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岳岩漢字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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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좁혀 쓰는 요령으로 세련되게 글을 잘 쓰는 방법 

시나 소설을 쓰는 작가나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學者)에게만 글쓰기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일반인도 생활하면서 늘 글 쓰는 일에 부딪칩니다. 예컨대 직장에서 기획안(企劃案)이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요즘은 기계·전기·토목·건축 등의 기술자(技術者)에게도 소위 ‘기술문서 작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글쓰기가 경쟁력(競爭力)인 시대인지라 글을 잘 써야 성공합니다. 직장인(職場人)들의 글쓰기에 당장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요령(要領)에 대해 알아봅니다. 

주제(主題)를 좁혀야 쓰기 쉽습니다. 그런데 주제를 좁히지 않고는 글쓰기가 어렵습니다. 막연하게 범위를 잡아서는 쓸거리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쓴다고 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자신에게 가까운 것이나 남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으로 주제를 좁혀 쓰는 것이 요령입니다. 허황(虛荒)된 욕심으로 거창한 주제에 매달리면 글이 제대로 써지지 않습니다. 

해외 시찰(海外視察)을 다녀와 보고서를 쓰는 경우 자기 회사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사항(事項)이나 관심사를 집중적으로 쓴 뒤 나머지는 간단하게 언급(言及)하면 됩니다. 만약 시찰에서 본 것을 모두 다 쓴다면 지나치게 양이 길어집니다. 전체 내용(內容)을 줄여서 쓴다고 해도 수박 겉핥기식의 글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체를 다루면 읽는 사람에게 별반 구체적(具體的)으로 와 닿는 내용 없이 그저 그런 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말을 잘하는 것과 글을 잘 쓰는 것은 엄연한 차이(差異)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가장 잘 담아내면서 세련(洗練)된 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휘와 문구를 적절하게 활용(活用)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군더더기를 없애야 합니다. 군더더기란 없어도 되는 말을 뜻합니다. ‘~해’를 ‘~하는 과정을 통해’라고 하는 등의 군더더기는 아무 의미 없이 글을 늘어지게 함으로써 볼품없이 만들고 긴장감(緊張感)을 떨어뜨립니다. ‘~관한’, ‘~대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거슬리는 군더더기를 빼기만 해도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문장이 됩니다. 군더더기가 있느냐 없느냐는 글 쓰는 능력을 판단(判斷)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한국은 투자자보호(投資者保護)에 관한 법과 제도에 있어 중요한 취약점이 있으며, 외국인들은 우리의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 신뢰(信賴)하지 않고 있다”에서 ‘~에 관한’, ‘~에 있어,’ ‘~에 대해’는 불필요한 말이다. “한국은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과 제도에 중요한 취약점(脆弱點)이 있으며 외국인들은 우리의 거시경제정책(巨視經濟政策)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가 정상적인 표현입니다. 논리에 맞는 명료(明了)한 글을 쓰려면 불필요한 말부터 버려야 합니다. 의미 없는 말들 때문에 문장이 늘어지고 지루해집니다. 

수식어(修飾語)를 절제해야 합니다. “현재처럼 가격이 아주 불안정(不安定)한 상황에서 다른 파트너를 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기 때문에 기존업체(旣存業體)와의 제휴협상(提携協商)에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에서처럼 의미를 강조(强調)하기 위해 ‘아주’, ‘많이’, ‘여러 가지’, ‘가능한 한’ 등 수식어를 마구 덧붙이는 경향(傾向)이 있으나 수식어가 많으면 문장이 늘어지고 읽기 불편(不便)해집니다. 꼭 필요한 수식어만 남기고 나머지는 빼야 깔끔하고 부드러운 문장이 됩니다. 

