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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 TV 토론에서 패배한 건 ‘늦은 시각’ 때문이었다는 보좌진의 해명이 나왔다. 그러나 이 주장이 결국 바이든의 고령 논란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비판과 함께 ‘자충수’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1차 대선 토론회에서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으면서 트럼프에게 패배했다. 최대 약점인 고령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고 4년 더 국정 운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더 커졌다.

이에 바이든 보좌관들은 29일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카메라 앞에 서는 공개행사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한다”며 “그 시간대를 벗어나거나 해외 순방에서는 말실수를 저지르거나 피로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실제 바이든이 카메라 앞에 서는 공개 행사 대부분이 이 시간대에 열린다고 했다. 아침 일찍, 혹은 늦은 저녁에 대통령 공개 일정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당시 토론은 미 동부 시각으로 밤 9시에 시작돼 90분간 이어졌다.

보좌관들의 해명을 뒤집으면 바이든은 오후 4시부터는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게 된다는 뜻 아니냐는 여론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엑스(옛 트위터)에서는 “미국 정부가 오후 4시부터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멈추는가” “세계의 테러리스트는 참고하라. 오후 4시 이후에 활동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조롱이 퍼졌다.

 

공화당 성향의 미 언론들은 ‘새벽 3시에도 무슨 전화든 받겠다’고 광고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도 대비된다며 “바이든이 국정 운영 능력이 없다는 걸 자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08년 민주당 경선 단계에서 힐러리는 30초 분량의 광고에서 힐러리 후보는 새벽에도 걸려오는 전화를 다 처리할 수 있는 후보라며 반면 당시 경쟁하던 버락 오바마 후보는 그럴 수 없다고 했었다.

 

한편 바이든의 사퇴를 원하는 국민 여론은 더 거세지고 있다. CBS는 유고브와 함께 지난 28∼29일 전국 등록 유권자 113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4.2%p)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출마해야 한다(28%)는 응답을 압도했다고 30일 보도했다.

2월 같은 기관 조사 때는 출마 반대가 63%, 찬성이 37%였다.민주당 당원 중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이 54%로 ‘출마 반대’(46%)보다 많았다. 그러나 출마 찬성이 반대를 64%대 36%로 크게 압도했던 2월 조사결과보다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민주당 안팎의 거센 ‘사퇴론’에도 바이든과 부인 질 여사는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바이든의 공식 대선후보 자격은 오는 8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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