殘忍하다는 사월에
살아있으면서도 삶에 감사한 줄 모르고 살아있으면서도 생에 고마운 줄 모르는 불타는 열정으로 사랑하는 본능마저 버린 슬프고 불쌍한 사람들이 잔인하도록 안타깝다 눈 감으면 살아있으나 죽은 자처럼 잠든 채 살고 꽃 떨어진 자리에 다른 색이 자리 잡아 내 세상이 아닌 다른 사람 세상이다 저 산 건너편에서 푸른 소나무가 허리 펴고 참나무 새 잎이 산등을 타고 줄기차게 올라오는 모습은 이미 남 관상거리가 된다 수많은 가지들 사이로 햇살에 반짝이는 잎사귀들 새로운 삶 향한 의지들이 살아있는 죽은 자의 비겁함과 무능함 때문에 피어나지도 못하고 함께 죽어버리게 된다면 죽은 자가 할 수 없는 삶에 대한 몸부림이다 이런 때 정말 은밀하게 나를 바라고 나의 품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 잠깐 나의 품에서 쉬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