수식어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산만(散漫)해져 글의 명료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말하는 것과 비슷해져 세련된 맛이 없어집니다. 개인적 가치판단(價値判斷)이나 감정이 개입된 수식어가 사용됨으로써 객관성(客觀性)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여러 개의 수식어가 한꺼번에 나열(羅列)되거나 긴 수식어가 올 경우에는 따로 떼어 내 별도의 문장으로 만드는 것이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피동형(被動形)보다 능동형(能動形)을 써야 합니다. 영어에서는 동사의 유형을 바꿈으로써 능동문과 피동문이 자유롭게 구사되고 무생물(無生物)을 주어로 쓰는 데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피동형을 쓰면 문장이 어색해질 뿐 아니라 행위의 주체가 잘 드러나지 않아 뜻이 모호(模糊)해지고 전체적으로 글의 힘이 떨어집니다. 불가피하거나 완곡(婉曲)하게 표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능동형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피동형을 쓰면 무엇보다 자신감(自信感)이 없어 보입니다. 피동형을 심하게 사용하면 조심스러운 듯하고 완곡하다 못해 도망가는 듯한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개척시장(未開拓市場)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현지진출(現地進出)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에서는 ‘검토(檢討)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피동형보다 ‘검토해야 한다’는 능동형이 힘을 더합니다. 이때 주어(主語)인 ‘현지 진출이’를 ‘현지 진출을’로 바꿔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보여지다’, ‘~되어지다’ 등 불필요하게 이중피동(二重被動)을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영어의 영향으로 능동형보다 피동형 표현(表現)을 더 자주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사의 무의미한 변형은 뜻을 왜곡(歪曲)시킬 수 있고 글의 명확성(明確性)을 떨어뜨리므로 되도록 능동형으로 표현합니다. 

상투적(常套的)인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상투적인 표현이란 판에 박은 듯한 말투나 흔해 빠진 표현을 말합니다. 옛날부터 늘 써 온 표현으로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말을 가리킵니다. 상투적인 표현(表現)을 쓰면 무엇보다 글이 늘어지고 읽는 맛이 떨어집니다. 이런 것은 늘 들어 온 말이라 마음속에 오래 남지 않을뿐더러 읽는 사람에게 감동(感動)을 주지 못합니다. 또 자신의 생각 없이 그저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늘어놓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라 할 것이다’, ‘~라 아니할 수 없다’, ‘~를 연출(演出)했다’, ‘~결과가 주목(注目)된다’ 등이 흔히 쓰이는 표현으로 신선감(新鮮感)이 떨어지며 읽는 이를 싫증나게 만듭니다. ‘~에 다름 아니다’, ‘~을 요한다’, ‘~에 가름한다’, ‘~에 값한다’, ‘~에 틀림없다’ 등은 일본식 표현일 뿐 아니라 말을 늘어뜨려 읽는 맛을 없앱니다. 특히 글의 첫머리에 자주 나오는 ‘살펴보기로 하자’, ‘알아보기로 하겠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등의 표현도 진부(陳腐)해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을 떨어뜨립니다. 

쉬운 말로 써야 합니다. 쉽고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내용을 굳이 어렵고 복잡(複雜)하게 표현함으로써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생각을 정확하고도 효율적(效率的)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해하기 쉬운 말로 써야 합니다. 전문용어(專門用語)도 가능하면 쉬운 말로 풀어쓰는 것이 좋습니다. 기획서(企劃書)ㆍ보고서(報告書)를 지나치게 어렵게 작성하면 상사(上司)를 골탕 먹이려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어려운 한자어(漢字語)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려운 한자어를 쓰면 문장이 무겁고 딱딱해집니다. 쉬운 단어로 표현이 가능한데도 굳이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해 글을 딱딱하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협상 팀은 마라톤 회의를 끝내고 나왔으나 일체의 언급을 회피(回避)하고 뿔뿔이 흩어졌다”에서 ‘일체의 언급을 회피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로 쉽게 바꾸는 것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전문용어를 써야 하는 경우(境遇)가 아니라면 구태여 어려운 한자어를 쓸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상어로도 충분히 의미를 전달(傳達)할 수 있습니다. 

핵심 내용(核心內容)을 제목에 담아야 합니다. 제목과 소제목(小題目)은 무엇보다 글의 핵심 내용을 담아야 합니다. 본문의 핵심 내용을 담아 읽는 사람이 이것만 보고도 글의 전체 내용을 짐작(斟酌)할 수 있고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신문기사(新聞記事)의 경우 제목과 부제목만 보아도 내용의 대부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획서ㆍ보고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목에 글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아 읽는 사람이 이것만 보고도 많은 정보(情報)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제목을 보고 글을 읽을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決定)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흥미를 끌 수 있는 제목이면 더욱 좋습니다. 무언가 재미있는 내용(內容)이어서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이라면 성공(成功)한 제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목에 흥미로운 사실을 내세우거나 재미있는 말 또는 표현을 동원(動員)해 읽는 사람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가능하면 한 장으로 끝내야 합니다. 기획서ㆍ제안서처럼 상대방을 설득(說得)하고 그에 대한 결정을 내리도록 만드는 글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담아 길게 쓸 필요(必要)가 없습니다. 읽는 사람의 시간을 배려해 가능하면 한 장으로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가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가장 쉬운 것부터 결정(決定)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짧게 써야 빠른 의사결정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도 한 장짜리 요약본(要約本)을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지나치게 여러 장으로 작성(作成)했을 경우 그것을 다 읽어 봐야 하므로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길면 상대를 배려(配慮)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거나 결과적으로 상대의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인정(認定)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한 페이지로 작성해 목표(目標)를 명확하게 하고 그것에 집중하게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사안(事案)은 요구가 있을 경우 따로 제출(提出)하거나 설명하면 됩니다. 

