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익어가는 가을을 머금어 붉게 타는 단풍이 친근할 정도로 가장 선호(選好)하는 세상에서 제일 매혹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금수강산 삼천리 그 어디에나 아름답게 피는 단풍은 계절에 따른 날씨의 변화로 녹색이었던 식물의 잎이 빨간색, 노란색, 갈색 등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단풍은 가을이 되면 녹색 식물의 잎이 빨강, 노랑, 짙은 주홍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가을이 되면 식물의 광합성 작용은 서서히 줄어들어 다른 색소가 표면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가을이 되면 녹색이던 식물의 잎이 빨강, 노랑, 짙은 주홍색으로 변하는 것을 단풍이라고 합니다. 단풍의 색깔이 다양한 이유는 잎의 세포에 들어 있는 색소의 종류와 양, 그리고 계절과 관계가 있습니다. 식물의 엽육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수많은 엽록체가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온전한 마음에 무지개 담은 단풍은 속세의 칭찬과 갈채에는 하등 관심이 없답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화사하고 소담한 꽃송이를 피워 올리는 단풍은 그 누가 보건 말건 산과 들에 상큼한 꽃향기, 싱그러운 풀 향기를 만방에 피워 올립니다. 오감을 뛰어넘어 육감을 심히 간지럽히는, 만추의 정기와 녹수의 기운으로 온갖 정취(情趣)를 진하게 토합니다. 만추의 상징인 찬바람 속에서 어엿한 품위를 돋보이는 단풍잎이 밝은 햇살 속에서 유난히 반짝이면서 남다른 개성과 고결한 품성을 나타내 보입니다.
붉고 누렇고 푸른 잎은 다양한 색깔의 조화를 부려 남 먼저 황홀한 경지에 선착(先着)합니다. 세월의 모진 풍랑에도 아랑곳없이 소중한 낙엽을 천혜(天惠)의 땅에 덮이어 내리고 붉은 잎과 누런 잎과 푸른 잎자루를 수북수북 쌓여갑니다. 붉은색, 노란색, 푸른색 등 여러 가지 색깔로 나무 끝에 한 잎씩 피워 올리는 단풍은 견강함을 두른 이 땅 위의 바른 지조(志操)를 지켜가는 뭇 잎들의 훌륭한 본보기입니다. 단풍의 매력은 가을을 깨끗이 정화(淨化)시키는 맑은 가슴에 있다고 느낍니다.
오, 풍광을 만드는 단풍의 도고한 절개(節槪)이런가. 그야말로 단풍은 순결(純潔)하나 뜨겁고 화사(華奢)하나 신중(愼重)하며 또한 아주 해박한 지성(知性)을 갖춘 미(美)의 화신(化身)입니다. 악암(岳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