권위와 사회, 경제적인 힘의 우위에서 불균형한 역학관계를 사용해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뜻하는데, 아시아계 미국인은 평균 이상의 삶의 질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역차별"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 불가하다.

동시에 이는 모든 아시아계 미국인이 차별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 전혀 아니다. 고등교육기관 진학만을 두고 볼 때, 아시아계 미국인 중 가족의 출신 국가나 모국어 또는 문화권별로 세분화했을 때 그 차이는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인도계를 포함하는 남아시아계, 그리고 한인을 포함하는 동아시아계의 경우 평균적으로 높은 소득수준과 교육 수준이 집계되지만,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문화권의 미국인들에게서는 흑인 사회의 빈곤율 이상의 수치가 기록된다. 이처럼 세분화된 통계는 아직까지 충분히 집계되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개개인의 정체성에 있어 "교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인종 차별 철폐를 위해 인종, 피부색, 또는 문화적 배경에 대한 고려를 아예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되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문에는 이런 주장이 담겨있는데, 소수의견을 작성한 케탄지 브라운 잭슨 (Ketanji Brown Jackson) 대법관은 이를 서민의 삶에 무지한 마리 앙투아네트, 그리고 "모래에 머리를 박은 타조"에 비견했다. 그는 "법률상 인종이 무관하다고 결정한다고 해서 실생활에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인종에 결부된 형식적인 법적 장벽은 허물어졌다 해도, 모든 시민의 실생활에는 인종이 수없이 많은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략) 인종을 무시하는 것은 결국 이것이 끼칠 영향을 더 키우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Sonia Sotomayor) 대법관도 이에 동의하며, "평등을 위해서는 불평등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소수의견에 참여했다. 

피부색에 대한 고려를 배제하는 것이 인종차별을 철폐한다는 논리는 자유방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이 경우 독과점이 일어나 결국 거대자본만이 이득을 취하는 불공정으로 귀결되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심판이 없는 경기장에서는 공정한 시합이 이뤄지지 않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이 뜻하는 바다.

기부 입학과 레거시 입학, 백인 상류층에게 유리한 제도 

적극적 평등 실현 조치에 반대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유색인종들이 비교적 낮은 성적으로 같은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교육 성취도가 뒤쳐지는 백인 학생들의 경우를 비판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우리가 다른 소수자 집단만을 경쟁상대로 보는 인식이 고착되었다는 점이 가장 뿌리 깊은 문제다.

전직 입시 사정관들과 법학자 등 일부 전문가들은 기부 입학과 레거시 입학 제도를 폐지하면, 모두가 조금 더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레거시 입학은 동문과의 친인척 관계, 현직 학장 및 교직원과의 가족관계를 통해 입시에 우대를 제공하는 제도를 뜻한다. 하버드의 경우 2010년 부터 2015년 사이 입학생의 총 14%가 레거시 입학을 통해 진학했다고 <보스턴 글로브>는 보도했다. 같은 시기 하버드의 전체 지원자 대비 합격률이 6%에 미치지 못했는데, 레거시 입학제도를 사용한 지원자들의 합격률은 33.6%로 나타난다. 

인종별로 구분했을 때, 백인 학생 중 레거시 입학생이 21.5%로 아시안 학생 중 비율인 6.6%와 흑인 학생 중 비율 4.8%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때문에 레거시 입학 제도는 고소득층 백인 가정 출신 지원자에게만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 이들 레거시 지원자의 70%는 백인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는 전국 대다수의 대학교에서도 찾을 수 있다. 프린스턴의 경우 레거시 지원자들의 합격률이 전체 합격률의 4배에 달했으며, 노틀담과 조지타운의 경우 2배에 달한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경우 수년간 이어온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2020년 초 레거시 입학 제도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콜럼비아, 노스웨스턴 등 대학의 학생들 또한 레거시 입학에 대한 통계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시아계 미국인 및 아시아 출신 유학생들도 포함된다. 연방의회에서도 2022년 레거시 입학 제도를 전국적으로 금지하고자 하는 법안이 상·하원에서 동시에 발의되었다. 

입시를 넘어 사회 전반에서 적극적 평등 실현 조치를 두고 싸우는 것은 소수자들은 파이의 작은 조각만을 놓고 그 안에서 나눠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현재의 그릇된 구조의 유지로 근시안적인 이득을 좇을 것이 아니라, 중간 소수자라는 독특한 지위에 대해 고찰하고 사회의 모든 약자들과 함께 연대하여 파이를 키워야 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갈라치기가 만연하고 있다. 피부색과 출신 국가, 사용언어, 종교, 성별, 성적 지향 등으로 집단을 나누고 이를 적개심, 증오, 그리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경계하고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와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사회에 사는 이상 모두 함께하는 하나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끝) 

▲ 9명의 미 연방대법원 대법관들. 윗줄 제일 오른쪽의 케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과 그 아래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 아랫줄 제일 왼쪽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등 3명이 '어퍼머티브 액션'에 찬성했고, 나머지 6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위헌' 입장을 밝혔다. ⓒ AP= 연합뉴스
 
 
 

45년 유지된 '평등 조치' 때문에 아시아계가 역차별 당한다?

트럼프 정권을 거치면서 보수적 성향의 대법관이 절대적으로 많아진(9명 중 6명)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근 지난 45년간 유지됐던 '적극적 평등 실현 조치'(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고, 민주당 출신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50년 만에 여성의 임신중지와 관련된 판례를 뒤집었던 판결에 이어 또 한번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장성관 Route 4 Progress 활동가의 기고를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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