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전기(金笠傳記) 4부
김삿갓 전기(金笠傳記) 4부 31. 하늘은 높아 잡을 수 없고 (天長去無執) ‘관북천리(關北千里)’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안변(安邊) 석왕사(釋王寺)는 이태조(李太祖)의 건국설화(建國說話)가 서려 있는 명소요, 길주(吉州), 명천(明川)은 수많은 고관대작(高官大爵)들이 유배(流配)를 갔던 역사의 고장이 아니던가. 그러나 당장 시급(時急)한 문제는 우선 오늘밤 잠자리였다. 불영암(佛影庵)에 유숙할 때는 잠자리 걱정도, 끼니 걱정도 없었다. 그러나 공허(空虛)스님과 헤어진 오늘부터는 모든 것을 그날그날의 운수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날은 저문 데 깊은 산속에 오막살이 한 채가 나온다. 사립문도 없는 단칸 두옥(斗屋)이다. 다행이 혼자 사는 노파가 반갑게 맞아 주면서 화로에 불을 피워 들여오고, 저녁 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