글 쓰는 법에 있어서 이것만은 고치자! 

◆ 명사의 지나친 나열: 명사(名詞)를 너무 나열하면 이해하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글의 리듬감도 뚝 떨어집니다. 작은 공간에서 많은 양의 정보를 보여 주어야 하는 제목이나 광고 계획서 따위 등의 경우 유용(有用)할 때가 있지만 일반적인 글에서는 명사를 지나치게 나열하지 말고 문장성분을 온전히 갖추어 서술성(敍述性)을 살려야 합니다. 

ㆍ수정 전 : 중장기 회사 발전 방안 마련 토론회가 열렸다. 
ㆍ수정 후 : 중장기 회사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 단어를 토막 내는 것: “투기가 근절(投機根絶)이 되지 않고 있다“에서 보듯 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두 단어인 것처럼 분리(分離)해 쓰는 일이 흔합니다. ‘근절되다’가 한 단어이므로 “투기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로 해야 정상적(正常的)입니다. 독립된 하나의 단어라는 사실을 인식(認識)하지 못하고 단어를 토막 내 두 개로 분리함으로써 공연히 글이 길어지고 읽기 불편합니다. 

ㆍ수정 전 : 사업이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 
ㆍ수정 후 : 사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주제 즉 범주(範疇)를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범주를 지킨 글과 지키지 않은 글 중 좋은 글을 잘 쓰기 위한 또 한 가지의 방법(方法)은 그 글의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일관성(一貫性) 있고 통일감(統一感) 있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한 가지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다른 주제로 넘어가게 된다면 독자는 혼란(混亂)스러워 하며 그 글에 대한 흥미(興味)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므로 글쓰기의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관성 있는 글을 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글쓰기 범위 = 범주란 어떤 대상을 묶는 상위 개념(槪念)으로 그 글의 분위기를 장악하는 형식적인 지배력(支配力)입니다. 예를 들어 바람(望)이라는 범주를 가지고 글을 쓴다면 그 글에 들어가야 할 구성요소는 희망, 절망, 욕망, 원망 등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희망, 욕망(慾望) 등에 대한 글을 일관성 있게 써 나가는 것이 바람(望)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좋은 글은 어떤 특정한 범주가 정해지면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통일감 있게 써 나가는 것입니다. 거기에 해당(該當) 범주를 좁혀가면서 쓰게 되면 독자는 그 글에 더욱 빠져 들게 되고 좋은 글과 열린 표현(表現)이라는 것을 느끼며 그 글에 몰입(沒入)하게 됩니다. 

범주를 지킨 글과 지키지 않은 글은 다음과 같이 차이가 있습니다. 

- 범주를 지킨 글 : 경계가 좁고 명확함, 주제를 잘 요약함, 구체적으로 제시 
적절한 비교, 절묘한 비유, 적극적 자기 주장, 특정 그룹 
- 범주는 지키지 않은 글: 경계가 넓고 모호함, 목적이 뚜렷하지 않음, 추상적으로 제시 
- 억지 비교, 뜬금없는 비유, 막연한 낙관론, 불특정 다수 

한마디로 주제(主題)를 좁혀 쓰는 요령으로 세련(洗練)되게 글을 잘 쓰는 방법은 결국 범주(範疇)를 지킨 글과 지키지 않은 글 중 좋은 글을 잘 쓰기 위한 또 한 가지의 방법(方法)입니다. 따라서 그 글의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일관성(一貫性) 있고 통일감(統一感) 있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글쓰기의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관성 있는 글을 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重要)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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