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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2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면서 휴전 촉구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이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 이어진다면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12일(이하 현지시각)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이스라엘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많은 지역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도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서도 "두 국가 해결책을 원하지 않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정부의 지도자"라고 규정했는데, 신문은 이에 대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것 외에는 다른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는 국가가 없다면, 세계의 유대인은 안전하지 않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에서 수천 명의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네타냐후의 전쟁 대처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전쟁 종료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가자지구 책임자로 임명하라는 미국의 몇 주간의 압력에 이스라엘이 응하지 않겠다고 한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 지도자 간 불화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신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에서 "'하마스 다음'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다"며 "우리 민간인들과 군인들의 큰 희생 이후, 테러를 위해 교육하고, 테러를 지원하고, 테러 자금을 조달하는 사람들의 가자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가자는 하마스도, 파타(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정치세력)도 아닐 것"이라고 말해 가자지구 점령 의사를 내비쳤다. 

신문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 양국 간 또 하나의 잠재적인 의견 불일치"를 보이는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11일 미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한 백린탄을 이스라엘이 레바논 지역에 활용했다며 155mm 포탄 3발이 잔해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미 정부는 이스라엘 군이 국제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백린탄의 사용은 불법은 아니지만, 고의적으로 민간인을 상대로 사용하는 것은 전쟁법에 위반일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제공할 때 합법적인 목적과 방법으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찬성 153표, 반대 10표, 기권 23표로 가결됐는데 미국은 여기에 이스라엘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결의안에는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데 대한 규탄은 포함돼 있지 않아 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반대표를 던졌으나, 휴전에 대한 전 세계적 여론을 막지는 못했다. 한국은 이번에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일본과 프랑스, 캐나다, 스페인, 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찬성을 표했다. 

국제사회의 여론뿐만 아니라 미 국내에서도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10일 미국 방송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와 함께 지난 6~8일 미국 성인 2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과 행동이 '이스라엘을 너무 많이 지원한다'고 본다는 응답이 31%, '적절하다'는 응답이 41%,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이 28%로 나타났는데, 민주당 지지자로 응답자를 한정해 보면 너무 많이 지원한다는 응답이 38%, 적절하다가 54%, 충분하지 않다가 8%로 나온다.

그런데 지난 10월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62%는 지원이 적절하다고 답했고 28%가 너무 많이 지원한다, 10%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너무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대처는 정부의 조치가 평화적 해결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스라엘에 대해 너무 많은 지지를 보이고 있다고 느끼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증가하면서 계속해서 다수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각)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회담을 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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