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전기(金笠傳記) 6부
김삿갓 전기(金笠傳記) 6부 51. 가련의 문전에서 가련과 이별하니(可憐門前別可憐) 김삿갓이 행장을 꾸리고 뜰 아래로 내려서자 가련(可憐)은 치마귀로 입을 가리며 눈물만 글썽거릴 뿐 아무 말도 못했다. 김삿갓도 그 모양(模樣)을 보고서는 발길을 돌리기가 거북하여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 사람아! 불전(佛典)에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만나면 헤어지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데 무얼 그리 섭섭해 하는가. 자네는 시를 좋아하니 내 떠나기 전에 자네한테 옛 시 한 수 읊어 줌세." 새들은 같은 나무에서 잠을 자도 날이 밝으면 뿔뿔이 헤어지네. 인생의 만남과 헤어짐도 그와 같으니 어쩌다 눈물 흘려 옷깃 적시나. 衆鳥同枝宿 天明各自飛 人生亦如此 何必淚沾衣 가련(可憐)은 그 시를 듣자 마음이 한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